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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Diary / Journal

블로그가 망해가는구나 : 짧은 기록 혹은 보고

1. 뜬금없는 글지옥과 갑작스런 주화입마를 거쳐 마침내 공채꽃이 피는 9월이 되었건만 내 일상이 바빠질수록 블로그는 조용해지니, 사실 여기가 조용한 것은 외려 좋은 징조라 할 것입니다. 걱정할 필요 없어요. 무소식이 희소식.

 

2. 최근 남아도는 잉여력들은 한데 뭉치고 뭉쳐서 팀블로그 끌밋(http://glmeet.com)이란 사이트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글지옥과 주화입마의 여파가 미친 탓에 아직은 제 흔적이 많지 않지만 신상이 대강 정리되었으니 머지 않아 많아질 겁니다. 사실 필력을 폭발시키는 건 언제가 됐든 간에 문제가 되질 않아요. 그걸 읽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지... 이런 점에서 가벼운 맘으로 글을 쓰고 집단의 이름으로 발표할 수 있는 커뮤니티는 언제나 바라왔던 것이고, 사실 그걸 이제야 시작했다는 건 조금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늦은 감이 있습니다. 박명수 옹에 따르자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정말 늦을 때이니, 여하튼 열심히 써야 할 것이고... 열심히 쓸 것입니다.

 

3. 이와는 조금 별개로 영화평 모음 블로그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http://whatmovies.tistory.com) 역시 런칭했습니다. 친한 지인들과 연맹 형식으로 시작하여 힘을 받으려 하였으나, 그들과 함께하는 사업들이 언제나 그랬듯 조금은 흐지부지흐지부지 되어가고 있는 중; 한동안은 어떻게든 혼자서 살려보려고 하겠지만 정 힘에 부칠 경우 일반에 노출시켜 버릴(!) 계획도 있습니다. 하지만 낯을 심하게 가리고 예의를 과하게 차리며 애정에 심하게 민감한 제 성격상 뭔가 '그럴싸한' 모양이 나오기 전까지 그리 될 확률은 미미하겠죠. 단 하나 약속할 수 있는 건, 포기하진 않을 겁니다.

 

4. 글지옥을 불러온 원흉이었던 제3회 ZA공모전(http://ga.goldenbough.co.kr)은 이제 마감을 거쳐 예심에 들어갔습니다. 솔직히 마감 하루 전까지만 해도 예심통과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 탓에 연작 마무리를 제대로 안 지은 것도 있어요 솔직히;) 마지막 날 작품들이 '쏟아지는' 바람에; 이제는 자신없습니다. (징징) 암튼 2회의 진행경과를 살펴볼 때 생각보다 결과가 빨리 나오는데다가 그 과정이 조금 민망할 정도로 투명하기까지 하니, 각잡고 기다려 보기는 할 생각입니다. 그래요 뭐 규모도 작은 공모전이었고...

 

5.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살펴보니 여기저기서 공채 소식이 들려오는 중이고... 작년에는 유럽 여행 덕택에 무더기로 놓쳐버렸던; 문학상들도 하나 둘씩 오픈하고 있더이다. 솔직히 조급함이 극에 달했던 올 초만 하더라도 되는 곳 안되는 곳 죄다 이력서를 찔러놓고 봤을텐데, 이젠 취업이란 것에 적잖이 시니컬해진 터라 그렇게나 부지런해질 수 있을지 조금은 의문입니다. 그렇다고 에라 모르겠다 장편공모를 준비하자니 까놓고 미래가 걱정되는 게 사실이고... 아 오천만원만 수중에 있으면 다른 거 안 따지고 소설만 써 볼텐데... 영어 verbal 테스트 점수가 없는 게 이럴 때는 차라리 다행인 것도 같아요. 선택의 폭이 확 줄어버리니까 머릿속에서 정리하기가 쉽다니까요. 그래봐야 복잡한 건 마찬가지지만;

 

6. 여전히 나아진 건 없지만 기분만은 여름보다 괜찮은 편입니다. 어떻게든 살아간다는 말이 영 거짓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날 믿어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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