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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Diary / Journal

본격적인?

새해의 시작은 언제나 설이었다.
설이 지나기 전까지의 세월은 계절의 균열사이에 모호하게 웅크리고 있을 뿐.
시작과 함께 언제부턴가 많은 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우울해하기 시작했다.
익숙하지 않다. 그러니까 나는 무섭다는 것이다.
그렇게 기운 빠진 세계 옆에 있다가 나까지 무력하게 돼버릴까봐,
우울은 옮아가는 게 아니라 증식하는 것이다. 우울은 수학적으로 즐거움보다 강하다. 약 2:1 정도로.
억지로 즐거워 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면 즐겁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무심하게 될 순 있다.
생에 음의 영역이 있고 양의 영역이 있다면 지난 1년간의 나는 그 중간에 있었다.
이제 건조한 털뭉치로 조금만 문질러 준다면 전자가 날아가던가 전자가 붙던가 할 것이다.
민감한 새해가 시작된다. 내 성질은 아무래도 알칼리 금속에 가까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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