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 포스팅도 그러했지만, 속절없는 일상 정체현상에 시달리는 중. 뭐 조금은 강제 피서중이랄까. 여하튼 비도 오고 날씨도 대강 시원해지는 것 같으니 이번 주말 여행과 펜타포트를 계기로 다시 정신차려보기로 하였다. 얼마나 갈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서두..
- 헬스장 다니는 것도 그만뒀고, 요사이는 수영만 다니는 게 하루 일과인데... 원래 다니던 곳에 방학을 맞이한 초딩의 공습이 거센 관계로 잠시 다른 곳을 구경해 보기로 했다. 본래 다니던 곳은 깊이 1.4미터에 길이 25미터 짜리, 레인은 여섯개 정도 되는... 성인 남성에게는 적잖이 아담한 공간이었던 반면에 오늘 찾아간 체육관은 깊이 2미터에 길이는 50미터짜리, 레인은 열두개인, 제법 거대한 곳. 규모에 비해 인터넷을 암만 뒤져도 소개가 빈약하기에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무려 청주시 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하는 '공공시설' 이었다; 공공시설답게 직원들이 좀 불친절해서 그렇지... 초딩들 방해 안받고 즐기기에는 적당할 것 같은데. (공식 명칭도 그냥 "청주 실내수영장" 이다.)
- 문제는 내가 원래 물을 좀 무서워하는 사람인지라... 지난 두 달의 강습을 통해 자신감이 좀 붙었다지만 막상 발이 닿지 않는 물에 몸을 담그기란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게다가 길이는 원래 다니던 곳의 두 배잖아. 하지만 저쪽 발 닿는 풀을 힐끔 보니 역시 초딩들과 노인 분들이 벅적거리고 있어서... 딱히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 가슴을 진정시키고 한번 건너가 보니 의외로 할만 해서 두 시간 정도 놀았는데... 그 결과 오후 다섯시부터 넉다운...-_-;;; 아 진정 죽을것같다;; 이딴 식으로 잉여체력을 낭비하다니;;
- 그나저나, 내 옆에서 힘든 기색도 없이 오십미터 레인을 쉴새 없이 오락가락하던 아줌마들... 정말 정체가 뭘까. 수영장 다니다 보면 이런 슈퍼 아주머니들을 종종 만나는데 이래저래 사람을 자괴감에 빠지게 만든다;; 배영이나 평영도 아니고 자유형으로 줄창 왔다갔다왔다갔다... 군대 행군중에 산꼭대기에서 동네 할아버지들을 만났던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다. 진정 생활체육의 위대함. 여러분, 운동하시라.
- 김애란씨 새 단편집 <비행운>이 나왔다기에 냉큼 서점으로 가서 주워왔다. 아주 새 단편만 모아놓은 건 아니고 <벌레들> 이나 <물속 골리앗> 같은 건 예전에 다른 책에 실렸던 놈들인듯. 개인적으로 김애란씨는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느낀 실망이 워낙 커서 기대를 접을까 말까 고민도 하고 있었는데... (이건 내 주변 사람들의 공론이기도 하고?) 역시 단편에서 느껴지는 공력은 보통이 아니다. 보통 기존 평론계에선 '이 시대의 20대를 다루는' 작가군의 일원으로 김애란을 소모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이 작가의 단편은 그 이상으로 평가받아야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김애란이 아이러니를 직조하는 솜씨에서는 적잖이 고전적인 '극작법' 의 영향이 짙게 느껴지는데... 가득찬 '생각' 과 텅 빈 '이야기' 에 질려 한국 현대소설 읽기를 포기하기에 이른 나와 같은 독자들에게 김애란은 거의 완벽한 대안과도 같게 느껴지곤 한다. 물론, <두근두근 내 인생>의 안이함만 없었다면 정말 완벽했겠지만서두.
- 그래 뭐... 소설은 기본적으로 재미난 이야기책이어야 한다는 게 내 변함없는 지론이다. 장르문학을 지향하는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는 입장이려나.
- 개러지밴드로 시작해 본 음악작업(?)은 어쩌다보니 꾸물꾸물 영역을 넓혀서 미디음악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특히 아이패드 및 맥용으로 나온 나노스튜디오Nanostudio 란 시퀀싱 어플은 14.99$ 란 저렴한 가격에 놀랄만큼 완성도 있는 믹싱을 지원하기 때문에 어젯밤 이 시각에 거의 구매할 뻔! 하였으나...; 어쨌거나 신디사이저 및 기본 코드진행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이는 걸음마도 할 수 없겠다는 판단이 서서 간신히 참아내고 있다. 지금도 참아내고 있다. 앞으로도 죽 참아내고 있을 것 같다. 저렴한 가격에 정말 놀랄만큼 완성도 있는 믹싱이 가능한데... 아아악
- 그러고보면 난 원래 어쿠스틱, 언플러그드, 뭐 이런 음악들의 신봉자였는데 어젯밤에 우연히 듣게 된 테크노 루프 하나에 그렇게 푹 빠져들게 될 줄은 누가 알았을꼬. 전자음악 의외로 매력있더라.
- 지난번에 시내 나가서 알아보니까 보급형 신디사이저도 의외로 저렴하던데... 주가도 올라서 묵혀둔 펀드도 곧 원금 회복될 거 같던데...
- 하나에 꽂혀버리면 다른 무엇도 하지 못하는 지랄맞은 성격. 여하튼 팔월의 목표는 여전히 소설 네 편을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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