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남았다. 사실 나는 매우 정치적인 사람인지라 요즘은 약간 흥분해 있는 상태다. 도대체 지난 4년간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나? 당선자 신분으로 정권 인수위를 꾸리던 그 순간부터, 역사에 길이 남을 어록과 사건들을 무수히 생산하며 오늘날까지 돌진해 온 악당정권. 기막히고 억울하고 어이없어도 그저 투표를 잘못한 탓이려니, 이게 다 업보려니, 이 나라 수준이려니, 생각하며 이를 갈았던 순간들이 얼마나 많았더란 말이냐. 이 울분이 쌓이고 쌓여 폭발하던 그 때... 다섯살 훈이가 잠잠하던 정계에 무수한 돌발변수들을 만들고 잠적할 때만 해도 당장 멸망할 것만 같던 저들이 어느샌가 살아나서 120~130석을 기대한다고 떠들어 대고 있으니 난 정말 이 나라 사람들의 수준을 알 수 없을 노릇이지만서두 (절반 이상은 선거구 제도 때문일 거라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이건 정말 말이 안되는 거다...), 그래도 아직 주사위는 손안에 있고 미래는 가변적이다. 하루 남았다. 하루...
- 사실 이런 목적이라면 국회의원 선거가 아니라 도편추방제를 도입했으면 하는 바람이...
- 봄날이었다. 모처럼 많이 걸었는데 날씨가 좋은 탓이었다. 이틀 사이에 개나리가 만발했고 군데군데 일찍 핀 벚꽃도 보였다. 이대로만 따뜻해 준다면 이번 주말에는 꽃놀이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기분이 심하게 좋았다. 버스커버스커 앨범 들으면서 걸었는데 <벚꽃엔딩>은 정말 벚꽃길과는 환상의 궁합이더라만. 어차피 길게 가지 못할 봄날이란 걸 막 깨달았을 무렵에는 괜시리 조급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냥 너그러워진 것 같다. 늙은 건가.
- 인터넷에서 의외로 블루레이 버전 <다크나이트> 를 구할 방법이 없더라. 심지어 그냥 다운로드도 안된다. 저작권이 넘어오지 않은 모양... 그냥 팔천원짜리 DVD로 사와서 생각해 보니 돈주고 DVD산 건 처음인듯.
- 꽤 오래전부터 나의 풀리지 않는 의문 : 도대체 사람들은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가? 그리고 어딜 가면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재미난 일이란 걸 할 수가 있는 것인가? 이건 내가 외롭다기보다는 (아마도 꽤 오랫동안) 심심하기 때문에 생기는 의문인 것 같다. 심심한 것과 우울한 것과 외로운 것을 구분한 이후로 나는 꼭 필요한 일이 아니고서는 사람들을 찾지 않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사람들은 퍽이나 심심하게 살고 있으며 그것을 우울하거나 외로운 것으로 착각 혹은 치환하더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글쎄... 우울하거나 외롭지 않은지는 일이년쯤 된 모양이다. (사춘기가 지난 건가. 대신 짜증만 늘고 있는 것 같기도 ;;) 그제는 카페 갔다가 <외로우니까 청춘이다> 를 절반쯤 휘리릭 읽어봤는데 이봐 그건 외로운 게 아니라 심심한 거라고!... 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아니 뭔 얘길 하려고 했더라. 그러니까 이시대 청춘들에게는 뻔한 위로나 상담같은 거 그다지 필요 없으니까 그냥 재미난 걸 하고 재미나게 살아보시오들 제발. 안철수도 좋지만 무한도전이 더 인기있는 이유를 모르겠음?
- 그러고보니 무한도전 결방 십주째. 이로서 내 인생 최초로 진심에서 우러나온 쌍욕을 퍼부어주고 싶은 인간이 생겼는데 그게 김재철이다. 뭐 이딴 인간이 있는지 몰라...
- 만일 연금복권 1등에 당첨된다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를 생각해 보다가 많이 공허해졌다. 할 게 없어!... 이로서 돈이 정답일 수는 없다는 게 만천하에 명확해졌다. 물론 문제가 아닐 수도 없겠지만.
- 축구얘기 : 아스날이 이겼다. 사실 이런 승리가 드문 일은 아니었지만 어제의 승리는 유난히 벅찼다. 이번 시즌 내내 EPL이나 유럽축구 자체에 좀 시큰둥했는데 아무래도 맨유가 선두복귀하고 레알도 바르샤한테 따라잡히기 시작하면서 좀 흥미가 생기는 것 같다. 요컨대 좀 뒤집히고 터지는 맛이 있어야 재미가 있는 법인데... 어제의 승리는 시즌 초반 망조가 제대로 들었던 아스날이 제 폼으로 올라왔다는 걸 증명하는 동시에 맨유의 반전우승을 확정짓는 의미가 있어서 스릴감 넘쳤던 듯. 정말 들어갈듯 들어갈듯 안들어가다가, 기어코 아르테타가 꽂아 넣을 때는 강렬한 희열이 막... 아 이런 맛에 축구 보는 구나 싶더라. (오늘도 노리치가 이겼다; EPL은 이런게 좋다니깐)
'살다보면 > Diary / Journ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소에 대한 불평 + 일상계획 (0) | 2012.07.04 |
---|---|
간만에 일기 (0) | 2012.05.30 |
일대백 우승! : 기록 (1) | 2012.03.26 |
예비군 후기 (0) | 2012.03.23 |
생일! (0) | 2012.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