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The good, The bad, The weird, 2008)
잔뜩 기대하고 봤는데, 조금은 어? 싶어서 머릿속 데이터베이스를 뒤져보니, 음, 김지운 감독은 사실 그럴 듯한 스토리 텔러라기 보다는 꽤 괜찮은 스타일리스트에 가까운 사람이었다는 기억이 문득. 태왕사신기에나 등장할 난삽한 패션들에 반지의 제왕에나 등장할 어이없는 무기들에, 나름대로 시대에 맞는 일본군 스타일, 거기에 웨스턴 스타일, 조금은 일본 냄새가 나는 각종 "간지" 아이템들, 누가 봐도 해저 2만리를 떠올리게 만드는 헬멧까지... 국적도 모르고 이름도 모를 각종 스타일들이 두서없이 마구 뒤섞여서 교통정리가 도저히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이정도의 재미난 그림들을 뽑아내는 재주는 분명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조금 더 잘 할 수 있었던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본다. 돈이 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