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 Tim Burton
캐스팅
조니 뎁 :: 스위니 토드
Johnny Depp :: Sweeney Todd
헬레나 본햄 카터 :: 러벳 부인
Helena Bonham Carter :: Mrs. Lovett
앨런 릭맨 :: 터핀 판사
Alan Rickman :: Judge Turpin
티모시 스폴 :: 비들 뱀포드
Timothy Spall :: Beadle Bamford
사샤 바론 코헨 :: 시뇨르 아돌포 피렐리
Sacha Baron Cohen :: Signor Adolfo Pirelli
제이미 캠밸 보워 :: 안소니 호프
Jamie Campbell Bower :: Anthony Hope
로라 미셸 켈리....루시
Laura Michelle Kelly :: Lucy
제인 와이스너 :: 조안나
Jayne Wisener :: Johanna
에드 샌더스 :: 토비
Ed Sanders :: Toby
116분, 스릴러, 뮤지컬
나는 "신체훼손" 의 미학적 감성은 아마 죽었다 깨나도 이해하지 못할 테지만 신체훼손을 묘사하는 몇몇 이들의 감성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특히나 팀 버튼이 추구하는 잔혹함의 이미지는 저 먼 옛날 목없는 기사가 사람 목을 오이 베듯 자르고 다녔던 <슬리피 할로우> 시절부터 상당한 호감의 대상이었더랬다. 표현만 놓고 보자면 <스위니 토드> 는 <슬리피 할로우> 보다 백 배쯤은 더 잔인한 편이지만 다행히도 잔인함을 대하는 팀 버튼의 자세는 여전히 특유의 위트를 잊지 않고 있다. 하지만 단지 그것 뿐이라면 이 영화가 이룬 경지 역시도 별반 새롭게 평가할 것이 없었을 일이다. 여태껏 팀 버튼을 많이 접했던 사람이라면 지루하기도 할테고... 어떻게 이 사람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질 않네, 하면서.
비록 사람 목을 수없이 자르긴 하지만 굳이 계보를 가르자면 <스위니 토드> 는 <슬리피 할로우> 보다는 <가위손> 쪽에 가까운 영화다. 이야기 진행이나 감성의 흐름에 있어서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의 느낌을 많이 차용한 것 같고. (아무래도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가위손> 이 차용한 잔인함 혹은 스릴의 이미지는 화면에 피칠갑을 해 가면서 성취한 것이라기 보다는 "손" 에 달린 "칼날" 이 "사람" 을 만질 때 나오는 아슬아슬함과 에드워드 본인의 선량함이 아이러니를 이루면서 만들어 낸 것이었다. <스위니 토드> 에서 극도의 스릴을 만들 때 차용하는 방법 역시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람의 목덜미에 칼날을 자주 들이대는 직업인 이발사가 많은 사람을 죽이기로 작정했을 때, 그러면서도 반드시 죽여야만 하는 단 하나의 목표에게는 끝없는 신중함을 기할 때 빚어지는 감정의 아이러니가 이 영화가 성취하고 있는 스릴의 경지다. 여기에 본질적으로 동화였던 <가위손> 과 달리 분노와 복수, 그리고 피칠갑을 기본으로 삼는 <스위니 토드> 는 "반드시 도래할 수밖에 없는" 살육의 순간을 관객 모두가 손에 땀을 쥐고 바라보게끔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수없이 많은 사람의 목을 댕강댕강 잘라내면서도 정작 복수의 대상인 판사가 눈앞에 왔을 때에는 신중함에 신중함을 더해 면도를 해 나가는 장면에서 쾌감은 극도에 이른다. 아, 저거, 저거, 자를 거 같은데, 안자르네? 이젠 자르겠지, 자를 거야, 자를 거야! 하면서.
자를까 말까...
아무튼 수작이다. 영화를 통해 보는 팀 버튼은 간혹 깜짝 놀랄 정도의 예민한 감수성을 펼치거나 어이없을 정도로 무딘 B급 감성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잔뜩 예민해 있으면서도 적당히 쾌활한 팀 버튼을 좋아하는 편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가위손> 도 좋았지만 사실은 <빅 피쉬> 가 제일 좋았다. <화성침공> 같은 건 실소를 흘리면서 볼 수는 있어도 마냥 껄껄대며 볼 수 있는 건 아니었고; 그렇다면 <스위니 토드> 의 팀 버튼은? 적당히 예민하면서 꽤 많이 쾌활한 편이다. 단언컨대 사람 목덜미에 칼을 들이대면서 관객을 약올리는 이런 재주를 나는 어떤 영화에서도 만나본 일이 없다.
배우들 얘기를 빼놓을 뻔 했나. 조니 뎁은 팀 버튼과 만났으니 이미 물 만난 고기나 다름이 없다. 영화 내내 자기가 어떤 감정을 얼마만큼 보여줘야 하는지 놓치는 법이 없었다. 그의 "광기발산" 연기는 이미 클리셰가 되어버린 잭 스패로우 선장이나 하다 못해 찰리를 통해서도 공개될 만큼 공개됐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사뭇 다른 모습을 또 보여주고 있다. 복수에 미친 거랑 단순히 미친 건 확실히 다른 이미지이긴 하지만, 여하튼 대단한 배우다. 아 또, 여주인공인 본햄 카터 양이나 토드의 주적인 판사 역할을 맡은 알란 릭맨, 그의 부하인 티모시 스펄은 죄다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했던 분들이라 영화 내내 좀 혼란스러웠다; 특히 우리의 스네이프 교수님... 은 어찌 그리 목소리가 팍팍 와 박히는지 원;;; 결정적인 순간에 "아브라 카다브라!" 라도 외칠 것 같았어요 교수님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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