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에는 한번에 푹 빠져버리는, 상당히 흔한 성격이다.
허나 그런 성격으로 반의 반세기를 살아왔지만 여지껏 이뤄놓은 건 없다. 이건 진짜 연구대상이다. 도대체 문제가 뭘까? 내가 잘 빠져드는 관심사를 나열하자면, 음악, 영화, 사진, 글쓰기, 책읽기, 여행, 웹디자인, 게임, 커뮤니티 활동, 각종 사회적 이슈 등등.
허나 음악을 좋아한다고 해서 악기를 특별히 잘 다룰 줄 알거나 남들이 안듣는 음악들에 열광하는 수준도 못되고, 영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흔히 보기 힘든 영화들을 찾아보고 시네마테크나 모모하우스 따위에 찾아가서 시간을 죽이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지도 못하고, 사진을 좋아한다고 해서 DSLR이나 하다못해 하이엔드 디카라도 들고 시시때때로 출사를 나가서 이런저런 풍경을 찍는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며,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이것이 나의 작품이다" 라고 내세울 만한 물건이나 소품집이 있는 것도 아닌데다가, 책읽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남들보다 월등히 많은 독서량을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여행을 좋아한다지만 아무데로나 훌쩍 혼자 떠나서 풍광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도 아니고, 웹디자인을 좋아한다고 해서 오픈소스를 개작하고 스킨을 마음대로 매만질 실력이 되지도 못하며, 게임을 좋아한다곤 하지만 만렙이 몇 개씩 있고 레이드를 쫓아다니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이나 하다못해 오픈베타하는 게임마다 메뚜기처럼 옮겨다니며 이러쿵저러쿵 흰소리를 늘어놓는 게이머들, 혹은 콘솔이나 패키지게임을 꼭꼭 골라서 숨은 명작을 추천하는 수준도 아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은 오~~래전에 제법 활발히 했다지만 이제와서 특별한 인맥이 남아있는 것도 아니고, 각종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있다지만 "준" 논객 수준이라도 될 만큼 이런저런 자료를 들춰보고 그래도 읽을만한 분석을 내놓는 사람도 아니다. 이건 뭐 죄다 발목, 좀 후하게 쳐 줄 수 있는 분야에서는 무릎 정도까지만 적셔봤다가 미적지근하게 물가로 기어나오는 소심한 관광객 혹은 잉여인간에 불과하다.
적어도 난 나를 버려가면서 뭔가에 열광할 정도로 열정적인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 부분이 문제다. 들어갔다가 파닥파닥 기어 돌아나오는 "나" 라는 종착점이 정작 텅텅 비어있다는 사실이 날 점점 더 가난한 인간으로 만들고 있다. 컨텐츠가 없다. 이건 단순히 누군가와의 만남에서 불거지는 문제가 아니라 나 홀로 시간을 지샐 때에도 피할 수 없는 문제점이 되어가고 있다.
끈기가 없는 건가, 함께할 이가 없어서 쉬이 지치는 걸까, 겁이 많은 걸까. 정말, 심심하고 한심한 밤.
허나 그런 성격으로 반의 반세기를 살아왔지만 여지껏 이뤄놓은 건 없다. 이건 진짜 연구대상이다. 도대체 문제가 뭘까? 내가 잘 빠져드는 관심사를 나열하자면, 음악, 영화, 사진, 글쓰기, 책읽기, 여행, 웹디자인, 게임, 커뮤니티 활동, 각종 사회적 이슈 등등.
허나 음악을 좋아한다고 해서 악기를 특별히 잘 다룰 줄 알거나 남들이 안듣는 음악들에 열광하는 수준도 못되고, 영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흔히 보기 힘든 영화들을 찾아보고 시네마테크나 모모하우스 따위에 찾아가서 시간을 죽이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지도 못하고, 사진을 좋아한다고 해서 DSLR이나 하다못해 하이엔드 디카라도 들고 시시때때로 출사를 나가서 이런저런 풍경을 찍는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며,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이것이 나의 작품이다" 라고 내세울 만한 물건이나 소품집이 있는 것도 아닌데다가, 책읽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남들보다 월등히 많은 독서량을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여행을 좋아한다지만 아무데로나 훌쩍 혼자 떠나서 풍광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도 아니고, 웹디자인을 좋아한다고 해서 오픈소스를 개작하고 스킨을 마음대로 매만질 실력이 되지도 못하며, 게임을 좋아한다곤 하지만 만렙이 몇 개씩 있고 레이드를 쫓아다니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이나 하다못해 오픈베타하는 게임마다 메뚜기처럼 옮겨다니며 이러쿵저러쿵 흰소리를 늘어놓는 게이머들, 혹은 콘솔이나 패키지게임을 꼭꼭 골라서 숨은 명작을 추천하는 수준도 아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은 오~~래전에 제법 활발히 했다지만 이제와서 특별한 인맥이 남아있는 것도 아니고, 각종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있다지만 "준" 논객 수준이라도 될 만큼 이런저런 자료를 들춰보고 그래도 읽을만한 분석을 내놓는 사람도 아니다. 이건 뭐 죄다 발목, 좀 후하게 쳐 줄 수 있는 분야에서는 무릎 정도까지만 적셔봤다가 미적지근하게 물가로 기어나오는 소심한 관광객 혹은 잉여인간에 불과하다.
적어도 난 나를 버려가면서 뭔가에 열광할 정도로 열정적인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 부분이 문제다. 들어갔다가 파닥파닥 기어 돌아나오는 "나" 라는 종착점이 정작 텅텅 비어있다는 사실이 날 점점 더 가난한 인간으로 만들고 있다. 컨텐츠가 없다. 이건 단순히 누군가와의 만남에서 불거지는 문제가 아니라 나 홀로 시간을 지샐 때에도 피할 수 없는 문제점이 되어가고 있다.
끈기가 없는 건가, 함께할 이가 없어서 쉬이 지치는 걸까, 겁이 많은 걸까. 정말, 심심하고 한심한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