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를 쓴 작가가 워낙 사이코틱한 작품 - 파리의 연인 - 으로 유명하긴 하지만서두
한회가 멀다하고 "인어공주" 를 운운하는 현빈-김주원의 캐릭터가 워낙 독특해서
(그것이 복선인지 아닌지 여부는 좀 접어두고)
애초에는 신체 체인지라는 자극적인 판타지 소재 때문에 보기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서서히 주목하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사랑이 한순간에 지나가는 감정이란 걸 모르는 사람이 없고
한번 가고 나면 언젠가 또 자연스레 찾아오는 감정이란 걸 모르는 사람이 없으면서도
어쨌거나 이런 건 보다 큰 차원, 이를테면 "삶의 지혜" 류의 원숙한 지식에 가깝지
긴 호흡의 내러티브를 갖춘 드라마에서 쉴새없이 그걸 들춰내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 (노래가사에서나 나오지)
현빈-김주원은 그걸 계속 떠벌린단 말이지. 그것도 지가 좋아하는 하지원-길라임 앞에서;;
물론 이 드라마가 기본적으로 발랄한 대중 로맨스의 색채를 띄고 있으니만큼
김주원의 이런 태도가 극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결국엔 정석적인 결말이 되겠지만서두
요즈음의 내 심정으로는 그런 식의 결말은 별로 환영하고 싶지가 않은 게 사실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식어버렸을 때의 이상한 상실감은
기실 그 마음이 보다 직접적으로 폭발했을 때의 괴로움보다 강도는 약할지언정
훨씬 넓은 범위, 어쩌면 앞으로 남은 세월 전부를 잡아먹어버리니까
난 이런 괴로움을 얼렁뚱땅 접어둔 채 뻔한 순간의 거짓말에 믿음을 주는 식의 낙관이 정말 싫다
말하자면 세련되지 못한 거지 그건
아 그나저나 이 양반 대사 쓰는 재주는 정말 경탄할 만하다.
오늘 주원 어머니의 대사 "넌 상도덕도 없니?" 는 정말 빵터졌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