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주말, 멀리 안가고 집에 머물렀더니 뭔가 띠리링~ 회복되는 느낌
요샌 만나는 사람마다 사는 게 지루하다... 고 이야기하고 다니기도 뭔가 진부한 것 같아서
그냥 아무 말도 않고 맥주만 홀짝이며 두 시간을 앉아있다가 돌아왔다
어쩜 이십대 중반의 청춘들은 이리도 대체로 지루하고 심심하고 재미없게들 살고 있는지
혹은 이런 감정들이란 것이 참 전염되기 쉬운 종류라 그러한 것인지
아니면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있듯 (...)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만 그러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별로 알아봐야 재밌을 것 같지도 않았더랬다
그래서 술만 먹었지 그랬더랬지
이벤트가 없어, 임팩트가 없어, 사건이 없어, 할 일도 없어
걷잡을 수 없는 무기력들이 어깨를 짓누르고 발목을 잡아서 컴퓨터 앞에서만 세월을 보내기를 몇 년
귀찮은 감정들을 죄다 쳐내고 돌아앉은 세월이 그럭저럭 아름답고 후덕하게 정리되었다면
앞으로도 그래야 할 것이 마땅하거늘 이딴 식으로 설레지도 궁금하지도 않고
다만 지루하기만 한 미래라니 이것 자체로 참 어떻게 보자면 놀라운 일이다
어. 하다보니 어느덧 올해도 막바지, 스물 다섯의 생애도 슬슬 끝이다
나는 중학생 시절부터 알고 있었다 스물 다섯은 노화가 시작되는 나이란 걸
아마도 진정한 노화는 목적을 잃은 사람에게 나타나기 마련이라는
나름 희망찬 이야기도 오가는 술자리에서 나는 여전히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나이든, "어른이 된" 나를 상상조차 한 적이 없다
그 누구도, 상상조차 못한 것이 될 수는 없다 이것은 가능성의 문제이다
이런 가능성은 보통 어린 시절에 심어지기 마련이다 아마도 소꿉놀이 따위를 하면서
그러므로, 끝끝내 나는 어른이 되지 못할 것이다 다만 늙어갈 뿐이지
그게 참... 어떤 면에선 꼴불견이란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시간 가는 게 무섭다
하아아아아
살다보면/Diary / Jour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