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 언제건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또 만나는 날이 있기 마련이라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그런 말을 별로 믿지 않는다. 경험상 한 번쯤 진하게 헤어진 사람은 어찌어찌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헤어진 사람들의 카테고리에 그대로 남아있으며 현재진행중인 인간관계에 다시 짠하고 나타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사람들은 보통 앞에서 나타났다가 바이바이, 손을 흔들며 뒤로 뒤로 바삐 날아가 버리고, 피고 지는 인간관계에서 내가 날려보냈다가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말들이 일종의 도플러 효과가 되어서, 그래도 시간이 꾸준히 가고 그렇게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걸 어렴풋이 깨닫게 해 준다.
나에겐 그렇게 흐르는 세월들이 늘 견딜 수 없는 무게였다. 내가 어디쯤을 달리고 있다는 걸 알기도 전에, 반갑게 인사라도 나눌 수 있는 이들은 모두 거칠게 지워지고, 그저 가끔씩 오랜만에 만나더라도, 꽤 늦은 새벽 오래된 사진들을 뒤적거리는 미련보다 별로 영양가 있을 게 없는 지리멸렬한 감정들만 가슴속에 남아있다는 게 너무 싫었다. 난 이 정도 새초롬한 냉기에도 풀죽을 만큼 밍밍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늘 차가운 기억 속에서 허우적대면서 그래도 그때가 좋았으니까, 헤벌쭉 웃으며 앞으로 당당히 나아갈 수 있을 만큼 뻔뻔한 희망을 간직한 사람도 아니다. 미래가 다만 아주 오래된 과거에 불과하다는 것, 실상 앞으로 25년쯤을 더 살아가더라도 이미 적당히 완성된 이 삶에 별반 새로운 국면이 닥쳐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이상하게 늘 짐작하고 있는 탓이다. 이건 다만 생각하는 버릇이 나쁜 탓인 걸까.
사실 이런 방식의 뜨뜻미지근한 이별도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다. 나는 온갖 인간적인 정들의 만유인력에서 벗어나기를 퍽이나 귀찮아하는, 그저 게으른 인간일 뿐이다. 우리가 나누었던 모든 이야기들과 우리가 보냈던 모든 시간들이란, 하나 둘씩 차갑게 식어서 대뇌피질 어딘가에 있는 냉장고에 고이 잠들었다가, 이따금 의미없는 술자리라도 갖는 날이면 낄낄대며 되살아날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난 이런 식으로 추억을 보관하는 이유 혹은 그 의미를 아직 잘 모르겠다. 그래서 이미 지나왔던 일들도 비교적 잘 잊어버린다. 십대초중반에 정말 소중했던 내 친구들이 그 냉장고 어딘가에 숨어서 도통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모든 것이 곱게 잠들 날이 오긴 올 것이다. 아, 정말 싫다. 언제나 강조하곤 하는 내 지론이지만, 한 번 떠나갈 것들은 좀 닥쳐오지 않으면 안되는 걸까. 한 번 최고점을 찍었던 감정이든, 처음부터 플러스라곤 없었던 감정이든, 종국에는 같은 곳으로 회귀하고 만다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삶의 아이러니다. 우리는 도대체 뭐를 위해 사랑하거나 증오하는 걸까.
적당히 착한 사람들은 만나기 쉽지만 정말 좋은 사람들은 참 만나기 어려운 시대다. 어디서 누굴 만나야 하나 고민하다가 늘 부딪히게 되는 결론은 혼자 사는 것 밖엔 방법이 없다는 거다. 따지고 들자면 그것 참 의미없는 삶이다. 그래도 아직은 살아야 할 몇가지 이유가 있어서 오늘도 끈덕지게 부대껴 본다 : 첫째, 전역도 못해보고 죽기는 억울하고, 둘째, 죽기 전에 정권교체되는 꼴은 봐야겠고, 셋째, 아직 어머니가 살아 계시니까. 결국 내 목숨을 붙들고 있는 것도 국가와 가족이었던 셈이다. 와, 이 정도면 정말 빼도박도 못할 보통사람 아닌가!
다 쓰고 나니 뭔 말인지 모르겠다-.- 쩝. 블로그 닫아버리고 싶다.
나에겐 그렇게 흐르는 세월들이 늘 견딜 수 없는 무게였다. 내가 어디쯤을 달리고 있다는 걸 알기도 전에, 반갑게 인사라도 나눌 수 있는 이들은 모두 거칠게 지워지고, 그저 가끔씩 오랜만에 만나더라도, 꽤 늦은 새벽 오래된 사진들을 뒤적거리는 미련보다 별로 영양가 있을 게 없는 지리멸렬한 감정들만 가슴속에 남아있다는 게 너무 싫었다. 난 이 정도 새초롬한 냉기에도 풀죽을 만큼 밍밍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늘 차가운 기억 속에서 허우적대면서 그래도 그때가 좋았으니까, 헤벌쭉 웃으며 앞으로 당당히 나아갈 수 있을 만큼 뻔뻔한 희망을 간직한 사람도 아니다. 미래가 다만 아주 오래된 과거에 불과하다는 것, 실상 앞으로 25년쯤을 더 살아가더라도 이미 적당히 완성된 이 삶에 별반 새로운 국면이 닥쳐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이상하게 늘 짐작하고 있는 탓이다. 이건 다만 생각하는 버릇이 나쁜 탓인 걸까.
사실 이런 방식의 뜨뜻미지근한 이별도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다. 나는 온갖 인간적인 정들의 만유인력에서 벗어나기를 퍽이나 귀찮아하는, 그저 게으른 인간일 뿐이다. 우리가 나누었던 모든 이야기들과 우리가 보냈던 모든 시간들이란, 하나 둘씩 차갑게 식어서 대뇌피질 어딘가에 있는 냉장고에 고이 잠들었다가, 이따금 의미없는 술자리라도 갖는 날이면 낄낄대며 되살아날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난 이런 식으로 추억을 보관하는 이유 혹은 그 의미를 아직 잘 모르겠다. 그래서 이미 지나왔던 일들도 비교적 잘 잊어버린다. 십대초중반에 정말 소중했던 내 친구들이 그 냉장고 어딘가에 숨어서 도통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모든 것이 곱게 잠들 날이 오긴 올 것이다. 아, 정말 싫다. 언제나 강조하곤 하는 내 지론이지만, 한 번 떠나갈 것들은 좀 닥쳐오지 않으면 안되는 걸까. 한 번 최고점을 찍었던 감정이든, 처음부터 플러스라곤 없었던 감정이든, 종국에는 같은 곳으로 회귀하고 만다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삶의 아이러니다. 우리는 도대체 뭐를 위해 사랑하거나 증오하는 걸까.
적당히 착한 사람들은 만나기 쉽지만 정말 좋은 사람들은 참 만나기 어려운 시대다. 어디서 누굴 만나야 하나 고민하다가 늘 부딪히게 되는 결론은 혼자 사는 것 밖엔 방법이 없다는 거다. 따지고 들자면 그것 참 의미없는 삶이다. 그래도 아직은 살아야 할 몇가지 이유가 있어서 오늘도 끈덕지게 부대껴 본다 : 첫째, 전역도 못해보고 죽기는 억울하고, 둘째, 죽기 전에 정권교체되는 꼴은 봐야겠고, 셋째, 아직 어머니가 살아 계시니까. 결국 내 목숨을 붙들고 있는 것도 국가와 가족이었던 셈이다. 와, 이 정도면 정말 빼도박도 못할 보통사람 아닌가!
다 쓰고 나니 뭔 말인지 모르겠다-.- 쩝. 블로그 닫아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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