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쇠퇴하니까 맨 처음 트위터라는 것을 접했을때 고작 '140자'라는 한계 때문에 꽤 많이 황당했던 기억이 난다. 아니 대체 140자 안에 무슨 수로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한다는 거지? 실제로 그때 나는 서울을 오가는 버스 안에서 당시 사용하던 아이폰 3gs로 블로그에 로그인해서, 그 작은 화면으로 장문의 블로깅을 하기도 했다. (지금도 아마 그때 쓴 글이 남아있거나 할 거다) 그리고 트위터는 정말 단상을 남기는 용도... 로만 사용하거나 아예 별로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 대단히 황당한 일이다. 대체 나는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았던 걸까.지난 몇 년간 나는 인간의 능력이 자기 계발을 게을리할 경우 얼마나 형편없이 쇠퇴할 수 있는지 몸소 느끼고 있다. 몸으로 하는 일들은 특히나 단 하루라도 연습.. 즐거운 생각을 하자 자유시간이 나면 할 수 있는 일이 무척 많다. 넷플릭스를 봐도 되고, 유튜브를 봐도 되고, 재방송 중인 밀린 예능을 볼 수도 있고, 요리를 해 볼 수도 있고, 하다 만 게임을 해도 되고, 못다 읽은 책을 읽어도 되고, 쇼핑몰에 다니며 아이 쇼핑을 해도 되고, 이렇게 글을 쓸 궁리를 해 봐도 되고, 안무를 몇 개 따 봐도 되고, 영화관에 들러서 영화를 봐도 되고... 때로는 인생이 한 여섯 번쯤 되도 지루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문제가 있다면 그 많은 것 중 무엇 하나 끌리는 게 없다는 점이지만.문제가 있다면 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거다. 운동은 왜 하고 영화는 왜 보나? 책은 왜 읽고 게임은 왜 하는데! 세상에 이런 걸 자문하는 것 자체가 아무 의미 없다는 건 나도 알고 있다. 그냥 재밌으니까 .. 얼마만의 포스팅인지 - 모르겠다는 말을 하려다 보니 바로 몇 안되는 아래에 '아듀 2017'이 있다. 정말 일 년에 한 두번 쓰고 있구나.- 사실 이렇게까지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는 건 아니었고, 뭔가 글을 남기려다가 완성 직전에 지워버린 적이 꽤 많았다.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할 시간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완성 직전에 '굳이 왜?' 라는 질문이 떠오르면 그 허무함을 좀처럼 이기지 못했던 탓이 크다. 허나 언제나 그랬듯 이렇게 연말이 되면 1년 간 뭘 했는지 알려줄 부표같은 게 필요하단 생각은 든다. 뭐 대단한 생각과 사건은 아니더라도 그냥 올해 여름은 참 더웠다! 이사를 했다! 새 책상을 샀다! 새 TV를 샀다! 이런 거 정도라도 있으면 좋잖아... 그래서 작년에도 일기를 쓰자고 했던 거 같지만.- 올.. 아이들 - 평소 어린 것들을 접할 일이 없는데 최근 며칠 새 일때문에 강의를 하다보니 이래저래 잡생각이 많아졌다.어린 시절 우리 아버지가 나한테 가장 많이 했던 말은 "(한숨과 함께) 빨리 좀 커라." 였더랬다. 그게 뭐 빨리 철 좀 들어라, 이런 종류의 푸념은 아니었고, 어린이들만이 가지고 있는 이상한 공포와 아집, 사소한 것에 대한 집착, 하등 사소하고 불필요하지만 지켜야 하는 규칙 (예를 들어 뭐 그림일기 나 곤충 채집같은 방학숙제를 해 가야 한다거나...) 에서 벗어나 '말이 통하는' 성인이 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뜻이었다. 어렸을 때는 이런 뜻을 알면서도 그게 어디 내 맘대로 되는 거냐며 투덜거렸던 기억만 나는데, 어느덧 삼십대 중반에 이르고 나서 보니 그게 무슨 말인지 좀 알 것 같다. 아, 이해할 수.. 사소한 자격지심 가끔 사람을 너무 치사하고 초라하게 만드는 자격지심이 있다대학생 때는 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는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웠다. 그때 학교 근처 원룸 보증금이 보통 삼백 내지 오백 정도였다. 엄청 크지 는 않은 돈이지만, 갓 스물이 된 친구들에게 그런 돈이 있을 리 없으니 보통은 집에서 지원해 준 돈이었다. 물론 나는 보증금 삼백 내지 오백을 받지 못했지만 다달이 월세로 쓸 돈과 용돈을 받았고 알바같은 걸 하지 않아도 그럭저럭 삶을 꾸려갈 수 있었다. 등록금은 단 한푼도 내 손으로 마련하지 않았다. 이것만 해도 정말 어렵게 사는 남들보다, 대학을 졸업한 것만으로 억대 빚을 지게 되는 남들보다 정말 많은 혜택을 봤다는 걸 알고 있다. 아주 잘 알고 있다. 내가 조금만 더 부지런하거나 똑똑하거나 검소했다면, 그 삼.. 간만의 기록 1.어쨌거나 또! 책을 냈고... 이로써 1년 사이 10권 출간에 성공했다! 사실 책을 낸 뒤의 뿌듯함 이제 이런건 잘 모르겠고, 솔직히 이제 와서 1권을 보면 뭐 이딴 재미없는 얘기를 이리 미주알고주알 서 놨나 싶기도 하고; 특히 19세기를 다루고 나니 기원전 3500년 뭐 이딴 시대 얘기는 정말 너무나도 재미없어뵌다. 항상 "아무리 딴 세상 얘기처럼 들려도 역사는 우리 삶과 연결되어 있다" 는 걸 강조하곤 했는데 그게 참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자꾸 든다. 옛날 얘기는 그냥 옛날 얘기이며, 현실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기는 엄청 어렵다. 정 현실과 역사를 연결시키고 싶거든 19세기부터 파도 족하지 않으려나.2.석가탄신일 연휴에는 모처럼 영화를 이것저것 챙겨봤는데 뒤늦게 본 을 보면서 참 이런저런 생각.. 아듀 2017 지나고 보니 2017년은 유달리 큰 일이 많았던 한 해였다. 그런데 그래서 한 해가 정말 길게 느껴진다기 보다는 "세상에 정말 그 일이 전부 올해에 다 있었다구?" 뭐 이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뭔가 서로 다른 시공간을 한 곳에 뭉쳐놓고 2017년이라는 딱지를 붙여버린 기분이다. 허나 안타깝게도 최근엔 블로그를 안하고 일기도 안 써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씩 되새기기가 어렵다. 이럴 때마다 일기를 써야 한다는 후회가 새록새록... 아쉬우나마 트위터 기록을 통해 조금씩이라도 살펴보도록 하자: 2월까지: 포켓몬 Go!- 이 게임이 한국에 출시된 것이 1월 24일이며 나는 대체로 2월 말까지 이 게임을 즐겼다. 특히 혹한 속 한밤중에 집 근처 보라매 공원을 헤매며 피카츄를 잡아들이고 (피카츄 스팟이었음...).. 요즈음의 고민 "선빈씨는 요새 가장 큰 고민이 뭐예요?"한 이틀 전쯤에 이런 질문을 들었는데 정말 순간적으로 그런 거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적잖이 당황했다. 그래서 그렇게 대답해 버리고 나서도 (...) 과연 정말 그런 걸까 꽤 고민했음. 그러니까 고민이 없다는 게 고민이 되는 건가. 허나 확실한 건 최근 들어서 막 속상하거나 미치겠거나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들 만큼 곤란한 마음을 느낀 적이 없다는 거... 엄밀히 얘기하면 그만큼 문제의 본질이 작다기보다는 내가 속을 썩여 봐야 속히 해결될 사이즈가 아니기 때문에 크게 마음을 쓰지 않는 것이며, 내가 속을 썩여서 해결될 일이면 그냥 해결하고 말기 때문에 그 중간 어디쯤에 머무르는 일이 없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말장난처럼 보이겠지만 그 중간 어디쯤에 머무.. 이전 1 2 3 4 5 ··· 7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