보아를 꽤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다. 중고등학교때...
내가 보아보다 딱 한살이 많은데, 엄청 어린애가 데뷔했다고 신기하게 생각했던 기억도 나고
일본에서 싱글 <Listen to my heart> 히트하고 한창 한류 1세대로 인기몰이 할때가
마침 mp3 플레이어가 처음 보급되고 소리바다 등등 파일쉐어가 시작될 무렵인지라
국내 미발매된 일본 싱글도 쉽게 찾아들을 수 있었다. 인터넷은 초창기였지만
자료공유는 지금보다 더 쉬웠던 시절. 귀찮아서 빛의 경로만 이용하는 요즘은
오히려 일본 싱글을 구할 수가 없드라...;
초창기 일본에서 히트한 싱글은 대부분 한국말로 재녹음해서 발매가 된 편이고
반대로 <No.1>처럼 한국어 노래도 일본말 버전이 병존하는데
언어별로 곡 퀄리티가 조금씩 다르다. 예컨대 <Listen to my heart> 같은 경우는
애초에 히트했던 일본어판 퀄리티가 훨씬 좋은 편...
뭐 이거야 취향문제도 있으니 집어치우고 노래나 골라보자믄
역사적인 데뷔곡 아이디 피스비.
보아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데뷔부터 참 이상하게 욕을 먹은 편이다.
내 생각엔 '나이' 를 너무 마케팅 포인트로 잡은 점이 오히려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참...
이 무렵에 등산을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산꼭대기 벤치에 새겨져 있던 욕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함.
뭐 김대중 김영삼 욕하는 글과 비슷한 빈도였던 것 같다. 이상하기도 하지;
개인적으로는 '추카추카추' 라는 괴랄한 가사때문에 기억에 남은 곡인데
SMP라는 게 참 아직까지도 그 괴랄함에서 벗어나질 못한 걸 보면 그 회사도 징하다 싶다.
피스비에 이어 사라, 돈스탓나우 등으로 활동했지만 반향은 미비했음.
음 개인적으로 사라는 쫌 좋아했다. 뭐랄까 지름신을 부르는 노래같은 느낌? (...)
보아 성공신화의 시발점이 된 노래 <Listen to my heart>
오리콘 1위를 차지한 정규 1집 타이틀이었으며 사실상 보아의 '최초의 한류스타' 이미지를 만든 타이틀로
이후 불후의 명곡 <No.1>을 견인한 노래였다고 할 수 있겠다
한국어 버전도 있지만 난 일본어로 먼저 들어서 일본어가 익숙함.
역시 정규 1집 수록곡. 일본에서는 <ID : Peace B>에 이은 두번째 싱글이었음.
보아 노래중에는 초창기 '소녀' 의 이미지를 간직한 밝은 노래를 퍽이나 좋아라 하는 편인데
그래서 이 노래를 꽤 좋아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건데 저 나이때만 할 수 있는 노래였음...
세번째 싱글이다. 수학여행(?) 따위를 가는 버스 안에서 들었는데 이상하게 귀에 박혀버린 노래.
진짜 아무 맥락도 없이 기억에 각인돼서 지워지질 않는다. 왜일까... (사실 별로 좋아하지도 않음...;)
다섯번째 싱글. <늘> 과 함께 보아표 발라드의 원형격이랄까...
이누야샤 엔딩곡으로 선정되면서 보아 신드롬의 시발을 알렸다.
고딩때 버릇이 남아서 그런지 아직도 공부할때 들으면 좋은 노래. 정신집중이 잘됨.
보아 하면 넘버원, 넘버원 하면 보아. 정말 이 노래는 가요사에 길이 남아야 할 명곡이라고 본다.
허나 내가 정말 사랑하는 보아 고유의 청아하고 맑은 소녀의 이미지는 이걸로 마지막이었다 ㅡ.ㅜ
아틀란티스 소녀부터는 뭐랄까 너무 자신의 이미지에 천착한 감이 없지 않아서?
그래서 나는 케이팝스타에서 보아가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것" 을 강조할 때마다 고개를 끄덕거렸다.
솔직히 보아가 지금 넘버원 같은 노래를 또 낼 순 없잖아.
보아표 발라드 2번. (사실 두 개밖에 없지 않나?) 이건 꽤 히트했던 걸로 기억한다.
에브리하트와는 달리 가사가 한글이라 공부할 때 듣기는 적절지 못하다... 암튼 좋아하는 노래.
소설 쓸때는 들을만 하다.
일본에서의 2집 발렌티. 사실 이 때부터 소녀티는 다 벗었다고 생각한다.
일본어 버전이 더 좋다. 흠 별 차이는 없는 것 같지만...
원곡이 일본어였던지라 한국말 번안가사가 너무 어색하다. 사실 이 무렵 '일본진출곡' 의 대부분이 그런데
'타이트한 그대의 틀에 맞춰진 사람이 되어도 행복한 나' 같은 건 참 애매하지 않은가?
(이 분야 甲은 SES의 '꿈에게는 꽃 꽃잎엔 바람 당신에게 사랑을' 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게 뭔소리여;)
이 노래도 진짜 좋아한다. 사실 정말 좋아했던 마지막 노래랄까...
이 무렵 내 취향이 '약간 간드러지는 여성 보컬' 이었다. 이수영, 양파같은.
뮤직비디오도 참 좋지 않은가? 흠흠...
그리고 2003년에 나온 <Shine we are!> 뭐랄까 다시금 '나는 소녀다!' 라고 선언하는 것 같지만
냉정하게 이미 늦었어... 라고 생각됨. 어쨌든 즐겨듣긴 했음.
역시 2003년에 발표된 아틀란티스 소녀.
노래가 참 좋긴 했는데 내 기준으로 <No.1>에 미치진 못하였으며...
그보다는 뮤직비디오 배경이 된 저 절벽과 초원, 심지어 정체모를 옥상마저 너무 분위기가 좋아서
여러번 봤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때는 유튜브 따위 없었던 시절이지만서두...-_-;
아, 안무도 참 좋아했다. 깜찍발랄!
하지만 스스로 '나는 소녀다!' 라고 바락바락 주장하는 소녀는 별로 설득력이 없다는 불편한 진실...
<ID : Peace B>에 대한 반향이 애매모호했던 것도 그 탓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후 보아표 발라드 <Everlasting>를 비롯해 일본에서도 많은 곡이 발표되었고
괴랄한 안무로 조롱거리; 가 되었던 <My name>을 비롯, 한국에 소개된 곡도 상당수이지만
어쨌건 스스로도 이미지 변신을 강조했고 나이로 따져도 이미 소녀라 주장하기엔 좀 무리가 있었다고 본다
(소녀시대를 생각하자면 이건 좀 어불성설인가;)
내 취향도 이 무렵에는 인디락이나 브릿팝 언저리를 기웃거리느라 보아를 챙기진 못했고...
어쨌건 대학 가면서 내 취향은 좀 많이 변한 편이다. 격변이란 말이 어울릴 만치;
변신 이후에도 걸스온탑, 허리케인 비너스, 카피앤페이스트 등등 여러 노래를 내놓았고 평가도 괜찮은 편이지만
보아가 내 눈에 다시 들어온 건 이 무대 때문이다.
아무래도 꼬꼬마들과의 무대여서 그런가... 보아가 갑자기 달리보였음;
그리고 <One Dream> 같은 노래는 뭐랄까 새시대에 보아가 나가야 할 길을 밝혀주는 노래가 아닐까 싶다.
보아 목소리가 은근 답답한 듯 하면서 청아한 구석이 있는, 좀 묘한 보이스인데
장점을 잘 살려주는 노래인 것 같아서. 뭐 이건 어디까지나 내 취향이니까...
그냥 옛날노래 듣다가 생각나서 써봤음...
집에 오래 있어서 그런가 가끔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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