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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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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불확실성이다. 이제는 좀 안정된 삶을 살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는데, 도통 어느 것 하나 쉽지가 않다. 라고는 하지만, 쉽지 않다는 걸 알았던 지는 또 얼마나 오래되었는고. 그동안 뭐라도 했으면 도사가 됐겠다, 싶기도 하고. 늘상 머뭇거리다가 하나씩 버리기만 하지, 속 시원하게 대들어보는 것 없이 한 세월을 보내버릴 수는 없지 않겠나!... 싶어서 요샌 좀 다각도로 고민 중이다. 삶이 짜증나도록 불확실하니 와우도 제대로 못하겠다. 내일도 일퀘를 할 수 있을지, 다음 주 레이드에 참가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있어야 뭐라도 하지...

어쨌거나 확실하게 부족한 것은 사람이다.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 하루 웬종일 대화 상대가 어머니밖에 없다. (...) 뭐 워낙 혼자서도 잘 노는 성격이라 외로워서 힘든 건 아닌데 이러다가 성격이 정말 괴팍해질까봐 그게 걱정이다. 어쨌거나 언젠가는 다시 사람들이랑도 만나고 살아야 할 터인데...

재미가 없는 건 좀 다른 문제인 것 같다. 그냥 이 시기가 재미없는 시기인지도 모른다. 2월은 원래 좀 재미없는 달이고, 20대 후반이 원래 좀 재미없는 세대이고, 뭐 그런 거겠지. 재미없는게 심화된 후 암울함이 더해지면 비로소 30대 문턱에 다다를텐데, 요새 들어 이 30대를 잘못보낸 후 정말 바보가 돼버린 아저씨들을 떠올리자니 가끔씩 숨이 막힌다. 잘못 나이든 남자는 자폐증 걸린 바보가 되어버린다. 우선 말을 많이 하지 않는데, 자신이 느끼고 있는 걸 주변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하면 짜증을 부린다. 그래서 그 속사정에 대해서 물어보면 화를 낸다. 여기에서 파생된 합병증은 다양하거니와, 모든 증상은 일단 말수와 자기 해명이 줄어드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그 시작이 어디일지 알 것 같아서, 요새 좀 무섭다. 나이든다는 게 이렇게 실질적으로 무서웠던 적도 드문데.

최근 본 영화들... <워 호스>는 좀 웃겼다. 어쩌면 그렇게 착한 사람들만 나오는 영화를 만들었을까. 일전에 스필버그가 이 영화에 엄청 힘을 주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쉰들러리스트와 비교했던 듯) 아마 그 기자도 뭔가를 잘못 알았던 모양이다. <부러진 화살>은 좀 위험해 보였다. 실화를 다루는 픽션의 태도에 대한 이론이 여기저기 수두룩하겠지만서두, 실존인물과 실제 사건을 대하는 최소한의 진중함이 덜해보였다. 근데 영화가 예상했던 것만큼 강한 어조는 아니라서 어쩐지 갸웃?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는 뭐... 캐릭터와 연기와 이야기가 이렇게 강한 영화를 두고는 어쩐지 할 말이 없어진다. 난 메시지보다는 이야기 신봉론자인지라... 내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의문은 제목 뿐이다. <셜록>은 비록 영화가 아니지만서두 언젠가는 장문의 리뷰를 쓰고야 말테다!... 라고 생각 중. <할 수 있는자가 구하라> 역시 마찬가지.

선거가 가까워 오는지라 요새는 내 정치성향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을 하곤 하는데 적어도 진보신당이나 통합진보당 쪽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간 막연히 예측했던 내 성향과는 많이 다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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