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심심할땐/책읽고

바보짓과 용서에 대하여

조반니노 과레스키의 <신부님 우리 신부님>에서 돈 까밀로와 예수님이 나누는 대화가 있다.

지금 원전이 없어서 백프로 정확하지 않지만 대강 비슷하게 인용(창작?)하자면 다음과 같다 :

 

 

 

"용서해라. 불쌍한 자 아니냐."

"하지만 예수님. 왜 그 바보짓을 다 참고만 있어야 합니까? 제가 좀 더 현명하고 책임감 있기 때문에요?"

"돈 까밀로. 그럼 나는 왜 십자가에 못박혔겠나? 생각을 좀 해 보거라."

"죄송하지만 그거랑 이거랑은 문제가 다르잖습니까? 제가 용서를 해 준다고 쳐도, 아마 지금 빼뽀네는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를 겁니다. 그런데 백날 용서를 해 주면 뭐합니까? 전 이런 걸 무작정 참고 용서하는 게 저 무식한 공산주의자의 영혼을 구원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자기가 했던 짓을 고스란히 돌려주면 뭔가 깨닫고 진심으로 참회하지 않을까요? 촛대로 등짝을 후려친다거나..."

"글쎄다. 내가 보기엔 넌 그냥 네 기분을 풀고 싶다는 말을 참 어렵게 하는 것 같구나."

"전 말입니다. 바보를 상대할 때에는 때로 주먹도 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 까밀로. 이것만 명심해라. 바보짓 하나에 다른 하나를 더하면 바보짓 둘이 되는 법이다."

 

 

 

 

'예수님' 정도 되는 사기 캐릭이니까 아무 위화감도 없이 할 수 있는 말이지만서두

암튼 이래저래 억울한 맘이 들 때마다 되뇌이는 구절이다.

'심심할땐 > 책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세계>에서  (1) 2013.01.30
LotR 재독중.  (0) 2012.12.31
냠냠  (0) 2010.09.26
만들어진 신  (0) 2010.06.16
김훈  (0) 2009.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