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에 다짐했듯, 점차적인 절연의 마지막 단계로 드디어 6월은 완전금연을 실시하는 달이다.
하지만 한달마다 3대씩 줄여 나간다는 점차적 절연안이 잔인한 4월을 맞아 무너진 이래 (...)
이왕 이렇게 된 거 마음 독하게 먹고 한번에 끊어버리기로 작정. 어제부터 참는 중이다.
금연에 대해 내가 가장 크게 오해했던 점은, 흡연욕구가 완전히 비이성적인 형태로 피어오를 것이란 추측이었다.
하지만, 천만에. 지금 그것은 내가 이제껏가졌던 어떤 문제의식보다도 합리적이며 질서정연하게 질문을 생산해 내고 있다.
예컨대 이런것들 : 금연이란 무엇인가? 금연을 왜 하는가? 금연을 통해 나는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건강? 건강은 구체적으로 어떤 이득을 제공하는가? 나의 금연이 나의 건강증진으로 이어진다는 합리적 증거가 있는가? 그것이 만약 금전을 비롯한 기타 수치로 표기할 수 없는 것이라면, 흡연을 통해 얻게되는 유무형의 심리적 보상보다 낫다고 할 수 있는가? 금연한 상태란 어떤 것을 이야기하는가? 만일 내가 하루, 혹은 일주일에 한대만 담배를 피고자 한다면 그것은 일종의 금연인가? 담배로부터의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 그것에 중독되지도, 그것을 일부러 피하지도 않은 채 자연스럽게 접하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자유가 아닌가? 솔직히 담배피는 사람이 더 섹시해 보이지 않는가? 정말, 정말 평생토록 단 한 대도 안 필 것인가? 어제 아침에 피웠던 그것이 내 인생의 마지막 담배인 것인가? 그걸 견딜 수 있겠는가? 그걸 어떻게 자신할 수 있는가?...
...이른바 '자신과의 싸움' 이란 내 안의 똑똑한 녀석을 우격다짐으로 어딘가에 끌고가서 가둬버리고
굶어 죽거나 제풀에 지칠 때까지 기다리는 일인 것 같다.
고로 지금의 나는 매우 비이성적이고 야만적인 일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아서 몹시 우울하다.
대체 왜 이런걸 한다고 한 걸까?...
(아무튼 블로그에 쓰는 이유는 대체적으로 "금연선언" 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당)
(굳이 하루의 텀을 둔 것은 그새 맘을 고쳐먹을까 생각을 해봤기 때문...
이왕 언제나 "제대하고 끊는다" 고 했으니까 이번 달 말에 시작해도 괜찮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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