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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할땐/영화보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The good, The bad, The weird,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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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기대하고 봤는데, 조금은 어? 싶어서 머릿속 데이터베이스를 뒤져보니, 음, 김지운 감독은 사실 그럴 듯한 스토리 텔러라기 보다는 꽤 괜찮은 스타일리스트에 가까운 사람이었다는 기억이 문득. 태왕사신기에나 등장할 난삽한 패션들에 반지의 제왕에나 등장할 어이없는 무기들에, 나름대로 시대에 맞는 일본군 스타일, 거기에 웨스턴 스타일, 조금은 일본 냄새가 나는 각종 "간지" 아이템들, 누가 봐도 해저 2만리를 떠올리게 만드는 헬멧까지... 국적도 모르고 이름도 모를 각종 스타일들이 두서없이 마구 뒤섞여서 교통정리가 도저히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이정도의 재미난 그림들을 뽑아내는 재주는 분명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조금 더 잘 할 수 있었던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본다. 돈이 모자르거나 시간이 부족하거나, 둘 중 하나였겠지. 어쨌든 나는 오프닝 시퀀스부터 낄낄대며 매우 잘 봤다. 그런 앞부분에 비해서 뒷부분의 힘이 부족하다고 느낀 건 나만의 감상으로 묻어두고 싶지만, 역시 액션씬에서 스릴감보다 돈맛이 먼저 느껴지는 건 곤란하다고 본다.

나오는 놈마다 나름대로 폼부터 잡을려고 무진 애를 쓰는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의외로 "좋은 놈" 정우성. 영화에서 남자 배우 기럭지에 탄성을 지른 건 상당히 오랜만인 것 같은데, 뭐랄까, 지오다노 CF의 번외편을 보는 기분이었달까. (한편 뒷자리에서는 여성분들이 "잘생겼다..." 를 연발하고 있었음.) 어차피 영화 내내 홀로 노는 것처럼 보이는 데다가 그림 하나 끝내주는 걸 빼면 발음이나 연기나 별로 맘에 들진 않는데, 아예 반지의 제왕에서 스토리 흐름과는 별 관계 없는 울트라 간지를 뿜어주셨던 올랜도 블롬을 벤치마킹하셨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적어도 말타는 장면 쯤은 가져올 수 있지 않았나?

이 영화를 보고 나니 바야흐로 여름이란 걸 알긴 알겠다. 팝콘무비의 계절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