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포스터가 제법 이쁘다...?
그저 의욕을 잃은 인간에겐 영화가 최고다. 그냥 앉아있으면 눈에 들어오니까...
요즘 드는 생각인데 예술에는 만드는 사람들의 품이 고되면 고될수록
향유하는 사람들이 좀 덜 귀찮아지는 법칙같은 게 있는 건 아닐까 싶다. 이른바 귀찮음 총량 불변의 법칙?
글쓰는 게 가장 날로먹는 거니까 책 읽는 게 그렇게 귀찮은 거라는 말을 하고 싶었음.
2005년이던가? 여하튼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심야상영을 실시했던 그 해 이후로
피판에도 거의 매년 들렀던 것 같다. 역시 그 심야관람의 충격이 강렬했던 셈이다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리즈 중에서 사람이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리는 뭐 그런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걸 본 게 해뜨기 직전이었으니 새벽 세네시쯤 됐던 모양이다. 아흐 난 그게 왜 그리 싫었는지
끔찍한 걸 뭐 딱히 못 보는 성격도 아닌데 딱 그 시각에 그 이미지가 정말 몸서리쳐지게
극장에서 뛰쳐나가고 싶을 정도로 싫었다. 다행히 영화가 그렇게 노골적이진 않았지만...
에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있는데 여하튼 작년 제천영화제 경험에 따르자면
이제 심야상영을 견뎌낼 만큼 몸이 탄탄하지도 못하고... (사실 그 때도 딱히 버티진 못했던 것 같지만;)
사실 그렇게 밤을 지새며 본 영화가 엄청 재밌었던 경험도 없고 해서
이번에는 그냥 정상적인 시간표에 따라 영화를 골라 보기로 했다 흠흠
뭐 이건 심야상영이 예전만큼 유니크하지 않은 이유도 있다. 역시 마스터즈 오브 호러만큼의 충격이...
금요일 및 월요일에는 수영강습 (요즘 내 일상의 낙이다!) 을 가야 하므로 할당된 시간은 토, 일
뭐 평일에 가는 편이 경쟁률은 덜할 것 같지만 최대한 경제적으로 훑어보기로 했음
고른 영화는
1) 영건 탐정사무소 (토요일 11시)
- 악의 조직이 타임머신을 훔칠 음모를 꾸미고, 탐정 영건은 타임머신을 둘러싼 한바탕 싸움에 휘말린다. <이웃집 좀비>, <에일리언 비키니> 등 PiFan의 악동 오영두 감독이 다시 한 번 장기를 발휘했다. 액션과 SF를 절묘하게 버무린 개성 넘치는 신작!
- 시간표에 맞추다가... 이웃집 좀비 감독이라길래 믿고 골랐음. 내용은 정말 알 수가 없다. 시작이 좋아야 하는데...
2) 라 원 (토요일 2시)
- 아들과의 관계가 원만치 않은 셰카르는 게임 ‘라 원’을 개발한다. 게임은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게 되고 아들 역시 게임을 좋아하면서 셰카르는 행복을 느낀다. 게임 출시일, 게임 속 악당 캐릭터 ‘라 원’이 오류로 인해 게임 밖으로 나오게 되면서 대혼란은 시작된다. 발리우드의 제왕, 샤룩 칸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보자!
- 인도영화는 암만 이상해도 중간은 간다. 사실 이상할 수록 좋기도 하다. 게다가 홈페이지 코멘트를 보니 실제로 기대작인것 같기도 하고?
3) 좀바딩 1탄 : 레밍턴의 저주 (토요일 8시)
- 예쁜 여자친구와의 행복한 일상을 꿈꾸는 평범한 청년 레밍턴. 그러나 갑자기 마법의 주문에 걸린 듯, 자신이 어여쁜 여자처럼 행동하기 시작한다! 그는 이제 마법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을에 퍼지고 있는 살인, 저주, 게이 좀비의 미스테리를 풀어야만 한다.
- 요것도 은근 평이 좋아서 골라봤음. 뭔가 살인 저주 좀비 (게이좀비는 뭐야?;) 종합선물세트인데 코미디라면 이야기가 산으로 갈 게 뻔하고 그게 딱 내 스타일이라서...
4) 숫호구 (일요일 11시)
- 원준은 서른 살의 백수이자 숫총각이다. 직장 생활, 결혼, 연애 등 모든 것이 어려운 호구남 원준. 어느 날 갑자기 정체불명의 생명공학 박사가 그에게 생체실험 대상이 되기를 제안한다. 웃다가도 눈물이 나는 숫호구남 원준의 성장기이자 가슴 절절한 SF 판타지.
- 참 뻔한 이야기일 것 같아서 고를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의외로 매진! 어쩐지 신뢰가 생겨버렸다; 사실 못 볼 확률이 높긴 한데, 재밌을 것 같음...
5) 어웨이크닝 (일요일 2시)
- 1921년, 전쟁이 끝난 후의 잉글랜드에는 전쟁에서 남편을 잃은 과부들 사이에서 강령술이 유행한다. 약혼자의 죽음을 떨쳐내지 못하는 플로렌스는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초자연적인 주장이 틀렸음을 증명하려 애쓴다. 그런 그녀에게 유령이 나타난다는 기숙학교를 조사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예기치 못한 반전이 기다리는 미스터리 스릴러.
- 요건 그야말로 시간표에 끼워 맞추다가 걸린건데... 정말 시놉만 봐서는 절대 '일부러' 는 고르지 않는 '정통' 장르영화다. 재미있을런지 잘 모르겠다. 일부러 영화제에서 볼 영화인지도 잘 모르겠고...
6) 제 25제국 (일요일 8시)
- J.J. 솔로몬의 고전 SF 소설, <내일은 5만 년 후>를 원작으로 한 영화. 제2차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시작한 전쟁 영화가 나치, 로봇, 우주선, 시간여행, 괴물이 나오는 SF 종합선물세트로 변신했다. 1943년, 연합군 특공대는 타임머신을 타고 5만 년 전 과거로 돌아가 전쟁의 판도를 바꿀 비밀 병기를 찾는다.
- 보다시피 '종합선물세트' 영화라고 한다. 다시 말하지만 나 이런거 좋아한다. 더구나 요즘 대세가 타임슬립 아니겠는가? 근데 왜 5만년 후가 아니라 5만년 전으로 돌아가서 비밀병기를 찾는 거지;;
뭐 이정도만 보기로 했음. 언제나 그랬듯 혼자 하는 계획이라 어디서 삐끗할지 아무도 모르는 거지만...
올해는 해마다 챙겨보던 단편모음을 뺐고 최대한 장편 위주로, 그것도 되도록 사람들한테 인정받은 거,
요약하자면 경쟁률 좋은; 작품 위주로 골랐다. 사실 예매 실패한 게 있어서 얼마나 볼 수 있을런지...
경쟁부분 작품도 그래서 골라보려고 했는데 소개만으론 영... 어째 눈에 차는 게 없드라
혹시 단비와도 같은 추천작 골라주시는 분이나
나도 같이가요! 하시는 분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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