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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무시로 여기저기

제천국제음악영화제 2011, 후기 上

이번 여행의 목적은 네가지였다. 영화관람, 전기뱀장어 공연 구경, 옛날 살던 동네 가보기, 국카스텐 공연 관람.
3번까지는 무난히 끝냈는데 4번까지 하기엔 너무 피곤하고 심심하고 외로웠다... (돈도 없구)
결국 오전 영화까지 끝내고 조기 귀가해버렸다. 혼자 하는 여행의 장점이자 단점이 이거다. 자유롭다는거...;;

영화제 주 무대이자 거의 모든 상영이 이뤄지는 TTC 복합상영관 전경. 13일 밤이다.

 

그리고 여러 팀들의 공연이 줄기차게 이어지던 상영관 앞 별빛다방



대략적인 풍경... 나름 정감있다. 안에 들어가서 시간을 떼우고도 싶었는데
혼자서 앉아있기엔 진심 뻘쭘하드라
그리고 저기 공연하는 분들, 이름도 기억 안나고 노래도 제대로 안들었지만;
팅팅스의 <Shut up and let me go>를 아주 독창적으로 들려주셔서 진심 즐거웠다 ㅋㅋㅋ
그러고보면 팅팅스 노래를 일주일 사이 세 번이나 우연히 듣게된다.
이 팀이 진짜 뜬 게 아니면 뭔가 운명적인 건가봐.

심야영화 상영작으로 본 건 세 편... <수잔나의 일곱 번의 결혼><신스 프럼 더 서버브><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들>
두번째 영화에 아케이드파이어 노래가 왕창 나오고, 마지막 영화엔 젊은 것들이 나온다길래 기대했는데
왠걸. 이런 영화제에선 언제나 의외의 구석에서 건질 영화가 나온다;;


22세의 매혹적인 수잔나는 아버지가 세상을 뜬 뒤, 집안의 말 목장을 경영한다. 그런 그녀를 짝사랑하는 11세의 마구간지기 소년 아룬. 수잔나가 나이 많은 군인과 결혼하자 아룬은 실망에 빠진다. 하지만 아랫사람들을 괴롭힌 그녀의 첫 남편은 표범에게 잡아 먹히고, 아룬은 수잔나의 배려로 의학을 공부한다. 낭만을 잃지 않는 수잔나는 매번 사랑에 빠질 때마다 아룬에게 속내를 밝히면서 자신의 희망을 함께 나눈다. 수잔나는 30년의 세월 동안 매번 죽음의 파탄에 이르는 사랑을 하게 되고, 아룬은 이런 모습을 두려움과 안쓰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라는 시놉시스나 공개컷을 보면 뭐 엄청 비련 가련한 여주인공과 그녀를 지켜주는 한 남자의 이야기일 것 같은데
영화를 주욱... 보다보니 이 여자 남편 일곱명이 자연사한 것이 아니었다 (...)
아 여하튼 재미는 있었음. 이번 영화제 베스트. 수잔나 역할 배우도 진짜 예쁘다 싶었는데 무려 미스 월드(!) 출신이란 사실.
근데 이 정도 내용이면 부천으로 가는 게 맞지 않나?;;;

뭐 이외에 신스프럼더서버브... 는
무려 <존 말코비치되기>의 감독님이 만드신데다가 주제는 아케이드파이어의 노래이지만
단편 특유의 난해함과 슬슬 닥쳐오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몇몇 이미지만 남은 채 머릿속에서 삭제되고 말았다 (;)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은, 아마 이 영화제의 대표적인 색채를 담고 있는 영화일 것 같은데
내가 성장영화 특유의 예민함을 못견디는 편인데다가 (걔가 걔랑 친하게 지내던 말던 뭔 상관이람;;)
이야기 자체가 좀 늘어지는 면이 있어서, 딱히 재밌다고는 못하겠다.
뭐 졸린것도 한몫했겠지만


원래 계획대로라면 열시까진 기상해서 현장발매표를 샀어야 했는데 (<치코와 리타>보고 싶었는데!ㅠ)
일어나니 열한시 반. 이건 뭐...
열두시쯤 나가서 아직 표가 남아있던; 다섯시 영화 <마이티 우쿨렐레>를 끊고 전기뱀장어를 기다렸다


전기뱀장어는 영화제 홍보대사 이윤지씨와 함께 나타났다
아무 말도 없이 연예인 포스 뽐내주시던 윤지님... 영화제 곳곳에 엄청 출몰했던 모양이다


그들의 거리


공연 끝나고
연예인인데 사인도 안받고 사진 찍어달란 소리도 안하던 전기뱀장어... 아님 그딴건 이미 끝낸건가



스테잌
실내라서 듣기엔 괜찮았는데 찍어놓고 나니 영

친구라 하는 소리는 아니고 전기뱀장어 노래 괜찮다. 검색하면 나오니 들어보시압
거리공연 특성상 사방에서 거칠것없는; 소감들이 들려왔더랬다
뒤에 서 있던 아주머니는 십센치랑 느낌이 비슷하다면서 흐뭇해하시던데
글쎄 먹고 마시는 주제로 노래를 만든다는 공통점 빼고는...

끝까지 공연을 관람하신 이윤지님은 트윗을 통해
"전기뱀장어의 노래를 듣다보니 전기뱀장어가 될 것 같다(?)"
는 해석 불가한 소감을 남기셨더랬다 진짜 무슨 뜻인지 멘션날리고 싶었다;;;
이 정도 레토릭은 가볍게 구사할 줄 알아야 연예인이 되는건가



전뱀과 합류하여 어색하게 점심먹고 미취학아동시절 거주했던 청전동으로 향했다

 


실수로 의림지까지 갔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적어도 20년 전엔 놀이동산같은 건 없었다. 눈에 익은 부분만 찰칵...
지도에서 보니 살던 동네랑은 1km? 쯤 떨어져 있던데
내 기억에 따르면 이곳은 걸어서 뒷동산 하나 넘으면 있는 자그마한 호수였으니 얼추 맞아떨어지기는 한다.
난 이 호수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저수지... 란 걸 알았을때 참 많이도 놀랬다;;


홍광초등학교.
뭐 내가 추억에 젖을 곳은 아니고... 우리 형이 다니던 학교다
아마 학생이 많아서 오전/오후반을 운영했고
형이 학교에 가면 나는 같이 놀 사람이 없어서 퍽이나 심심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이 학교가 이렇게나 익숙하겠지 


근데 저 나무는 원래 있던건가.


학교 앞에 있는 경비행기 활주로... 내 기억엔 정말 없는건데 (그냥 다 논밭이었던 것 같은데)
어머니는 원래 있었다고 한다. 뭐임?;
마침 비행기가 여러대씩 뜨고 있었다. 구름이 애매하게 껴서 경비행기 비행에는 오히려 좋았을지도..


그리고 다음지도의 도움을 받아 찾아낸 그 동네 (!)
어렸을 적 동네라 해서 뭔가 농촌주택 같은 걸 기대했다면 심심한 사과를... 그냥 아파트일 뿐


요건 그 시절 다니던 유아원 (아직도 어린이집이다)
저 앞에서 뭔가 크게 넘어졌던 기억이 있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6동 508호가 우리집이었다. 저 꼭대기... 자동으로 저 아래 슈퍼가 단골슈퍼.
저 슈퍼에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참 많다
밥을 안먹겠다고 워낙 투정을 부리니 아버지가 좋다. 그렇다면 하루 종일 굶자... 고 해서 굶었는데
반나절만에 완전 GG치고 울면서 슈퍼로 달려갔던 기억이...
참 굶주림의 기억이란 무서운 거시다. 딱 하루 굶고 20년이 지났는데 이렇게 생생해! (...)


난 얘나 지금이나 밖에서 뛰놀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아니기때문에 동네와 관련한 추억은 별로 없다-_-
근데 동네 한적하니 살기 좋아봬드라. 녹지도 많고 시내랑도 가깝고... 의림지는 걸어서 삼십분. 캬
여기저기 서성이다보니 전뱀 2차 공연한다던 시간이 돼서 허겁지겁 시내로.


첫 곡 진행중. 근데 별빛다방 마이크 소리가 너무 튀더라...
바람이 너무 불어서 비가 오겠거니 했는데 과연 잠시 뒤 비가 어마무시하게 내렸다




스페셜곡 캔디

공연이 좀 늦어졌는지, 나도 금새 영화 볼 시간이라 인사를 나눌 수가 없었다
이어서 본 영화는 <마이티 우쿨렐레>... 본격 우쿨렐레 홍보 영화;;
기타를 막 배우고 있는 입장에서 기타보다 훨씬 싸고 쉽다(!)는 소리에는 혹했으나
홍보방법으로 그 경박한 고음을 한시간 반동안 주구장창 들려주는 건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었던 것 같다 -_- 나중엔 귀가 괴로웠다

5시 영화를 보고 나니 본격적으로 피로가 몰려왔다... 과연 이제 함부로 밤을 새선 안되는 나이...;;
심야를 또 볼 자신이 없어서 일단 심야부터 취소. 숙소로 돌아가서 좀 쉬다가 8시 영화시간에 맞춰서 나왔다


좀 일찍 도착했더니 공연하고 계시던 팀 (왜 이름을 안 밝히시나요;;)
악기가 여러가지라서 귀가 호강하는 기분이었다. 특히 저 아코디언(맞나?)이랑 바이올린...
중간에 기타치시던 분이 꺼내든 정체불명의 타악기도 경쾌했고.
서울보다 반응이 좋다며 제천을 자주 와야겠다는 말씀을...




나머지는 다음편에...
뭐 영화제 전체소감도 길어질 것 같고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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