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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Diary / Journal

여러가지...


- 생각없이 이력서만 넣어두었던 곳에서 합격통지가 오는 바람에 부랴부랴 다음 전형 내용을 보니 무려 '일반상식' 이다. 진정 괴랄한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일반상식이 뭐야 일반상식이... 반쯤은 포기, 나머지 반쯤은 생각 안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공부를 아주 안 할수는 없는 터라, 서점에 가서 책이나 들춰보고 들어왔더랬다. 책마다 맥락에서 떨어져 굵은 글씨로 부유하고 있는 반쪽짜리 백과사전식 인스턴트 지식들이, 참 서글퍼서 헛웃음이 나왔다. 이시대의 조직관리자들이시여, 도대체 얼마나 총명한 '인재' 를 찾으십니까들. 서로서로 고생이 많습니다...

- 이외에도 면접보러 오라고 한 곳이 두 군데 있는데, 곰곰이 생각하고 알아보니 영 맘에 들지 않아서 가지 않았다. 가만히 생각하니 힘든 일은 하기 싫어하는 "철없는 젊은이" 의 스테레오 타입같아서... 이제 무턱대고 이력서를 뿌려대는 건 좀 자제하려고 한다. 구직활동에 뛰어들면서 느낀 건데 아무래도 난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좀 더 자존감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래야 생에 목표란 걸 가지게 될 것도 같고.

- 한동안 저지방식에 고강도 운동을 병행하다보니 며칠 전부터 입맛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어제는 뜬금없이 치즈돈까스가 먹고 싶어서 애저녁에 온 동네를 헤맸는데, 오늘은 규동이 먹고싶어서 광고판 하나만 보고 시내를 돌아다녔다. 마침내 찾아낸 라멘집에 비치는 햇살이 참으로 따사로와서 여러모로 위로가 되었다. 아, 먹거리 한움큼으로도 위로받을 수 있는 삶이란. 그런데 이런 고비를 넘겨야 살이 빠질텐데...

- 어머니 대행업무를 보러 마을금고에 들렀는데 이율이 생각보다 괜찮길래 상담을 받았다. 직원이 힐끔힐끔 보더니 대학생 아니냐고 묻길래, 아니라고 대답했다. 직원 왈. "어머니 신분증 사진이 너무 젊어보여서 당연히 대학생인줄 알았네요~" 곰곰이 생각하니 이상하다. 아니 내가 젊어보이면 내가 젊어보인다고 하면 되지 이게 무슨... 그래서 대답했다. "그 사진 엄청 오래된 거에요. 한 8년쯤 됐나?"

- 뭐 거짓말도 아닌 게 진짜 오래된 사진 맞거든.

- 강정마을 사태가 여러모로 안타깝기는 한데, 나는 해군기지 건설의 당위성에는 깊히 동감하는 터라 좀 마음이 복잡한 게 사실이다. 지금 가장 널리 퍼지는 레토릭은 '구럼비 바위를 지켜주세요' 로 대표되는 생태주의의 언어인데, 이런 방식의 접근은 정치적 부담이 적은 만큼 어디선가 명백한 한계에 부닥치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벌써 여러가지 반론이 나오고 있더랬다) 결국 본질적인 건 비민주적 절차에 대한 규탄이 될 것이다. 난 그냥 여기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다. 특히 해적기지나 미 제국주의 운운하는 작자들은 좀 꺼져줬으면 하는 바람이...

- 이따금씩 SNS는 국가단위 사랑방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단코 좋은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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