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주저리 - 굳이 깊은 곳을 내려다보며 우울해지지 않아도 서로서로 적당한 위치에서 균형만 잘 잡아주면 유쾌하고 멋지게 합의할 수 있는 감정의 지점이 있다. 이런 합의를 공치사 이상의 것으로 믿느냐 마느냐, 하는 건 결국 내게 달려 있는 문제겠지만, 언제부턴가 소소한 확신같은 건 생겼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걸 지금 저 사람도 생각하고 있는 건 틀림없다, 는 것. 내가 가지고 있는 인간관계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의 근원은 고작 이 믿음이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한 공간을 같이 나누는 것만으로 위로받은 느낌을 받고 있을 때면 조금씩 기대는 하고 싶어진다. 언젠가는 나도 한 사람쯤은, 누군가- 가 내 "친한 친구다"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지, 라고. 솔직히 아직은 자신이 없다. 나는..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