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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세상 참

너무 의외인 자리에서 의외인 사람을 만나서 놀랐던 어제. 하지만 후배를 만났기에 망정이지 혹여나 선배 혹은 친구라도 만났으면 그 어색함을 대체 뭘로 매웠어야 할지 생각해보니... 식은땀이 날 지경이다. (허허) 뭐 얼굴만 알고 지냈다고 할만한 사이이긴 하지만 이왕 만난 거 그런대로 챙겨줄 위치에 있는 사람이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사람이란 의외로 착한 동물인지도 모르겠... 다는 생각이 드는 게 아니라 역시나 참으로 간사한 동물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사람 위에 사람 있고 사람 밑에 사람 있는 이 요상한 세상의 괴이한 만족감에 익숙해져선 안되는데 말이다. 쩝. 나는 언제쯤 선의를 선의 그대로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려나.

오전 근무를 마치고 와서 미뤄놨던 책들을 죄다 읽어치우고 나니 어느 덧 네 시. 아 공부해야 되는데 큰일났다 싶어서 오늘의 레슨은 내일로 미뤄버렸다. 오늘 새벽과 내일 밤에 볼 시험결과에 대해서 타로를 뽑아 보니 데스Death가 두 번, 데빌Devil이 한 번 나왔다. 울 것 같은 기분으로 뽑은 마지막 카드는 그나마 템퍼런스Temperence. 요컨대 마음 비워라 이거지? 원래 이렇게 쎄게 나가는 아이가 아닌데. 열받은 나머지 이번 브렉에는 타로나 사 버릴까 생각중이다. 나들이 나가기 전 날 밤 주역을 펼치고 산가지를 돌려 괘를 뽑아보시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새로워지는... 게 아니라 공부를 하는 게 맞는 수순 아니더냐;;

아무튼 여러분들이 내 생각을 하며 삼십분씩만 손을 하늘로 뻗어주신다면 나는 그 원기를 모아 마인부우를 무찌르고 기어코 자랑스런 조국 하늘의 불침번 항공통제사로 거듭날 수 있을 거여요. 크어어 힘좀 줘요. 힘과 잠이 부족해...

그나저나, 가을볕이 좋아서 그런지 글쓸 생각이 나긴 한다. 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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