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야 (1) 썸네일형 리스트형 클리셰 남편에게는 새 여자가 생겼다. 아내는 그걸 모른다. 아내는 간만에 돌아오는 결혼기념일을 맞아 깜짝파티를 준비한다. 케이크와 와인을 준비하고 리본과 풍선들로 집을 화사하게 장식한 아내는 식탁 위에 촛불을 밝히고 불을 끈 채 새로 산 옷으로 갈아입고 남편이 퇴근하길 기다린다. 하지만 올 시간이 지나도 남편은 오지 않는다. 녹아내린 촛농이 식탁 위에 끈적하게 쌓인다. 물론, 촛불이 아무리 타들어가도 남편은 오지 않는다. 남편은 새 여자를 만나러 갔으니까. 기다리다 지친 아내는 전화를 건다. "왜 이렇게 안 와?" 남편은 한손으로 운전하며 건성으로 대답한다. "어, 오늘 야근이야. 먼저 자."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는다. 아내는 울거나 하진 않는다. 화려한 만큼이나 쓸쓸한 집 안에 울지 않는 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