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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국방부 "불온서적" 관련.

[현장칼럼] 진중문고의 재인식
http://media.daum.net/cplist/view.html?cateid=1009&cpid=19&newsid=20080807142916968&cp=ned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느낌은 사실 어느 쪽에서나 받을 수 있는데, 이른바 "불온서적" 해프닝을 보면서 받은 느낌이 대표적으로 그러하다. 군대에 아무 책이나 들어갈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아니었나?; "불온서적" 같이 최류탄 냄새 풀풀 나는 이름이 아니어서 그렇지 해마다 부대 내 금서 리스트 업데이트는 꾸준히 이루어지던 바였다. 그런 점에 문제를 제기하려면 진작 했어야지, 이제 와서 "시계를 거꾸로 돌린다" 는 식으로 물고 늘어지는 건 요점과 시기를 좀 많이 놓친 트집잡기일 수밖에. 내 짧은 감상에 따르자면 국방부 시계는 단 한순간도 거꾸로 돌아간 적이 없다. 좀 느리게 가는 게 사실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이렇게 자주, 그것도 퍽이나 젊은 피로 물갈이되는 조직에서 시간이 거꾸로 가기란 많이 어려운 일이다. 미시적 권력이 퍽이나 하잘것 없기 마련인, 20세기 중후반적 권력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혹은 유지해야만 하는) 군 조직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분명한 사실이지. 그런데도 도대체 이렇게까지 일이 커진 이유가 뭘까. 일단은 선정적인 단어가 문제였을테고 다음으론 퍽이나 구체적으로 뽑혀 나온 도서 리스트가 문제였을테고 그 다음으론 현 대통령에 대한 불신 - 이미 이 정도의 온건한 단어로 표현될 감정이 아닌 것 같지만 - 이 문제일텐데, 어느 쪽이든 팩트 자체의 문제와는 많은 거리를 갖고 있는 단순한 기사쓰기의 문제인 것 같다. 음냐. 뭐 더 할 말은 많지만 패스. 그냥 조커를 너무나도 미워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하비 덴트가 되기 마련이란 걸 기억했으면 좋겠다. 아, 그렇다고 배트맨이 되라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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