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도 제시간에 왔고 게이트도 제시간에 열렸고... 이지젯은 영국에서만 그지같다 쫌
다만 점심무렵 출발하는 비행기라 이 날도 어김없이 늑장을 부렸더랬다. 11시 넘어서 출발하고...
밀라노 말펜사 공항 도착 시간이 15시 34분.
공항 바로 앞에 중앙역까지 가는 버스가 있으니 티켓 끊어서 타면 된다.
말펜사 공항은 짐 찾자마자 그냥 출구... 입국심사나 짐검사 따위 하지 않는다.
EU국가끼리는 원래 생략이라면 영국-프랑스 사이는 대체 왜 하는거지.;
그러고보면 말펜사 공항은 유독 썰렁했다. 하여튼 무진장 작았던 기억.
밀라노는 이탈리아 북부 '경제' 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이 말인 즉슨 이후 가게 된 이탈리아의 도시...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보다는
관광지로서의 성격은 상당히 약하고 비지니스 중심지로서의 성격이 강한 곳이라는 뜻이 되겠다
그래도 볼 게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여기서 하루 이상 묵어가는 사람은 드물다.
나 역시 딱 하룻밤 자고 다음날 베네치아로 넘어가는 일정이어서
중앙역에 도착하자마자 (맘이) 퍽이나 바빴더랬다
경제 중심지답게 잘사는 티가 팍팍 나는 도시다
길도 깨끗하고, 특히 지하철이 어찌나 깨끗한지. 거의 우리나라 수준에 근접한다.
일단 첫인상점수 잘 챙겨놓고 숙소에 짐 풀어둔 후에 두오모로 출발
밀라노 볼거리의 알파요 오메가인 두오모 성당
이거밖에 볼 게 없다는 사람도 간혹 있는데, 결국 이것만 보러 오는 사람도 있단 소리
과연 존재감이 상당하다
밀라노 관광은 이 두가지만 제대로 보면 실질적으로 땡이다.
참 마음이 편해지는 도시라 할 수 있겠다.
내부로 입장. 마침 뭔가 미사가 진행중이었는데
내쫓지도 않고 촬영도 그냥 냅두더라. 성찬진행까지 구경했다.
쪼잔한 영국사람과 달리 쏘쿨한 이탈리아 사람들.
불난거 같네;;
밖으로 나와 성당을 한바퀴 돌았다.
나로선 이 시간감각이 도통 이해가 가질 않지만... 설마 600년간 같은 설계도로 짓진 않았겠지.
그럼 같은 건물을 지었다고 할 수 있는건가?... 잘 모르겠다
여하튼 더럽게 크고 화려하다. 하지만 존재감으로는 어차피 피렌체의 두오모를 이길 게 없고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갤러리 안으로.
이 안에는 각종 유럽 명품가게가 즐비하다. 구찌, 샤넬, 돌체앤가바나, 프라다 (본점이라던데) 등등등
사실 명품장사는 이탈리아의 주 산업인지라... 이런 쇼핑거리는 이탈리아 주요 도시에는 무조건 있는 편인데
참 마지막까지 적응 어렵다가, 한국와서 가격 비교해 보니까 왜 그렇게 죽어라들 사는지 좀 알겠드라
난 맥도날드만 들렀다. 보나마나 비싼 것만 있을 줄 알고 헤매다가 맥도날드 보고 완전 반가웠다.
배낭여행자들은 다국적 프랜차이즈 기업의 공격적 확장에 감사할 필요가 쫌 있는 것 같다...
햄버거 먹고 나왔더니 해가 애매하게 지고 있다
인근에 있는 스포르체스코 성에 다녀오기로 결정.
가다가 밤이 됐다;
사실 여긴 안에 들어가봐야 되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갔다
밀라노의 통치자들이 살던 곳이고, 2차대전때 폭삭 무너졌다가 다시 지었다 한다.
사실 중요한 것은 미켈란젤로의 유작 (미완성이니 유작이라 하기도 쫌?)
이 여기에 있다는 것. 바티칸을 갔다 온 사람이면 일단 미켈란젤로 작품을 못봤다는 게 아쉬울 수밖에... 없다.
깜짝 인증샷. 태국 분들이 찍어줬음
올때는 지하철타고 왔지만 갈때는 걸어간다. 가깝다...
트램 보고 신기해서 한장. 이탈리아 와서 처음 본 거였으니깐
제법 길고 활력있는 쇼핑가를 지나면 바로 두오모가 나온다.
야경을 보고 있자니... 파리에도 잡상인이 제법 있는 편이었는데 밀라노부터는 본격적으로 많아진다.
비둘기 모이를 주고 사진을 찍으라며 다짜고짜 다가와서는 사진찍어주고 돈을 요구하는 비둘기모이단이나
팔에 색색깔 털실을 묶어주고 억지로 돈을 받아가는 색깔털실단은 이미 한국에서도 유명한 편.
근데 지금 생각으로는 그렇게 도둑취급할 거 있나 싶기도 하다. 소매치기도 아니고... 유명 관광지니까 좀 있을 수도 있는 거지
물론 런던에는 그런거 없었지만, 모두가 런던 수준일 순 없지. 런던 짱. 런던엔 그냥 잡상인도 없는데. 참 대단한 도시다.
...음 야경보고 숙소로 돌아오니 또 술 (으어)
헌데 대부분 일때문에 온 사람들이란 게 특이했다. 프리랜서 사진작가, 출장중인 사람,
회사에서 밀라노 지사로 발령받았는데 아직 숙소를;;; 못잡은 사람...
헌데 나보다 하루 먼저 오신 분이 알려주신 놀라운 속보.
지금 최후의 만찬을 공짜로, 줄 안서고, 볼 수 있다는 것...
레오나르도 다 빈치 <최후의 만찬>. 다들 알다시피 이 그림...
밀라노 산타 마리아 델라 그라찌에 성당 (더럽게 길어...) 에 있는데
시간차를 두고 20명 단위로 단체관람해야 하는 관계로
정상적이라면, 최소 한 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난 쫌 귀찮기도 하고; 한 번 시도해 봤더니 European Heritage day 라면서 불가능하길래
안되는 건가... 싶었는데 오오미 그게 무료입장하는 날이었던 것.
그런데 이 기간 동안 피렌체, 로마도 각종 관광지 무료 입장이 시행됐던 것 같다. 쩝-ㅅ-
여하튼 다음날 오전에 스포르체스코 성으로 갈라구 했는데 당장 일정 바꿈.
여기가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있는 산타 마리아 델라 그라찌에 성당.
혹시나 사람 몰릴까 싶어서 아침 일찍 갔는데 다행히 별로 없다. 앗싸...
이탈리아어, 영어 가이드 두 명이 따라붙는다.
영어를 굉장히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이 아니라, "또박또박") 해주기 때문에
정신만 집중하면 뭔 소린지 쉽게 알아들을 수 있다.
최후의 만찬은 물론 사진촬영 불가. 그뿐인가? 가이드를 따라 문만 5개를 지나야 볼 수 있다;
뭔 호들갑인가 싶지만 그게, 그림상태가 워낙 엉망인 탓이다. 저 위에 자료사진 정도도 안된다.
이 그림이 애초에 식당 벽면을 장식하는 용도 (그러니까 별로 중요하지 않은 그림) 여서 잘 보존이 안된 탓이 있고,
무엇보다 다빈치가 귀찮아서 (!) 프레스코화로 그리지 않은 탓이 크고,
그리고 가이드가 설명해 줬지만 유난히 수난을 많이 당한 그림이다. 2차대전때 성당 자체가 무너진 적도 있어서
사실 이정도로 복원한 게 기적인 것 같더라. 나중에는 그림이 그려진 벽 뒷면도 보여주는데...
철근으로 받치고 센서 부착하고 컴퓨터 설치하고... 난리도 아니다-_-;; 충분히 호들갑떨만 함.
그림을 보러 들어가는 공간 자체가 엄숙함을 자아내긴 하지만서두
정작 그림을 보면 좀 안타까워진다. 다빈치 작품은 유난히 온전한 게 드물긴 하지만...
나중에 보게 될 천지창조나 최후의 심판, 혹은 아테네 학당이 가지는 예술적 압도감에 비해
다빈치의 아우라는 신비로움이나 안타까움에 좀 더 가까운 편이다.
그러므로 그는 역시 프리메이슨...(...)
아침 일찍 나선 탓에 기차시간 전까지 시간이 좀 남았다.
두오모 옥상으로 출발.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아흑) 금방 올라간다. 물론 돈은 내야 함,
뭔가 결정적인 부분은 공사중이구나, 라고 이해했음
밀라노의 두오모는 너무 경관이 별로다. 전망대가 아니라 진짜 그냥 "옥상" 에 온 느낌...
근데 이 위에까지 정성스래 조각해 놓은 걸 보면 누가 보긴 볼거라고 생각했단 건데. 아닌가.
기차를 타고 베네치아로 향했다.
자 이제부터는 진짜 신나는 베네치아 기행... 아마 다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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