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리아의 안개 공식 시네마 트레일러가 떴길래
괜시리 유튜브를 뒤적거리다보니 걸린 영상
사실 와우는 만렙 찍은 다음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서두
막 캐릭터를 만들고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내딛을 때의 고유한 쾌감도 대단한 편이다
와우가 오픈베타를 시작한지 햇수로 8년, 정말 수도 없이 접었다 펼쳤다를 반복하면서도
내가 끝끝내 이 게임을 "그만뒀다" 고 선언하지 못하는 이유를 꽤 오래 궁금해 했는데...
오늘 이 영상을 접한 순간 뭔가 깨달음이 오는 것 같았다. 아, 정말
와우에는 설레임이 있다. 이 게임에서 단맛쓴맛 다 본 사람도 속절없이 속아넘어가는 설레임이
그게 뭐 나만 느끼는 거라면 별 수 없겠지만 딱히 그런 것도 아닌 것 같고
딱히 이 게임의 '어떤 요소' 가 그런 기분을 만들어내는지 분석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걸 할 수 있었음 진작 게임회사 들어갔게?
그러니 그저 대단하다고 말해주는 것 말고 무슨 할 일이 있겠습니까
2005년에는 우리나라 문화계에 기념비적으로 남을 사건이 두 가지 있었는데
하나는 무한도전이 첫방송을 시작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이 두 문화컨텐츠의 등장은 단어 그대로의 '혁명' 이었고
나아가 새 세대의 탄생을 의미하기도 했다
우연의 일치일런지는 몰라도
이번 MBC파업을 기점으로 무한도전도 노쇠한 흔적이 역력하고
와우 역시 이번 확장팩을 계기로 본격적인 '노후준비' 에 착수한 것 같은데
이 두가지 징후는 어떤 의미에서 내 20대의 마지막을 의미하는 것 같아서 썩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물론, 이 말은 무한도전이나 와우가 곧 망한다는 뜻은 아니다. 늙었다는 것 뿐이지...
그러니 2~30년 후 혹시라도 '나의 20대' 에 대해 상세히 알고 싶어하는 젊은 역사가가 등장한다면
나는 지체없이 디씨 무도갤과 와갤의 흥망성쇠를 되짚어보라고 할 것이다 (...)
아, 진짜 늙었나봐 뭐 이렇게 말이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