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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할땐/영화보고

님은 먼곳에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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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애, 하면 퍽이나 예전에 했던 드라마 <회전목마>에서 툭하면 펑펑 울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뭐 본인이 의도적으로 그런 이미지를 재생산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6년 넘게 연기자로 활동하면서 이렇게 뚜렷한 캐릭터를 가질 수 있다는 건 역시 그 '어떤' 종류의 이미지가 연예인 수애에게 꼭맞는다는 뜻이겠지. 의표적인 캐릭터 변신을 시도했던 <9회말 2아웃>도 퍽이나 재밌게 본 편인데 (이 드라마에서는 솔직히 데뷔 전 소녀시대의 모 멤버에게 집중한 사람이 많은 걸로 알고 있지만...) 확실히 이 드라마 이후로 수애의 캐릭터는 한층 깊어졌고 단단해졌다. 입체성을 획득했다고나 할까. 캐릭터 활용이나 이미지 면에서 어떻게 보자면 이영애랑 비슷한 면이 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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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보게 된 결정적 계기는 정성일과 듀나의 평론이었지만 보고 난 감상은 두 사람에게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다. 영화의 미스테리는 확실히 순이에게 꽂혀있는 편이다. 그녀는 대체 왜 남편을 찾아가는 걸까? 정성일은 캐내서 답을 찾았고 듀나는 모르는 편이 훨씬 재밌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는데 나는 알 것 같았고 따라서 굳이 해석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건 뭐 개인적인 경험이 함유된 결과이긴 하지만... 이 영화에 대한 나만의 변론을 달아 보자면, 아무리 불공평한 게임이더라도 링 안에서 끝을 내고 싶은 욕망이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일종의 오기라고는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오기라고 단정짓는다면 아마도 그 오기의 당사자는 퍽이나 자존심이 상할 것이다. 쩝. 그러니 이 영화는, 뭐 누군가에게는 눈물나도록 설득력있고 누군가에게는 퍽이나 '구린' 이야기가 될 것이다. 나는 양자의 중간 쯤에 있어서 그냥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역시 이준익은 이 시대에 제법 어울릴만한 세련된 이야기들을 상업적으로 뽑아낼 줄 아는, 퍽이나 재주 있는 이야깃꾼이다. 적어도 <즐거운 인생> 까지 나는 그 점을 인정하기 싫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니 두 손을 들 수 밖에 없었다. 천만감독, 확실히 아무나 되는 건 아니다.

 그래도 가장 강렬했던 건 역시 수애는 예쁘다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