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Diary / Journal (208) 썸네일형 리스트형 공연, MOT 하루 스케줄은 딱 하나씩. 오늘은 못 공연에 다녀왔다. 사실 단독공연까지 쫓아갈 정도로 소중해하는 밴드는 아닌데 그냥저냥 시간도 맞고 같이 가자고 하는 친구도 있고... 해서 못 답게 당연하게도 조용조용히 듣을 노래들 위주였는데 (앵콜곡, Once OST "Falling slowly" 가 그 와중에 제일 신났다......) 스탠딩이어서! 2시간동안 방방 뛰고 소리지르는 것보다 가만히 서 있는 게 더 고통스럽다는 걸 알았다; 허리아파ㅠ 못은 그렇다 치고, 게스트들을 보고 있자니 홍대 앞이라는 공간이 참 새로웠다. 그곳 클럽들은 메이저와 마이너의 취향이 완만한 그라데이션을 이루며 공존하는 곳이라 그 중간지대에 서 있는 어색한 밴드들이 간혹 눈에 띄는데, 오늘이 좀 그랬다. 글쎄 무대 위에서 가수는 철저히 조.. 생각 한 사람이 다른 누군가의 전부가 될 수도 있다는 거짓말을 얼마나 마음을 크게 먹으면 이해해 줄 수 있는건지, 마음이 점점 좁아지는 나는 날이 갈수록 더더욱 모르겠다. 나잇살을 그렇게 먹고 비슷한 일들과 비슷한 후회를 그렇게 하고도 결과적으로 똑같은 일들에 특별대우와 분리수거를 명령하는 심리의 기묘한 움직임은 인류사의 영원한 불가사의로 남을 일이다. 바보짓을 정의하자면 똑같은 상황에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도 상이한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이성적인 정언명령은 그렇게 똑부러지게 대답한다. 허나 인간이 미래에 대해 가지는 이상한 신뢰와 믿음은 경험적으로 하나 둘씩 소거되는 사유양식이 아닌 모양이다. 결국 적당한 범위만큼 무심해지지 않고서는 세상을 살아가기도 참 어려운 일이고, 삶은 무심함을 열쇠로 하여 끊임없.. 복귀전야 설 맞이 기나긴 휴가... 를 마치고 서울로의 복귀를 하루 앞두고 있는 지금. 사실 워낙 한 일이 없어서 근 일주일간의 일기를 한꺼번에 쓸수도 있다-_-;; 뭐 특기할만한 사항을 뽑아보자면 영화를 몇 편 봤다는 것과 한동안 못 보던 친구들을 다시 만났다는 것, (어차피 다시 못 볼테지만) 그리고 쓸만한 선물을 몇 개 챙겼다는 것과... 강호동의 1박 2일을 전부 챙겨봤다는 것 정도? 아 정말 시간 무가치하게 쓰는구나. 이런 생활, 언제까지 계속하게 될까. 남대문이 전소됐단다. 뉴스속보에서 꿋꿋하게 디카를 들이미는 시민들을 발견하고 어쩐지 나도 서울에 있었으면 택시타고 구경나갔을 거란 생각을 해봤다. (...) 워낙 어이없는 일이 많다보니 면역이 돼버린 모양이다. 허허. 본격적인? 새해의 시작은 언제나 설이었다. 설이 지나기 전까지의 세월은 계절의 균열사이에 모호하게 웅크리고 있을 뿐. 시작과 함께 언제부턴가 많은 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우울해하기 시작했다. 익숙하지 않다. 그러니까 나는 무섭다는 것이다. 그렇게 기운 빠진 세계 옆에 있다가 나까지 무력하게 돼버릴까봐, 우울은 옮아가는 게 아니라 증식하는 것이다. 우울은 수학적으로 즐거움보다 강하다. 약 2:1 정도로. 억지로 즐거워 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면 즐겁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무심하게 될 순 있다. 생에 음의 영역이 있고 양의 영역이 있다면 지난 1년간의 나는 그 중간에 있었다. 이제 건조한 털뭉치로 조금만 문질러 준다면 전자가 날아가던가 전자가 붙던가 할 것이다. 민감한 새해가 시작된다. 내 성질은 아무래도 알칼리 금속에 가.. 감기는 가고 감기는 가고 기침만 남았다 콜록콜록 그래도 담배는 핀다 (...) 음, 뭐, 요즘 주변에 군대가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반쯤은 농담처럼 공군으로 가는 아이들은 나를 소대장으로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얘기하고 다녔는데, 실제로 주변을 살펴보니 의외로 세상은 좁더라; 다행히 친구끼리 만난 경우나 바로 아는 사람들이 만난 경우는 좀 드문 편이지만 한 다리 건너서 아는 사람이 있는 경우는 거의 누구에게나 있을 정도? 허나 근 세달 안에 공군으로 간 후배들이, 하나, 둘... 다섯 명은 되는 것 같은데, 한 사람쯤은 정말 어디선가 마주치게 되지 않을까; 에이, 설마 그러겠어. 위로 날씨가 좋았다. 간만에 움집을 벗어나 마음껏 일광욕을 하면서 나는 거의 봄을 거머쥔 기분이었다. 별로 어렵지 않은 시험을 봤고 봤던 영화를 또 봤으며 늘 먹던 음식을 또 먹었다. 자주 보던 친구는 잡티가 도드라진 피부 만큼이나 거칠게 웃어대며 반복되는 삶의 피곤을 이야기했다. 어떤 이들은 늘상 있는 일들을 안으로 삼키고 가공해 거짓 웃음을 만드느라 큰 고생을 한다. 그 지친 얼굴들을 보며 오늘도 내일도 서비스 서비스를 부르짓던 미사토를 상상했다. 맑은 날씨로 밝은 하루를 강요하는 건 삶과 우주의 가장 잔인한 농간이다. 잔뜩 날카로운 공기와 멍멍한 하늘과 찢어진 햇살 사이를 음악과 함께 걸으며 나는 모두에게 내가 얼마나 위로가 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이승기가 부릅니다, [그래서 어쩌라고]. 낄낄. 긴 하루 긴 하루가 끝났다. 앓아 누워 있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의 갖은 연락에 시달려야 하는 시간들은 항상 길기만 하다. 뭐 대부분이 그간 미뤄놨던 일들을 처리하는 정당한 수순에 의한 것이었던 만큼 딱히 짜증이 나거나 도망치고 싶었다는 건 아니다. 그냥 쫌 피곤했다는 것 뿐이지. 책 읽으면서 침대에 누워 골골거리다가 내일이 시험이라는 걸 문득 깨닫고 이것저것 들춰보다가 밤이 좀 늦었다. 이제 자야지. 뜬금없이 발표가 나 버리고 난 뒤에, 입대일을 기다리면서 군대 가기 전에 해 보고 싶었던 게 세 가지 있었다. 첫째는 폐인생활, 둘째는 똑소리나게 건강한 생활, 셋째는 친한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에 매달리는 것이다. 첫째는 언제나 하던 거니까 조금 심화시키는 게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는데, 이보다 조금 더 어렵지만.. 아무래도 감기 생각해보면 어제의 스케줄은 간만에 너무 과했던 것 같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중이다. 때때로 몸은 정신보다 훨씬 예민하다. 먼저 자기 직전 마지막으로 태운 담배가 유난히 따갑다고 느껴졌는데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다. 조금 늦게 일어나 보니 머리가 띵하다. 마지막으로 감기 걸렸던 게 얼마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런 제길. 할일은 많고, 시간은 얼마 없는데 아파버리면 짜증이 솟구친다. 이 거지같은 육신, 난 언제쯤 내 몸 덕을 보고 살아볼까. 나에게 몸이란 건 언제나 돈 잡아먹고 정신을 괴롭히며 자괴감을 생산하는 매개체일 뿐이다. 얼마 전에도 치과 갔다가 대뜸 50만원을 때려버려서 머리가 아팠던 기억이... 관두자 현재 상태라면, 일단은 목이 조금 따끔거리고 머리가 띵한 것 정도로 정리된다. 이전 1 ··· 23 24 25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