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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1 유럽

유럽여행기, 스물 한번째 : 로마 - 콜롯세움과 포로 로마노, 카라칼라 욕장과 진실의 입...


정말 쩌리 일정만 남았다. 흠흠...

사실 콜롯세움이랑 포로 로마노는 다 본 셈치고 안 갈수도 있었는데,
전날 밤 방에서 만난 분 (사우디에서 오셨다는...) 이 간다길래 같이 가자고 했다.
결과적으로는... 여행 통틀어 참 많은 동행을 만났지만 이 분만큼 안 맞는 분도 드물었다
물론 로마 좀 봤답시고 마치 가이드처럼 아는 척을 흩뿌리고 다닌 나도 이상해보였겠지만 -.-
본래 몸에 배인 허세가 이 무렵에는 극에 달했던 것 같다. 지가 뭘 안다구...


포로 로마노보다 먼저 들른 곳은 근처 산 피에트로 인 빈콜리 성당에 있는 율리우스 2세의 영묘.


미켈란젤로가 만든 거다. 원래는 시스티나 예배당 작업보다 먼저 의뢰받은 건데...
결국 노년이 되어서야 예정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완성했음.
제일 가운데 조각이 미켈란젤로 3대 조각 중 마지막이고, 모세상이다.
미켈란젤로가 만든 다음에 스스로 감탄한 나머지 나무망치로 때리면서 일어나라! 고 명령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참고로 이 영묘의 주인은 시스티나 예배당 작업으로 미켈란젤로를 그렇게 들볶았던 교황 율리우스 2세.


성당에 보존된 쇠사슬. 나름 성물인데, 뭔지는 잘 모르겠더라.


포로 로마노에 입장했다.
아침 일찍 가서 그랬는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줄을 안섰으니깐...


사실 어떤 전문지식도 없이 둘러보는 포로 로마노는 그냥 그렇고 그런 폐허일 뿐인지라...
될 수 있으면 지도라도 들여다보면서 다니는 편이 좋다. 아님 그냥 패스하던지...
난 지도라도 볼 생각이었는데 같이 온 분이 너무나도 "사진만 찍고 다음장소로" 주의자인지라;
정신없이 끌려다니다보니 뭘 봤는지도 잘 모르겠다ㅡㅡ;


관광객도 없고... 날씨는 좋고...
이 날은 참 로마 치고는 사람을 많이 안 만난 날이었음.


티투스 개선문.


아직도 발굴작업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참 뭔가 쇼 같기도 하지만 진짜란다. 나중에 만난 사람이 말하길 좀 구경시켜달랬더니 해주더라고...
물론 그 사람은 고고미술학 전공자였다. 음음


원형경기장. 근처에 네로의 황금궁전 터가 있어서 오긴 왔는데
뭐 생각 외로 별 건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다시 티투스 개선문.


인증 ㅅㅅ


콜롯세움에 입장했다. 콜롯세움은 포로 로마노랑 같은 티켓을 쓰는데
이 날도 콜롯세움에서 티켓 사는 줄은 끝도 없이 늘어져 있었다.
정말 절대적인 팁이다. 콜롯세움 입장 티켓은 반드시 포로 로마노에서 사야 한다.

(티켓 산다고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비웃으며 입장하는데
산토리니에 함께 가기로 한 그 분이 떡하니 줄을 서 있더라;;
관광다니다 보면 유럽이 참 좁다. 어차피 다들 비슷한 데만 가다보니...)


콜롯세움은 총 3층으로 되어 있는데, 생각보다 관람동선은 체계적인 편이다.


본래 저렇게 나무판자를 깔아놓고 그 위에서 경기를 진행했다 한다. 흠흠...


핀트나간 인증샷. 악 배나온거 어쩔...


콜롯세움에서는 참 지겹도록 원초적인 질문밖엔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 시절에 이걸 어떻게 지었을까?"
근데 사실 난 오늘날에 짓는다손 치더라도 어떻게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공대생들은 좀 위대한 거 같다 (...진심임)


콜롯세움에서 내려다본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포로 로마노 방면.


다음 목적지는 로마 외곽에 있는 라테란 성당... 바티칸 이전에 교황이 머무르던 곳이라는데
그건 그렇다 치고, 나는 이곳에 있다는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오벨리스크를 보고 싶었음...;


짜자잔.
참고로 이곳은 바티칸이 직접! 관리하는 성당이다. 나름 이름있는 곳인데
사람은 많이 찾는 편이 아니다.


오벨리스크... 뭐 그냥 그렇구먼


카톨릭 신자들에겐 각별한 의미가 있는 성당인듯 했다.


기둥을 장식한 성상들이 꽤나 화려한 편이었는데


바르톨로메우 성인. 자기 가죽을 들고 있고...


마태복음을 쓴 마태...


사도 바울. 칼과 책을 들고 있다.
성인들 감별법... 나름 재밌는 편이다.


동행과는 점심먹고 헤어졌다. 사실 그 분이 기다리던 사람이 있기도 했고...
나는 찬찬히 걸어서 좀 멀리 있는 아피아 가도나 가볼까 싶어서 한적한 길을 따라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배가 아파오면서... 이 여행 통틀어서 가장 강력한 재앙이 닥쳐오고 말았다
그나마 로마에선 화장실 때문에 골탕먹은 일이 드문 편인데 점심 먹은게 잘못됐던 모양.;

당시 내가 있던 곳이 콜롯세움 남동쪽 큰길이었는데 이쪽 분위기는 마치... 고속도로변과도 흡사하다.
화장실이 있을만한 건물따위 보이지 않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진짜 이대로라면
길거리에 싸버려야 (...)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정말루. 사람이 급하니까 그런 거 다 합리화시키게 되더라
어차피 길거리 지저분하니까 괜찮을거야. 거기다 여기는 사람도 많지 않고 난 외국인인데 뭐!...

...다행히 근방에 카라칼라 욕장이 있었다.
거리가 제법 되는데 이성을 잃고 굴복하기 전에 빛의 속도로 달려갔다.
표를 끊으면서 화장실이 어디 있냐고 물었더니 좀 이상하게 쳐다보더라. 그렇게 급해보이진 않았을텐데...


카라칼라 욕장은 마치 폐허로 장식한 거대한 공원같은 곳이다.


목욕탕 타일 흔적.


이 무지막지한 규모를 보시라. 난 솔직히 콜롯세움보다 여기서 더 감동받았다.
원래는 천장도 있었고 수로시설도 있었다는 거니까...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어마어마하다.


벽 타일도...


타일 보존을 위해 이런 식으로 관람을 하게 하드라.

 

정말 좋았던 건, 여기엔 사람이 정말 없고 조용하다!
화려했던 고대 제국의 모습을 그리며 낮잠을 즐기거나 화장실을 사용하기엔 제격인 공간... (...)
아 젠장. 여하튼 속은 지속적으로 좋지 않았고, 아피아 가도로 갔다간
몇시간씩 인적없는 길을 걸어야 한다는데... 정말 길거리에 싸버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결국 포기하고 번화가로 선회.


진실의 입으로 가는 길에 있는 전차경기장 터.
이게 제대로 남아 있었으면 콜롯세움은 명함도 못내밀었을 것 같다.
정녕 중세시대에 로마는 무슨 일을 겪었단 말인가...


셀프-인증샷. 카톡 사진을 이걸로 바꿔볼까...


그리고 도착한 진실의 입...
사람들은 줄을 서서 저 입에 손을 넣어보고 있었다 (...)
심지어 제일 앞에는 순서 관리하는 사람까지.


도대체 이게 뭐라고;; 이번 여행에서 가장 황당했던 순간.


진실의 입 정면에 있는 유적은... 풍요의 여신 베스타의 신전이었나? 기억이 잘.;
걸어서 캄피돌리오 언덕으로 돌아갔다. 캄피돌리니 박물관에 갈 예정이었음.


캄피돌리니 박물관에서 바라본 포로 로마노.


강의 신...


캄피돌리니 박물관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이라고는 하는데
뭔가 이거다! 싶은 킬러타이틀 (;) 이 없고
구조는 또 말도 안되게 복잡해서 관람이 편안한 편은 아니다.
더구나 기분나쁜 복통과 설사와 더위에 지친 나는 뭔가 제대로 보고픈 심정이 아니었음.


그나마 이 늑대젖을 빠는 로물루스-레무스 상이 유명하고... 이외에는 캄피돌리오 언덕 한가운데 있는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청동기마상 원본이 킬러타이틀인 것 같았는데, 거기선 촬영 금지였다. 흠.
그래도 한 장 찍으려고 감시원 눈치를 살피며 앉아있다가 그만 잠들어 버렸심-_-;;


빠져 나오면서...
참고로 캄피돌리니 박물관은 이번 여행에서 들렀던 모든 관광지 가운데 가장 건성으로 관람한 곳이다;

워낙 피곤했던 탓에 숙소로 가서 그냥 쉬려고 했는데
계산해 보니 나름 로마에서의 마지막 밤이었음.
어제 했던 야경투어의 부족한 점을 홀로 떼우고자... 저녁먹고 홀로 거리로 나섰다.


콜롯세움 - 포로 로마노 - 베네치아 광장까지 보고 올 예정이었다.


필살의 달력사진들!


그 많던 사람이 없어지니 기분이 좋았다. 로마의 밤은 여타 도시와 비교해 볼때 의외로 사람이 없는 편이다.
치안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있어서 그런지 골목에도 사람이 적은 편이고... (그래서 더 무섭다)
콜롯세움에서는 정말 센치해져서 찍은 동영상도 있는데... 그건 공개불가. 부끄부끄...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셔터스피드 1차 보정; 별 차이 없나...


다음은 포로 로마노다.


약간 귀신 나올 것 같은 분위기.


이 두 사진은 찍어놓고 너무 좋아했는데. 나 조금은 폐허체질인것 같다;


근데 이 건물의 정체는 정말 마지막날까지 모르겠더라.


밤에 들른 캄피돌리오 광장.


그리고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기념관...

 

혼자 간 것치고 이 정도면 많이 간 편이다;


마지막은 시저 동상.


로마도 이걸로 거의 끝. 하루가 남긴 했는데 그건 일정이 꼬여서 별로 한 것도 없고...
아아악! 빨리 그리스편 넘어가고 싶어! 그보단 이거 빨리 끝내야 되는데!

...꼐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