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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세상들

조금 전에는 담배를 태우러 숙소 바깥으로 나갔는데
박쥐 한마리가 가로등 밑을 저공비행해서 달려왔다
음, 흔히 말하는 그 박쥐 맞다. 배트맨~ 할때 그 박쥐...

얼마 전에는 한톤 반짜리 트럭을 타고 레인지로 들어갔는데
코앞 수풀에서 산돼지가 튀어나와서 반대편으로 휙 달려갔다.
그것도 흔히 말하는 그 산돼지 맞다. 맷돼지라고도 하는 그거...

부대로 오는 길목에서는 겅중겅중 뛰어나오는 고라니를 종종 만날 수 있다.
불빛을 보면 달려드는 습성 때문에 적잖은 운전자가 치어 봤다는데
그 느낌이 꼭 사람을 치는 것만 같아서 기분이 퍽이나 나쁘다더라.

출근하기 전 숙소 뒤쪽에서 담배를 피다보면 다람쥐가 나타날 때가 있다
동물이란 것들이 흔히 그렇듯 내가 쳐다보면 한참동안 같이 바라보고 있다
무슨 생각으로 저기 저러고 섰을까, 궁리해 보면 그냥 적당히 재밌다



그냥 그렇다는

오리온이 북쪽하늘에 걸리면 슬슬 겨울이 다가오는 거라고,
올겨울에 제대하는 관계로 바로 그 북쪽하늘 오리온만 목놓아 기다리던 모 병장이 말해줬다
고등학교때, 밤늦게 집으로 돌아올때면 늘 아파트 뒤쪽에 떠 있던 오리온을 생각했다.
우리 동네도 나름 도시인지라 맑은 겨울하늘이 아니면 별이 제대로 보이질 않았더랬다

유난히 간절히 쫓는 것이 없다보니 멈춰선 주위의 풍경들이 속속들이 새롭다
느리게 느리게 걷자는 게 그래서 나오는 말인 것도 같다.

안단테, 안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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