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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할땐/노래듣고

대중가요의 대중 위로법




2013년 이적, <말하는대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눈으로 본 순간 
믿어보기로 했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할 수 있단 걸 알게 된 순간 
고갤 끄덕였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알지 못했지 그 땐 몰랐지 
이젠 올 수도 없고 갈 수도 없는 
힘들었던 나의 시절 나의 20대 
멈추지 말고 쓰러지지 말고 
앞만 보고 달려 너의 길을 가 
주변에서 하는 수많은 이야기 
그러나 정말 들어야 하는 건 
내 마음 속 작은 이야기 
지금 바로 내 마음속에서 말하는 대로 




1995년 패닉, <달팽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 거라고
아무도 못 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내 모든 걸 바쳤지만

이젠 모두 푸른 연기처럼

산산히 흩어지고

내게 남아있는 작은 힘을 다해

마지막 꿈 속에서

모두 잊게, 모두 잊게 해줄

바다를 건널거야





같은 가수가 쓴 비슷한 주제의 가사인데도

18년 (!?) 사이 사람을 위로하는 말들이 이렇게나 변했다

아무래도 1995년 식이 더 세련됐다고 이야기하면 나는 옛날사람인 거겠지


사실 내 미적 기준에 따르자면 <말하는대로>의 가사는 도저히 제정신으로 읊을 수가 없이 낯뜨거운 내용인데

저 노래가 무려 역대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다시 듣고싶은 노래 1위로 뽑혀서 나오길래, 문득 생각났음

이제 귀로 듣는 건 그러려니 싶은데... 저런 노래를 공연장에서 수천 관중이 떼창으로 부르는 건 그거대로 또 이상하다.

예컨대 김광진의 <편지> 같은 노래를 떼창하는 거랑 비슷한 느낌...아님 요새 핫한 <양화대교>라던가...

우리집엔 늘 나홀로 있었지 아버지는 택시 드라이버... 아니 이런 노래를 왜 다같이 부르냐고 우리 아버진 택시 드라이버 아니었다고 (...)


그냥 서서히 늙어가는 자의 푸념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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