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낭만과 연인의 계절, 이 가을의 중점에서 낭만도 없고 연인도 없이 주말을 살아가고 있다. 아, 긴바지도 없이 살아가고 있어서 다리도 좀 많이 시리다. 어 추워. 흔히 생각하는 바와 달리 계절은 시나브로 삶에 젖어들기보다는 그냥 어느날 갑자기 찾아와 버린다. 고개를 들면 구름들이 연기처럼 흩어지고 밤이 조금 더 빨리 내려앉는다, 싶은데 어랄라, 가을. 한해가 소리소문없이 지나갔는데도 마음이 따뜻한 걸 보면, 참 올 한 해 더위는 길고도 험악했더랬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2. 어떤 일이든 시작과 끝에서 고찰하는 게 의미가 있는 듯 하다. 실제로 생각할 여유가 있을 만한 때 역시 그 무렵이지만 말이지. 기억을 거슬러 보면 나는 중학교 진학 직전부터 내 인생에 더 이상의 여유가 찾아오지 않을 거라는 걸 상당히 명시적으로 깨닫고 있었다. 당시 엄청난 일이라도 벌어질 것 같았던 2000년, 2002년, 그리고 2008년을 십대와 이십대의 걸음마 속에서 보내야 한다는 걸 수학적으로 도출해 내고, 이 즐거울 수도 있는 시기들을 이십년 이상 묵어버린 육신으로 견뎌내려면 참 피곤하겠다는 생각을 해버렸으니 말이지. 그 이후로 오늘날까지 내 삶은 쭉 "견뎌내는" 것에 가까웠으니, 뭐랄까, 나는 미래의 지구로 홀로그램을 탐사보낸 외계인처럼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어떤 의미에서는 단 한번도 내 삶에 진지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음음. 청춘이 시작될 무렵의 고찰이 그러했음에도 아직 진정한 의미에서 끝날 무렵의 고찰은 해 본적이 없다. (당연하잖아) 다만 나이듦에 대한 고찰은 슬슬 시작되고 있는데, 어찌됐든 이른바 "꺾일" 타이밍을 눈앞에 둔 인간으로서 당연한 수순이 아닌가 싶으면서도 한창 팔팔한 나이에 할 짓은 또 아닌 것 같고... 그래서 이 횡설수설의 결론은 뭐야? 아, 아무튼 이래서 나이든다는 건 좋은 의미로 생각해 줄 수가 없다.
3. 혹자의 충고에 따르자면 부모님도 와이프도 끝끝내 이해할 수 없다는 복잡한 스케줄. 아무튼 지금 시간은 3시가 가깝되 나는 6시에는 출근해야 한다. 그렇다면 퀴즈. 나는 내일 모레에는 몇 시에 출근할까요?
4. 그렇지만 아직 그 어떤 스트레스도 2005년의 가을과 2006년의 봄만큼이나 스펙타클하지는 못하다. 그 때야 단 한사람의 원수만을 희생양으로 삼았다지만 지금 와서 돌이키건대 그 3분기의 처절했던 기억은 어느 한 사람에게 책임이 있던 건 아니었다. 사람이 와르르 피었다가 한번에 지고 마는 풍경이 그냥 많이 생경하고 싫었던 모양이다, 나는.
5. 군생활은 인생의 탄성을 저장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많이 짓눌렸던 용수철은 그만큼 멀리 튀어나가기 마련이니까. 완전히 뭉개져서 고철더미가 되지만 않는다면 이 의미없는 세월도 그 자체로 괜찮게 기억되리라고 믿는다. 다른 의미로는 지금 바깥세상에 있어봐야 별 재밌는 일이 있을 것 같지도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
6. 나는 원더걸스 신곡이 쏘 핫보다 좋은데, 다들 별로인 모양이다. 노바리 노바리...
7. 감기조심하세요. 모두들.
2. 어떤 일이든 시작과 끝에서 고찰하는 게 의미가 있는 듯 하다. 실제로 생각할 여유가 있을 만한 때 역시 그 무렵이지만 말이지. 기억을 거슬러 보면 나는 중학교 진학 직전부터 내 인생에 더 이상의 여유가 찾아오지 않을 거라는 걸 상당히 명시적으로 깨닫고 있었다. 당시 엄청난 일이라도 벌어질 것 같았던 2000년, 2002년, 그리고 2008년을 십대와 이십대의 걸음마 속에서 보내야 한다는 걸 수학적으로 도출해 내고, 이 즐거울 수도 있는 시기들을 이십년 이상 묵어버린 육신으로 견뎌내려면 참 피곤하겠다는 생각을 해버렸으니 말이지. 그 이후로 오늘날까지 내 삶은 쭉 "견뎌내는" 것에 가까웠으니, 뭐랄까, 나는 미래의 지구로 홀로그램을 탐사보낸 외계인처럼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어떤 의미에서는 단 한번도 내 삶에 진지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음음. 청춘이 시작될 무렵의 고찰이 그러했음에도 아직 진정한 의미에서 끝날 무렵의 고찰은 해 본적이 없다. (당연하잖아) 다만 나이듦에 대한 고찰은 슬슬 시작되고 있는데, 어찌됐든 이른바 "꺾일" 타이밍을 눈앞에 둔 인간으로서 당연한 수순이 아닌가 싶으면서도 한창 팔팔한 나이에 할 짓은 또 아닌 것 같고... 그래서 이 횡설수설의 결론은 뭐야? 아, 아무튼 이래서 나이든다는 건 좋은 의미로 생각해 줄 수가 없다.
3. 혹자의 충고에 따르자면 부모님도 와이프도 끝끝내 이해할 수 없다는 복잡한 스케줄. 아무튼 지금 시간은 3시가 가깝되 나는 6시에는 출근해야 한다. 그렇다면 퀴즈. 나는 내일 모레에는 몇 시에 출근할까요?
4. 그렇지만 아직 그 어떤 스트레스도 2005년의 가을과 2006년의 봄만큼이나 스펙타클하지는 못하다. 그 때야 단 한사람의 원수만을 희생양으로 삼았다지만 지금 와서 돌이키건대 그 3분기의 처절했던 기억은 어느 한 사람에게 책임이 있던 건 아니었다. 사람이 와르르 피었다가 한번에 지고 마는 풍경이 그냥 많이 생경하고 싫었던 모양이다, 나는.
5. 군생활은 인생의 탄성을 저장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많이 짓눌렸던 용수철은 그만큼 멀리 튀어나가기 마련이니까. 완전히 뭉개져서 고철더미가 되지만 않는다면 이 의미없는 세월도 그 자체로 괜찮게 기억되리라고 믿는다. 다른 의미로는 지금 바깥세상에 있어봐야 별 재밌는 일이 있을 것 같지도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
6. 나는 원더걸스 신곡이 쏘 핫보다 좋은데, 다들 별로인 모양이다. 노바리 노바리...
7. 감기조심하세요.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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