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스물 여섯 올해의 마지막 월급을 받고 나니 비로소 연말, 이라는 것이 실감났더랬다. 다음달 월급을 받을 때 쯤이면 나는 돌이킬 수 없이 명백한 방법으로 스물 여섯이 되어 있을 것이다. 뭔가 말도 안된다는 느낌이다. 어쩌면 나는 대학에 입학했던 2004년을 기점으로 시간이 아닌 세월을 세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인 즉슨 내 나이 스무살 때 (...이런 표현이라니) 내 주변을 꽉 메웠던 어지럽고 황홀하며 수상한 질서와 풍경들을 나는 아직까지도 손에 닿을 듯한 과거로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6년이나 지난 일이란다. 이것은 곧 스무살부터 지금까지 내가 주워섬겨왔던 세월들을 한번만 더 보내고 나면, 나는 서른 살이 된다는 뜻이다. 서른. 이런 식으로, 이십대의 절반을 불살라버리고 나서야 나는 그 종점에 위치한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