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결에 인기척만 느끼고 일어나 보니 혼자 덩그러니...
그래도 며칠간 왁자지껄 지내다가 갑자기 혼자 남으니까 거의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게다가 여행 시작한 이래로 거의 도미토리에 묵어 왔으니
이렇게 쌩으로 혼자인 것도 첨이었단 말이지.
설상가상으로 날씨도 희끄무리 한 게 영... 좋지 않다.
늦도록 방 안에 멍하니 죽치고 있다가 밖으로 나감. 어차피 차도 반납해야 했다.
그러고보니 피라 마을은 제대로 보질 않았던 것 같아서... 피라를 둘러보기로 했음.
날씨는 빗방울이 흩날리는 정도. 간헐적으로 소나기도 내리고... 여하튼 영 좋지 않았다.
경관만 보면 정말 가보고 싶게 생긴 화산섬.
정기적으로 투어가 진행되는데 활화산인지라 근처 바닷물이 뜨끈뜨끈하다고 한다.
사실 피라 마을도 악착같기로는 이아 못지 않다...
프랑코씨는 인근 식당 주인인 듯 했음.
저 아래쪽으로 올드 포트 Old Port 가 있음.
올드 포트에서 피라 중심지까지는 바로 그 관광용 당나귀가 오간다. 냄새가 상당함...
올드 포트까지 내려가는 계단에는 이렇게 번호가 매겨져 있음.
뭐 사진만 보면 이쁜 것 같지만서두... 진심으로 날씨가 별로였음.
바람이 미친듯이 불어대서 사진기가 날릴 것 같았다니깐.
바람에 날리는 저 나무가 증거다. 뭐 그렇게 춥진 않았지만...
여긴 무슨 교회인 듯 했다.
대강 구경 마치고... 시간도 많겠다, 슬슬 돈도 남겠다, 기념품 쇼핑에 나섰다.
여행 기념품이 죄다 그리스産 에 집중되어 있는 게 다름아닌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산토리니는 와인이 유명하고 맛도 좋으니 혹여 기회가 있거든 사보시길.
나는 이외에도 목걸이나 열쇠고리 따위 (그리스 전역에서 볼 수 있는 "메두사의 눈") 를 샀는데
사람들 선물로는 그저 먹을거리가 최고더라는 교훈... 정녕 악세사리가 최악이다...
점심먹고는 비가 와장창 쏟아져서 한동안 대기...
하다가 잠시 끊긴 사이에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 다시 내리는 통에 홀딱 맞아버렸다.
방 안에 들어와서 혼자 옷 벗어서 말리는데 거의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뭐하자는 건지...
이 무렵에는 이미 지중해고 개뿔이고 그저 집에만 가고 싶었음.
해서 로도스 1박을 어지간하면 취소하려고 했던 모양인데 뜻대로 되질 않았더랬다. 뭐,
결과적으로는 가길 잘한 것 같지만. 아테네 가봐야 죄다 파업중이었다고 하니...
이건 장 봐서 방에서 혼자 챙겨먹은 저녁.
구운 베이컨 + 식빵 + 각종 쨈... 불쌍해 보일지 몰라도 이게 은근 푸짐했다;;
오후 내내 비바람이 미친 듯 몰아쳐서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걱정이 태산이었다.
다름이 아니라 에게 해 페리는 워낙 결항이 잦다고 들었던 탓에...
이 무렵 방에 갇혀서 트윗으로 웅얼거린 기록이 아직도 남아있을 거임.
다행히 밤이 되자 비바람은 좀 잦아들었다.
심심해서 찍은 숙소 전경... 대체 어디가 4성급이라는 거임?
밤이 깊고, 배 시간이 임박하여 도착한 항구.
비 오는 산토리니는 거의 유령섬 같았는데 때가 되니
사람들이 죄다 어디서 오는 건지... 여하튼 북적거리더라.
먼발치서 다가오는 배님...
이코노미석에 탄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두 소파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잠을 청한다 ㅋ 나름 편안함.
로도스까지도 8시간은 걸리는 여정이었는데 내내 잘 잔 덕에 그리 멀게 느껴지진 않았다. 음,
배 내부 모습은 아마 나중에 상세히 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14시간 동안 탔으니깐...
어지간하면 안녕, 산토리니 뭐 이러고 싶은데 그닥 아름답게 이별하질 못해서?;
다음은 로도스. 이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다.
많이 지쳤을 때 별로 가고 싶지도 않은데 가서 그런지; 기억에 더 남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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