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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성의 사나이 (1962) - 알다시피 의 필립 K. 딕이다. - 로저 젤라즈니, 필립 K 딕, 아서 클라크, 로버트 아인리히, 윌리엄 깁슨 등등 20세기 초중반 SF 작가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데... 아무리 마음을 비우려고 해도 옛날 책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게 단순히 촌스럽다거나 시대에 뒤쳐졌다는 의미와는 조금 다르게, 옛날 사람들 특유의 '거대서사' 를 다루고자 하는 욕심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2015년 가장 핫했던 SF 소설 의 한없이 소박한 배경과 그 목적을 돌이켜 보자면, 위에 이야기한 작가들의 거대함이 어떤 것인지 아마 짐작이 가리라고 생각한다. - 역시 거대함으로는 여느 소설에 뒤지지 않는다. 하기사 애초에 전 세계의 운명을 논하는 대체역사물인데 거창하지 않을 도리가 있나. (* 이 책은 2차대전..
씁쓸한 사실 - 요새 하고 있는 일이 대충 한 궤도를 다 돌아서... 문득 이전에 다니던 회사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졌더랬다. 사람한테 물어보기는 뭣하고 검색이나 해서 알아보려고 했는데 네이버/다음은 물론이고 심지어 구글님께서도 알고 있으신 게 없단다 (...) 일전에 결혼식 때문에 그 회사 사람들 만난 게 거의 6개월 전이었는데, 그 때만 해도 분명히 매출이 이전보다 늘고 있네 신제품을 낼 것이네 사람도 새로 뽑네 분주했던 이야기를 들어서 잘 알고 있거늘. 어쩜 그리 찻잔속의 태풍으로 그치고들 있는지... 근데 그쪽 마케팅 대상과 주체들이 오프라인 친화성이 매우 강한 탓에 일어나는 착시효과일 수도 있다. 세상이 자꾸 월드와이드웹으로 들어오게 될수록 사람들이 착각하게 되는데, 아직 세계는 모니터 밖에 있다.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 이 말을 누가 했는지가 의외로 불분명하다는데... ( 여기 ) 사실 잘못 알려진대로 단재 선생이 한 말이 맞다 하더라도 아무래도 저 이야기는 진지한 역사학자가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민족불멸이 역사학에 중요한 문제라는 의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혹시나 모를까. - 국정 역사교과서는 사실 아직 누가 쓸지도 결정되지 않았고 확실한 집필기준이 정해지지도 않았으며 (* 정확히 말하자면 바뀌지 않았다. 교육부 장관이 그냥 그대로 간다고 했다... 아니 그럼 대체 뭘 '올바로' 바꾸겠다는 거야? 일을 하자는 거야 말자는 거야?) 심지어 그걸 생각해 보자는 토론회 따위도 열리지 않고 있는데... 역사를 둘러싼 온갖 말들만 무성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강의 진영 구성은 아무래도 국정화 찬성의 중심에 친일독재, 즉 식..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에 반대하며 - 어쩐지 먼 훗날 후손들에게 "나는 세계가 미쳐 돌아가던 그 엄혹한 시절에도 이 정도 이성은 가진 사람이었다" 라고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몇 줄 기록을 남김. - 건조한 사실만 놓고 보자면 국정 교과서 도입은 이미 반대하고 찬성하고 자시고... 그런 단계를 넘어선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 (...) 뭐 국회를 통과할 일도 없고 그냥 교육부 권한에서 짝짜꿍하고 필진 모아서 1년 안에 뚝딱 만들면 끝나는 일이라 하니 굉장히 맥이 빠지긴 한다. 국회 통과같은 절차가 있는 일들도 어어 하는 사이에 훌러덩 넘어가 버리는 게 대한민국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거늘 하물며 공무원끼리 뚝딱 하는 일은 얼마나 빠르게 되겠어. 게다가 이 나라는 "능률적인 일처리" 와 "졸속 처리" 의 차이점을 모르..
"아는 것만을 본다" 크로스로드에 김보영 작가의 글 하나가 실렸다. 트위터를 떠돌다가 발견했는데 곱씹어볼 통찰이 꽤나 많은 편. http://crossroads.apctp.org/myboard/read.php?id=8&para1=121&Board=0025 특히 나는 이 부분이 재미났는데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만, 좀 더 과격하게 말하면 뇌는 아는 것만을 본다. - 이 얼마나 적확한 표현인가. 몇가지를 덧붙이자면, 사람은 나이가 들어갈 수록 '더 많이 아는 것' 을 포기하게 된다. 수많은 노인들이 오랜 세월을 기울여 탄식한 바에 따르면 나이와 호기심의 총량은 대체로 완만한 반비례 곡선을 이룬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뭐 서글프다거나 그래서 젊음이 부럽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 호기심을 제물로 바친 결과 우리가 얻게..
추석을 보내며 - 일주일의 시작이 수요일인데다가, 주말에는 술자리가, 그 술자리가 끝난 후에는 제법 먼 여행길이 남아있다. 남은 3일은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 이미 해 왔던 작업을 마무리지을 것인가, 빨리 끝낼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것인가. 사실 해 오던 일을 정리한다는 것 역시도 상상 이상으로 자라나 또다른 일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이제껏 해왔던 일들을 되돌아보고 미처 챙기지 못했던 디테일들을 주섬주섬 주워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건 내가 애초에꼼꼼한 성격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얻게 된 생활의 지혜일 수도 있다. 예컨대 미뤄 둔 집정리를 한가한 주말에 몰아서 처리한다던가... 그런데 나이를 먹을 수록 묘하게 그 미뤄두는 사실 자체도 귀찮아지는 기분이 든다. 미뤄뒀다가..
요즘 식구들 아이언맨 Mk.3 얘는 마크 몇이더라... 뭐 영화에도 안나오고 애니에서도 검은 색은 본 적 없지만 사실 마크 1도 있었음 짜잔 얘는 워머신... 싸구려라 눈에 불은 안들어옴 한동안 뽑아댔던 DC 랜덤피규어 베인! 인데 아무래도 다크나이트라이즈 버전인듯(손에 쥔 검은 봉다리 같은 것이 배트맨 가면....)사실 배트맨은 영화의 역할이 워낙 지대해서 어느 걸 오리지날이라 하기도 애매하고... 처음 뽑았을 때 나온 그린랜턴. 처음엔 손에 웬 표창이 있는 줄... 세번째로 뽑은 플래시.배트맨 나오기를 간절히 바란 건데 참 죽어라고 안나온다 세개나 뽑았으니 또 사기도 애매하고.. -_- 얘도 뭐 싸게싸게 산 스파이디.그런데 히어로 피규어 중에 스파이디만큼 근육이 강조되는 것도 드물더라사실 스판덱스 히어로의 대표격..
대중가요의 대중 위로법 2013년 이적,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눈으로 본 순간 믿어보기로 했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할 수 있단 걸 알게 된 순간 고갤 끄덕였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알지 못했지 그 땐 몰랐지 이젠 올 수도 없고 갈 수도 없는 힘들었던 나의 시절 나의 20대 멈추지 말고 쓰러지지 말고 앞만 보고 달려 너의 길을 가 주변에서 하는 수많은 이야기 그러나 정말 들어야 하는 건 내 마음 속 작은 이야기 지금 바로 내 마음속에서 말하는 대로 1995년 패닉, 언젠가 먼 훗날에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 거라고아무도 못 봤지만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나는 영원히 갈래 내 모든 걸 바쳤지만이젠 모두 푸른 연기처럼산산히 흩어지고내게 남아있는 작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