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할아버지를 믿지 않게 된 어느 겨울 밤 이래로 세상에 신화적인 기적같은 건 없다는 걸 알았다.
그 누군의 죽음 뒤에 세상이 뒤집힐 듯이 요동치다가 거짓말처럼 잠잠해진 뒤로 인위적인 기적도 없다는 걸 알았다.
개인적인 바람은 바람으로 고이 접어두어 소설꺼리로 쓸 망정
적어도 현실에서는 객관적으로 일어날 수 있을 만한 일만 계산하려고, 노력한다.
일어날 수 있는 일과 일어났음 싶은 일의 괴리 만큼의 좌절 혹은 슬픔을 항상 각오하고 있다가도
이미 일어난 일과 일어났음 싶은 일의 격차 앞에 서게 되면 견딜 수가 없어진다.
그러므로 나에게 조울증이란 전자와 후자 사이의 끝없는 진자운동일 뿐이다-
견딜 수 있는 허무함인가 견딜 수 없는 허무함인가,
상상했던 슬픔인가 상상도 못했던 슬픔인가, 하는 것
이것을 간단히 도식화하자면
현실<가능성<소망
편의상 현실=R, 가능성=P, 소망=W라 하면
나는 P와 W의 격차 정도에서 견뎌보려 하는데 정작 닥쳐오는 건 R과 W의 격차라는 것이고,
그래서 되도록 R=P 의 균형을 맞춰보려 하는 움직임이 포기 혹은 무기력이란 모습으로 나타난다, 라는 것
물론 보다 역동적인 사람의 움직임은 되도록 R을 증가시켜 P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 되겠고
기어코 R이 W에 일치되는 상황을 일컬어 보통 기적이라는 표현을 쓴다. 물론, 매우 소박한 의미에서.
어쨌거나 세상에는 기적이 없고 나는 역동적이지도 못하다.
아 하고 싶은 말이 뭐냐 하면
싫은 사람을 맘대로 욕하면 안된다는 상황이 정말 너무 싫다는 거
허 참 우울타
살다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