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441) 썸네일형 리스트형 일상은 얼마나 연약한가 돌이켜보면 나는 고등학생 때 일상이 얼마나 쉽게 깨지는 것인지 처음 깨달았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가정불화는 나의 평안했던 일상을 송두리채 뿌리뽑아버렸고 이후 약 십 년 동안 펼쳐진 상황 악화와 여파는 정말 나의 의지나 행동과는 털끝만큼의 관계도 없었다. 나는 항상 무력했다. 뒤늦게 화를 내거나 누군가를 탓하거나 진짜 상처입은 사람을 위로하고 그가 정말로 무너지려는 순간을 어찌어찌 떠받칠 수는 있었으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었고 슬픔과 상실감을 어쩔 수도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은 적응하는 것. 이미 사라졌으며 다시 찾아올 수도 없는 것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상황에 맞는 새로운 일상과 새로운 평안함을 어떻게든 찾아 인생을 꾸역꾸역 살아보는 것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 삶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오래.. 나이듦에 관하여 이런 거창한 제목은 한 십 년쯤 더 지난 후에 써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면 고민의 지점이 바뀐다. 이건 뭐 빅데이터로 증명된 바이니까 따로 부연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20대 초반이 연애, 인간관계, 진로 같은 것이 주된 고민 키워드로 잡힌다면 30대 중후반으로 오면 부동산, 재테크, 직장생활, 결혼과 육아 등이 주된 고민 키워드로 바뀌는 식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생이 이 키워드가 바뀌는 것처럼 그다지 잘 정리되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늘 뭐 하나 해결되는 일 없이 질질 끌려가듯 임시방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고, 이대로 십수년쯤 지나고 나면 상황이 조금은 나아질까, 끙끙대다가 문득 뒤돌아 보면 그냥 그렇게 지리멸렬한 것이 나으 인생이었다... 는.. 블로그란 무엇인가 아니 뭐 김영민 교수 스타일로 글을 써보자는 건 아니고... 내 홈페이지와 방명록을 처음 만들었던 것이 아마도 중학생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충 따져 보면 1999년 정도... 그때만 해도 HTML 문서를 만들어서 (*나모웹에디터 따위로) 직접 기록을 남기는 식이었다. 처음 만든 홈페이지는 창세기전 팬페이지였고... 고등학교 올라오면서 제로보드를 이용해 방명록을 만든 뒤 DB에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고, 대충 싸이월드가 흥하기 전까지는 그 홈페이지에 이런저런 기록을 남겼던 것 같다. 허나 대학 시절 4년 동안은 싸이월드 때문에 한동안 격조했고, 대학 친구들이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한 2007년 부터는 다시 홈페이지에 이런저런 말을 남기다가, 문득 관리가 귀찮아지고 (군대에 갈 때가 되기도 했고) 해서 티.. 2019년 F/W 시즌을 맞으며 기억해 보면 나는 대략 군생활이 마무리된 2011년 무렵부터 왜 인생이 계속 이어지는지 알 수가 없어서 꾸준히 당황하는 중이다. 게임으로 치면 플레이할 메인 퀘스트 서브 퀘스트 다 끝나고 이제 엔딩이 나와야 하는 시점이라 그렇다. 이제는 그동안 쌓인 원한과 미련을 쿨하게 마무리하고 엔딩 크레딧과 엔딩 주제가를 올리며 모두에게 훈훈하게 스페셜 땡스 투를 날려야 할 때인데, 인생은 정말 지긋지긋하게도 계속되고 이따금 꿈속의 꿈에서도 상상한 적 없는 비극과 희극이 난해한 경로에서 들이닥쳐 정신을 멍하게 한다. 이를테면 이번 추석이 그랬고... 그러나 돌이켜 보면 나는 어렵고 힘든 일에서 도피해 평온한 마음을 찾아가는 데에는 도가 튼 사람이다. 존재감이 있는 듯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는 없고, 결정적인 사건을 책.. 휴가 그리고 고향 어쩌다 또 여름, 이고 짧게나마 휴가도 맞이하였다. 그리고 지금은 청주다. 지난 포스팅을 보니 3월이긴 한데 솔직히 지난 봄~올 초여름에 이르는 세월을 무슨 정신으로 살아왔는지 짧게 요약할 자신이 없다... 큰 일들만 주워담아 보자면 일단 회사를 관두기로 굳게 맘먹었다가 꽤나 쉽게 관두었고, 이른 여름 휴가 삼아 여수에 다녀왔고, 춤에 반쯤 미쳤고, 그리고 술(...)에는 완전히 미쳤고, 그 사이 책은 두 권이 더 나왔고, 공연을 했고, 하나 더 했고, 두 차례 모두 작년 첫 공연과는 달리 오? 이번엔 제법? 싶었고, 그래서 다시는 공연따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가 슬그머니 맘이 약하지고 있고... 허나 이런 흐름과는 별개로 이젠 글도 쓰고 책도 읽고 영화도 보는 예전의 삶을 회복하고 싶다는 맘도 매우 .. 이런저런 - 헐, 어쩌다 3월도 막바지로 달리고 있는 걸까... - 경제 생활을 시작한 이래 전례없이 수입이 많았던 달이라 (연말정산+상여금+연봉 인상분) 그만큼 지출도 많았더랬다. 그래봐야 대부분 빚 갚는 데에 여지없이 투입하긴 했지만. (물론 엄청난 고뇌를 거쳤다...) 원래 하려던 말은 이게 아니고, 빚갚는 것 이외에 늘어난 지출이 어디에 들어갔는지 곰곰이 따지다보니 역시 그 대부분이 옷값이라는 점이 좀 많이 의외라서. 가장 큰 원인은 신발을 세 켤레나 샀다는 점이고 (이것도 다섯 켤레쯤 사려다가 실패한 거지만...) 그 외에도 자잘하게 사 모은 의복이 제법 된다. 언제나 문제는 이렇게 옷을 사도 막상 입을 옷이 없다는 거지만. - 한가지 크게 깨달은 점은 이른바 '문화생활' 지출이 나의 한 달 지출의 2퍼.. 명절의 넷플릭스 - 생각이 많을 때 맞이한 연휴라, 정리를 시도하고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에 괜찮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정리되고 결정을 내린 게 하나도 없는 걸 보니 결국 그냥 핑계였던 게 아닌가 싶고... 장장 5일 동안 주구장창 했던 게 넷플릭스 시청 뿐이라 관련 이야기나 몇 가지.따끈따끈한 2월 신작 드라마. 누군가의 추천 없이 챙겨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는 처음인 것 같은데, 에피소드당 길이가 30분 내외이고 전체 에피소드가 8개에 불과하다는 게 가장 큰 선택 이유였다. 현대인은 시간이 없으니까... 진짜 두시간 반 짜리 영화를 어떻게 참고 보는지 몰라... 아 물론, 그것보다는 배우와 캐릭터의 매력이 더 중요하긴 했다. 주연을 맡으신 나타샤 리온은 을 본 사람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모양인데 캐.. 사람은 쇠퇴하니까 맨 처음 트위터라는 것을 접했을때 고작 '140자'라는 한계 때문에 꽤 많이 황당했던 기억이 난다. 아니 대체 140자 안에 무슨 수로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한다는 거지? 실제로 그때 나는 서울을 오가는 버스 안에서 당시 사용하던 아이폰 3gs로 블로그에 로그인해서, 그 작은 화면으로 장문의 블로깅을 하기도 했다. (지금도 아마 그때 쓴 글이 남아있거나 할 거다) 그리고 트위터는 정말 단상을 남기는 용도... 로만 사용하거나 아예 별로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 대단히 황당한 일이다. 대체 나는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았던 걸까.지난 몇 년간 나는 인간의 능력이 자기 계발을 게을리할 경우 얼마나 형편없이 쇠퇴할 수 있는지 몸소 느끼고 있다. 몸으로 하는 일들은 특히나 단 하루라도 연습.. 이전 1 2 3 4 ··· 5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