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이 장면은 그저 입을 떡하니 벌리게 만드는 장면으로 세간에 명성이 자자하니, 거기에 무슨 평을 더하리오.
- 캐틀린 스타크의 절규는 그야말로 이 가혹한 장면을 완성시키는 화룡점정. 음악이 바뀐 것 만으로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사태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모든 이들의 속셈을 간파했으며 모든 일을 돌이킬 수 없는 순간까지 가서도,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킹슬레이어 놓아줬을 때 바닥까지 떨어졌던 호감이 한번에 살아나는 장면이었음. 뭐 결국 부질없는 일이었지만... 그러고 보면 캐틀린은 전반적으로 굉장히 이성적이고 주체적인 사람으로 표현되는데, 유독 제이미를 놓아주는 장면에서만 이해할 수 없는 오기를 부렸던 것 같다. 이봐, 아무리 딸래미들 목숨이 귀하다지만, 그 양반이 당신 아들을 불구로 만들었고 남편을 백주 대낮에 죽이려 들었다고.
- 그리고 솔직히 롭 스타크는 이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단 한번도 주체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없다 -.- 딱 한 번, 제이미를 포로로 잡았던 그 전투에서만 어느 정도 존재감을 드러냈을 뿐이지... 그 후에는 시즌 2와 시즌 3를 통틀어서 오로지 연애질만 하고 있었을 뿐. 사실 그 전투에서도 캐틀린이 여기저기 오가면서 판은 다 만들어 줬던 거 아니었음? 이 캐릭터가 소설에서도 이렇게 마냥 낭비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이게 '피의 결혼식' 의 거부감을 중화시키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이었는지도 (혼자서) 모르겠다고 생각 중. 툭 까놓고 말하자면 이 시리즈에 나오는 온갖 이해할 수 없는 연애질 중에서도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연애질이 롭의 연애질이었다. 전쟁 중에, 그것도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 -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암살이나 복수가 아니라 '전쟁' 의 목적으로 삼기에 이 명분은 너무나도 사적인 것이다 - 절체절명의 전쟁 중에 그냥 연애를 한다고 해도 모르겠는데 그 귀한 동맹들을 돌려 세우는 연애질이 도무지 웬말이냐. 아오.
- 여하튼 이걸로 시즌 3까지 정주행을 마쳤음. 현재까지 가장 마음이 가는 캐릭터는 티리온 라니스터인 가운데... 아무래도 이 서사시의 주인공은 존 스노우 혹은 대너리스 타가리옌일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면서, 이제는 슬슬 조프리가 아웃될 타이밍이 온 것 같음. 조프리가 아니면 타이윈이 아웃돼야 하는데 설마 그럴리는 없을 것 같고... 아, 스포일러 없이 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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