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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할땐/영화보고

박쥐 (Thirst,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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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쥐>를 봤다. 언제나처럼 참 말이 많을 수 밖에 없는 박찬욱 영화

2.
하기야 따지고 들자면, 거의 모든 창작자가 평생 몇 가지 안되는 화두만을 갉아서 이런저런 식으로 변주해 보기 마련이겠지만, 이 영화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건 조금 아쉬운 일이다. 굳이 "복수 3부작" 이란 카테고리를 만들어 가면서 죄와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억지로라도 결론짓고자 했다면 이제는 조금 그 범주에서 벗어나 보는 게 괜찮지 않았을까. 하지만 영혼이야 3부작 쪽에 있더라도 육신은 <사이보그지만 괜찮아>에 조금 더 가까운 영화다. 그리고 이 두 가지의 부조화가 영화의 주된 재미를 이룬다.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식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야기하는 방식에 여유가 묻어난다는 건 적어도 감독이 몇 가지 강박에서는 벗어났음을 의미한다. 짧게 이야기할수록 비약이 되겠지만 결국엔 구원이라는 키워드가 그 점일테고. 그러니 어떤 비평적 관점에서 보자면 <박쥐>는 박찬욱 일생일대의 역작이라고 불릴 수도 있겠다 - 물론 이 지극히 언론적인 수사가 영화 자체의 질을 보장하진 못한다.

3.
근데 김옥빈은 어디서 뭘 하던 분이기에 갑자기 튀어나와 이토록 대단한 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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