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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Diary / Journal

사람은 쇠퇴하니까

맨 처음 트위터라는 것을 접했을때 고작 '140자'라는 한계 때문에 꽤 많이 황당했던 기억이 난다. 아니 대체 140자 안에 무슨 수로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한다는 거지? 실제로 그때 나는 서울을 오가는 버스 안에서 당시 사용하던 아이폰 3gs로 블로그에 로그인해서, 그 작은 화면으로 장문의 블로깅을 하기도 했다. (지금도 아마 그때 쓴 글이 남아있거나 할 거다) 그리고 트위터는 정말 단상을 남기는 용도... 로만 사용하거나 아예 별로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 대단히 황당한 일이다. 대체 나는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았던 걸까.

지난 몇 년간 나는 인간의 능력이 자기 계발을 게을리할 경우 얼마나 형편없이 쇠퇴할 수 있는지 몸소 느끼고 있다. 몸으로 하는 일들은 특히나 단 하루라도 연습을 게을리할 경우 말짱 도루묵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으며, 전혀 아닐 것 같은 창작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별로 대단한 창작의 영역이 아니라 그냥 이렇게 아무 말이나 남기는 경우에도 그렇다. 아니 자기 안에 할 이야기가 넘칠 때까지 참을성을 갖고 기다리라는 뭐 그런 조언도 있다지만 그런 건 적어도 나한테 맞지 않는 것 같고... 고기도 씹어 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이 있다. 할 말도 말을 많이 하는 사람한테나 샘솟는 거지, 할 말 참고 살다가 타이밍이 맞아서 왁 쏟아냈다는 사람은 좀처럼 본 적이 없다.

그러므로 올해는 앞으로 자주자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남겨야겠다는 다짐 같은 걸 하는 것이다. 인생의 르네상스랄까 레트로랄까 복고풍이랄까. 여하튼 20대 언저리의 어떤 날렵함을 나의 본질로 간직하지 않고서는 인생 자체가 속절없이 이리저리 휘둘리다가 썩어가는 걸 막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 이제 그만 변하고 예전으로 돌아가 보자.

사실 중년의 위기도 아니고 새삼 뭔 이런 생각을 하나 싶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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