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수성의 어떤 부분은 때로 많은 사람들에게 착각을 일으키곤 한다. 특히나 나를 글로만 접한 사람들의 경우는 그 착각의 격차가 너무나 어마어마해서, 실제로 마주했을 때 퍽 곤혹스러운 상황이 연출되는 경우도 제법 되는데, 그러니까 내 고민은 왜 사람들이 나를 "거대 담론과 문학 일반, 그리고 삶에 대한 깊은 고민을 가진 청년" 따위로 받아들이냐, 하는 점이다. 내 평소 태도가 그렇게 심각한가?; 때로 심히 오글거리는 감수성에 푹 젖은 채로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을 접할 때마다 퍽이나 당황스럽다. 비웃기도 뭐하고, 공감하자니 내 주관적 미학이 허락칠 않고...;
대학 시절, 시험지마다 무슨 말인가를 왕창 쏟아내고 돌아서서는 거짓말만 쓰고 나왔다고 낄낄거리던 생각이 난다. 내 기억에 이런 경향은 국문과 학생들에게서 유난히 도드라졌는데, 그러니까 단 두 세줄의 단서만 가지고도 시험지 두장 반씩 잔뜩 아는 척을 할 수 있는 힘이란 건, 묘하지만 글쟁이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비밀 같은 거다. 부실한 팩트지만 어쨌든 완공된 서사구조만 보고 달려든다고나 할까; 글을 잘쓰고 또 많이 쓰는 사람일수록 이런 경향이 강해지고, 결과적으로 글을 통해 보이는 어떤 인물이란 자연인 아무개와는 별 상관없는 일종의 캐릭터인 경우가 많다. 그건 자기 안에 매몰돼서 진솔하게 쓰는 글일수록 "오글거리기" 마련이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 어려워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탓일 것이다. 결국 글쟁이는 항상 필자만큼 재밌는 사람은 아니다. 마치 자연인 이상이 그의 소설이나 시가 연상시키는 것처럼 쌩미치광이가 아니었듯이.
...그러니까 나는 아마추어가 쓴 시를 진지하게 읽고 강평을 해줄 사람이 못된다는 뜻이다 ㅠㅠ 아 낯부끄러워라 화끈화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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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시험지마다 무슨 말인가를 왕창 쏟아내고 돌아서서는 거짓말만 쓰고 나왔다고 낄낄거리던 생각이 난다. 내 기억에 이런 경향은 국문과 학생들에게서 유난히 도드라졌는데, 그러니까 단 두 세줄의 단서만 가지고도 시험지 두장 반씩 잔뜩 아는 척을 할 수 있는 힘이란 건, 묘하지만 글쟁이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비밀 같은 거다. 부실한 팩트지만 어쨌든 완공된 서사구조만 보고 달려든다고나 할까; 글을 잘쓰고 또 많이 쓰는 사람일수록 이런 경향이 강해지고, 결과적으로 글을 통해 보이는 어떤 인물이란 자연인 아무개와는 별 상관없는 일종의 캐릭터인 경우가 많다. 그건 자기 안에 매몰돼서 진솔하게 쓰는 글일수록 "오글거리기" 마련이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 어려워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탓일 것이다. 결국 글쟁이는 항상 필자만큼 재밌는 사람은 아니다. 마치 자연인 이상이 그의 소설이나 시가 연상시키는 것처럼 쌩미치광이가 아니었듯이.
...그러니까 나는 아마추어가 쓴 시를 진지하게 읽고 강평을 해줄 사람이 못된다는 뜻이다 ㅠㅠ 아 낯부끄러워라 화끈화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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