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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지산밸리 2차 라인업_면밀히 모니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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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미 결판은 난 것이나 다름없다. 혹자의 말처럼 커트를 부활시키고 너바나를 재조직해 데려오지 않는 한 펜타포트가 물먹을 것은 불보듯 뻔해 보인다. 당장 나부터가 지산으로 갈 것이 거의 확정된 상태이고. 헌데 펜타포트측에서는 새롭고 화끈한 2차 라인업을 공개하는 대신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기사는 여기) 것참. 이렇게 말 한마디 한마디에 휘둘리는 게 종국에는 얄팍한 상술에 놀아나는 것 밖에는 안돼보이지만서두, 이런 소년향 열혈 락밴드 코믹물에나 등장할 뻔뻔한 대립구조가 (예컨데, BECK) 현실에 등장하다니 참으로 골치아픈 일이다-_- 어디를 가야 하나.

일단 라인업을 제쳐두자면, 컨셉이나 입지나 교통편 혹은 전통 등등 거의 모든 면에서 나는 펜타포트가 훨씬 더 좋다. 이런 "락페" 의 모델이 된 영국이나 미국의 모모 페스티벌의 분위기가 어떤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펜타포트에는 펜타포트만의 맛이 있(었)다. 적당한 도심 외곽에서, 몸은 안따라주지만 어쨌든 열정 넘치는 관객들과, 쏟아지는 비 혹은 사정없이 질척거리는 바닥을 온몸으로 느낀 후에, 적당한 새벽이 되면 다시 문명세계로 유유히 돌아가 주는 그런 맛이랄까. 그건 적어도 출연한 뮤지션들과는 별 상관 없는 만족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국내의 숱한 "공연" 들과 펜타포트 "페스티벌" 이 다른 게 있(었)다면, 결국 이렇게 누가 무대에 올라오든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아우라가 미약하나마 풍겨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새로운 페스티벌이 열리고 거기에 더 화려한 밴드가 오는 걸 마냥 반길 수가 없는 이유가 그점 때문이다. 펜타포트같은 축제는 화려한 뮤지션이 많이 온다고 해서 결코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니까.

(내 생각엔 해마다 이어진 폭우가 오늘날의 펜타포트를 만든 것 같기는 한데... 솔직히 날씨가 그 지경이 아니었다면 공연장 분위기가 그 지경까지 갈 일은 없었을테니까.;; 관객들도 이왕 더러워진 몸 마음껏 굴려보자는 마인드로 놀 수 있었을테고... 비로 한 번 망했다가 비로 승승장구하던 축제라고나 할까.;)

지금까지의 지산은 라인업은 멋진데, 이대로는 그냥 멋진 락밴드 공연에 불과할 것 같다. 그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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