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졸지에 한적한 산골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_-임관한지는 10개월, 오산으로 온지는 고작 6개월. 이제야 자리를 잡았다면 슬슬 잡아가고 있는 중인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ㅠ 뭐 오래 기다릴 것도 없다. 길어야 사흘 안에 어디로 간다면 간다고, 안가면 안가도 된다고, 결판이 날 것 같다. 정말 멀리 간다면 한 2년 정도 얼굴 못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 이게 참 무서운 게, 일이 정말 "유배" 수준으로 나쁘게 치닫더라도 고작 다음주, 멀리 가야 다다음주 정도에는 짐을 싸야 한다는 거. 나의 친한 친구들은 만나려면 적어도 한달 전에는 연락을 하고 약속을 잡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나를 질타하던데. 이걸 어쩌나... 는 것 보다는 사실 예약까지 해 놓은 지산락페가 걱정이다...
2.
어렸을 때 집에 과자를 사다 놓고 학원에 가면서, 갔다 와서 먹을 거니까 절대 손대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적이 있다. 헌데 학원에 다녀와 보니 아버지가 이미 다 먹어버린 후였다. 나는 정말 미친듯이 분노했다; 그 때 이후론 내 인생에 그렇게 뚜렷한 이유로 그렇게 오랫동안 화를 내 본 기억이 없다. 아직도 기억나는 아버지의 지론은 "지금 나가서 사 오면 되는데 뭐가 문제냐" 였다. 나야 물론, 과자가 당장 손에 없는 것 따위는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가 있다면 나와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그렇게 버리고 나서도 너무나 태연자약한 아버지의 태도가 문제였던 거지.
우연한 기회에 어떤 사람과 다시 광우병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발병률이 벼락맞을 확률보다 낮다는 질병이 뭐가 그렇게 문제라는 거냐" 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문득 그 옛날 아버지와의 싸움이 떠올랐다. 아버지는 그렇게까지 분노하는 나를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고 나도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아버지를 절대 이해할 수 없었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지만 나는 아직도 그 때 아버지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랄까. 아마 아버지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아 참, 별 괴팍한 성격도 다 있구나, 정도겠지. 어쨌든 지금의 나는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그럭저럭 같이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처음으로 온전하게 받아들였을 때 나는 정말로 많이 외로웠던 것 같다.
3.
사회과학이론이란 게 다 그렇듯 사실 현대 대의정치이론도 어디까지나 "외부충격" 을 배제한 실험공간을 기초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현실국가가 처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위기상황은 이론에서 배제된다. 예컨대 수시로 전쟁의 위협에 시달리는 사회라던가, 아님 숫제 전쟁중인 사회라던가, 신종전염병이 마구마구 번지고 있는 사회라던가, 외계인이 출몰하는 사회라던가, 인간을 능가하게 된 기계가 인류를 노예로 삼고 있는 사회라던가... 이딴 걸 하나하나 상정해 놓고 만들어 나간 이론은 아니란 뜻이다. (그런 걸 다 상정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하고.) 헌데 또 생각해 보자면 오늘 날 세계에 이런 위기상황 하나쯤 거느리지 않은 국가가 없다. 그렇다면, 21세기 초반에 들어 심지어 대의민주제가 과연 인류 최후의 "완성된" 시스템인지를 고민하는 레벨에 다다른 인류란 족속은 정말 국가차원의 대의민주제란 걸 단 한번이라도 완벽하게 해 본적이 있긴 한 걸까?
이 역시 "이렇게 나라가 어려울 때 국민이 서로 양보하고 단합해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 다는 말을 하던 동일인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내가 태어난 이래로 어째 이 나라는 늘상 어렵기만 한 것 같다. 더 나이든 사람한테 물어봐도 나라는 늘 어려웠단다. 경제적으로는 한강의 기적을 이뤘고 정치적으로는 세계가 인정하는 민주화를 이룩한 "자랑스런 조국" 인데 왜 그렇게 늘 어려웠고 지금도 어려우며 앞으로도 나아질 가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지, 나는 참 이상하다. 그래도 한 번 정도는 괜찮았던 때가 있지 않았을까?
4.
이 정도로 정리하자. 노무현 정부에는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답이 없다.
5.
3일 후는 역사적인 <심즈3> 발매일이다. 나만 신경쓰고 있는 건가 설마...
졸지에 한적한 산골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_-임관한지는 10개월, 오산으로 온지는 고작 6개월. 이제야 자리를 잡았다면 슬슬 잡아가고 있는 중인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ㅠ 뭐 오래 기다릴 것도 없다. 길어야 사흘 안에 어디로 간다면 간다고, 안가면 안가도 된다고, 결판이 날 것 같다. 정말 멀리 간다면 한 2년 정도 얼굴 못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 이게 참 무서운 게, 일이 정말 "유배" 수준으로 나쁘게 치닫더라도 고작 다음주, 멀리 가야 다다음주 정도에는 짐을 싸야 한다는 거. 나의 친한 친구들은 만나려면 적어도 한달 전에는 연락을 하고 약속을 잡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나를 질타하던데. 이걸 어쩌나... 는 것 보다는 사실 예약까지 해 놓은 지산락페가 걱정이다...
2.
어렸을 때 집에 과자를 사다 놓고 학원에 가면서, 갔다 와서 먹을 거니까 절대 손대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적이 있다. 헌데 학원에 다녀와 보니 아버지가 이미 다 먹어버린 후였다. 나는 정말 미친듯이 분노했다; 그 때 이후론 내 인생에 그렇게 뚜렷한 이유로 그렇게 오랫동안 화를 내 본 기억이 없다. 아직도 기억나는 아버지의 지론은 "지금 나가서 사 오면 되는데 뭐가 문제냐" 였다. 나야 물론, 과자가 당장 손에 없는 것 따위는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가 있다면 나와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그렇게 버리고 나서도 너무나 태연자약한 아버지의 태도가 문제였던 거지.
우연한 기회에 어떤 사람과 다시 광우병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발병률이 벼락맞을 확률보다 낮다는 질병이 뭐가 그렇게 문제라는 거냐" 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문득 그 옛날 아버지와의 싸움이 떠올랐다. 아버지는 그렇게까지 분노하는 나를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고 나도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아버지를 절대 이해할 수 없었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지만 나는 아직도 그 때 아버지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랄까. 아마 아버지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아 참, 별 괴팍한 성격도 다 있구나, 정도겠지. 어쨌든 지금의 나는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그럭저럭 같이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처음으로 온전하게 받아들였을 때 나는 정말로 많이 외로웠던 것 같다.
3.
사회과학이론이란 게 다 그렇듯 사실 현대 대의정치이론도 어디까지나 "외부충격" 을 배제한 실험공간을 기초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현실국가가 처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위기상황은 이론에서 배제된다. 예컨대 수시로 전쟁의 위협에 시달리는 사회라던가, 아님 숫제 전쟁중인 사회라던가, 신종전염병이 마구마구 번지고 있는 사회라던가, 외계인이 출몰하는 사회라던가, 인간을 능가하게 된 기계가 인류를 노예로 삼고 있는 사회라던가... 이딴 걸 하나하나 상정해 놓고 만들어 나간 이론은 아니란 뜻이다. (그런 걸 다 상정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하고.) 헌데 또 생각해 보자면 오늘 날 세계에 이런 위기상황 하나쯤 거느리지 않은 국가가 없다. 그렇다면, 21세기 초반에 들어 심지어 대의민주제가 과연 인류 최후의 "완성된" 시스템인지를 고민하는 레벨에 다다른 인류란 족속은 정말 국가차원의 대의민주제란 걸 단 한번이라도 완벽하게 해 본적이 있긴 한 걸까?
이 역시 "이렇게 나라가 어려울 때 국민이 서로 양보하고 단합해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 다는 말을 하던 동일인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내가 태어난 이래로 어째 이 나라는 늘상 어렵기만 한 것 같다. 더 나이든 사람한테 물어봐도 나라는 늘 어려웠단다. 경제적으로는 한강의 기적을 이뤘고 정치적으로는 세계가 인정하는 민주화를 이룩한 "자랑스런 조국" 인데 왜 그렇게 늘 어려웠고 지금도 어려우며 앞으로도 나아질 가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지, 나는 참 이상하다. 그래도 한 번 정도는 괜찮았던 때가 있지 않았을까?
4.
이 정도로 정리하자. 노무현 정부에는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답이 없다.
5.
3일 후는 역사적인 <심즈3> 발매일이다. 나만 신경쓰고 있는 건가 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