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빼빼로 하루에 두 세통씩 빼빼로를 먹었던 시절이 있다. 아마도 3~4년 전일 것이다. 밀물처럼 몰려왔던 막역한 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 나는 학교 앞 황량한 시장판 가짜 반지하 자취방에 홀로 떨어져 자취를 시작했다. 외롭지 않으려 시작한 자취생활이 정작 더 심각한 외로움을 초래했다는 건 암만 생각해도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수업은 매일 아침 열시 반에 시작했고, 나는 종종 신새벽까지 마우스 휠을 굴리다 아홉시 반이나 열시 쯤 잠자리에서 부스스 일어나 학교로 향했다. 꼬박꼬박 아침을 거른 지 일 년 가까이 되었지만 나는 도무지 아침마다 속이 쓰려서, 학교로 향하는 골목길의 첫 번째 슈퍼에 들러 걸어가는 와중에 속을 채울 과자와 목을 달랠 딸기우유, 혹은 초코우유 한 팩을 사곤 했다. 육백오십원짜리 빼빼로 한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