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새해를 맞이했다고 굳이 마음을 달리 먹는다는 것도 우습지만서두,
꽤 오래 뜸했습니다. 이유부터 정리해 볼까요
7월 취직 이후 근 6개월이 지났습니다. 거처도 옮기고 늘 만나는 사람들도 생겼고 소속도 생겼으니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생각이야 어찌됐든 이정도 혼란이 생긴 것 쯤이야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어요.
글 쓸 정신도 없었고 하고 싶은 말도 없었고, 마음 잡고 컴퓨터 앞에 앉을 시간도 많지 않았고
하지만 그보다야 둥실둥실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말들을 글줄로 옮겨놓을 방법을 몰랐다는 것이
조금 더 성실한 설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네이버 따위에서 오다가다 읽은 글이지만
인간의 지적능력은 "무형의 개념들을 범주화하여 단어로 만드는 능력" 이라고 했던 사람의 말도 떠오르고 뭐
"말할 수 없는 것들을 끝내 말하려고 하는" 것이 자기가 하는 일이라고 했던 김훈씨의 말도 떠오르고 뭐
그렇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그걸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정도로 해 두자구요.
그걸 정리해서 뭣하겠느냐 하는 건 더 나중 문제로 접어두고
이래저래 따져보면 우리나라는 대강 나이를 세 번 정도 먹는 것 같은데
어제와 오늘 사이를 건너며 어쨌든 첫 번째 고비에서는 서른 살이 되었습니다.
사실 두달쯤 전부터 늘 스스로 삼십대라고 생각했던 것 같기는 하지만...
결혼하는 사람들도 슬슬 보이고 자신의 인생을 답답해하는 사람들도 꽤 많이 보아가며
이제는 남들이 정해놓은 틀에서 지켜야 할 것을 가지지 않은 주제에 남들이 정해놓은 틀 안에 살아가야 하는
거창하게 말하자면 여생... 이란 것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 갑오년이 되겠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여기까지 흘러왔구나, 라고 말하는 건 삼십년 정도로 족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해 봐야 인간이 알고 있는 모든 개념들에는 무서울 정도의 관성이란 것이 존재하는 법인지라
지금의 정말 솔직한 심경이라면 저 소름끼치는 그래비티의 첫번째 조난 장면
- 허블 망원경에서 튕겨져 나온 산드라 블록이 빙글빙글 돌며 밤을 맞이한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가는 -
에 비견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고 그럽니다. 나의 조지 클루니는 대관절 어디 있는지.
...윗문장 뭔가 이상한데
여하튼 정말 잘 살고 싶은데 정말 잘 살려면 어떻게 해야 정말 좋은 건지 정말 고민이 되는 새해가 밝았습니다.
요사이 안녕하시냐는 말의 뉘앙스가 하 수상해져서 이 신년사도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렇고 모두들 그렇게 안녕하지야 않겠지만 저는 어떤 의미에서는 꽤 안녕하게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안녕하고 안녕하지 않은 건지는 이제 블로그에 종종 써서 되도록 이해하시도록 해 보겠습니다
그러니까 모두들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는 한번쯤 행복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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