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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부끄러움

때로

글을 쓴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만드는 글들이 있다. 자주는 아니지만 잊을만 하면 한번쯤 만나게 된다. 이런 글들을 읽게 될 때면 나는 그 글을 써 내려간 사람의 머릿속에 담긴 세상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얼마나 많은 감정과 사실들을 빈틈없이 담고 있어야 심지어 사람을 부끄럽게 만드는 위안을 이야기로서 완성할 수 있는 걸까. 나는 위안을 받지만 내 위안에 또 위안을 받는다는 작가의 말을 읽으며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글을 읽었으니, 그저 내 부끄러움을 담보로 어떤 진실에 한 발자국 다가섰음을 면목없이 감사해할 뿐이다. 그 편이, 부족한 재주를 자책하며 그동안 써 둔 글들을 불사르거나 휴지통에 던져버리고 절필을 선언하는 것 보다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세상에는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만드는 노래도,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만드는 그림도, 영화를 찍는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만드는 영화도, 심지어 산다는 걸 부끄럽게 만드는 삶까지도 존재하니까.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잊을만 하면 늘상 닥치게 되는 부끄러움들에 으례 그렇듯 정직하고 소심하게 맞서다가는 정말 한방에 훅 가는 수가 있다... 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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