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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할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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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듣는 음악 - 이런 쓸데없는 포스팅을 하는 이유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일단 이전 포스팅을 올린지가 너무 오래됐고, 다음으로는... - 어제 이런 질문을 받았더랬다: "음악 취향이 어떻게 되세요?" 바꾸어 말하자면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그런데 의외로 이 질문에 대답하기 어렵다는 걸 깨닫고는 아주 살짝, 깊게는 아니고 아주 살짝 고민을 했었더랬다. 음... 요사이 취미활동이 돌고 돌아서 다시 음악으로 회귀하고 있는 중인데, 대체 나는 왜 기타를 치려고 하는가, 에 대한 근원적인 의구심이 들기도 했고... 그냥 남에게 나를 좀 더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소개하는 방책 중에는 음악 취향을 알려주는 게 주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는데, 그렇다면 나에게 그 키워드가 될만한 설명방식은 무얼까... 가 궁금해지기도 ..
Woodkid - Iron 요새 이분들 노래가 쉴새없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특히 갤6 광고에서 아주 노골적으로...) 처음에 어쌔신크리드 리벨레이션 OST(https://youtu.be/HMsbMK9Odoc)로 접했던 과거가 있어서 어쩐지 반갑. 컬러링 삼으면 어떨까 진지하게 고민중이다 (...)
왕좌의 게임: 피의 결혼식, 소감 - 사실 이 장면은 그저 입을 떡하니 벌리게 만드는 장면으로 세간에 명성이 자자하니, 거기에 무슨 평을 더하리오. - 캐틀린 스타크의 절규는 그야말로 이 가혹한 장면을 완성시키는 화룡점정. 음악이 바뀐 것 만으로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사태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모든 이들의 속셈을 간파했으며 모든 일을 돌이킬 수 없는 순간까지 가서도,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킹슬레이어 놓아줬을 때 바닥까지 떨어졌던 호감이 한번에 살아나는 장면이었음. 뭐 결국 부질없는 일이었지만... 그러고 보면 캐틀린은 전반적으로 굉장히 이성적이고 주체적인 사람으로 표현되는데, 유독 제이미를 놓아주는 장면에서만 이해할 수 없는 오기를 부렸던 것 같다. 이봐, 아무리 딸래미들 목숨이 귀하다지..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세계>에서 원전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 정확하진 않지만 생각나는 대로 인용해 보자면 로마 멸망 이후 천년이 넘도록 이탈리아 전역을 약탈하던 이슬람의 사라센 해적떼. 어느 날 로마 지척의 '루미' 라는 도시에 이른 해적떼의 사절이 교황을 찾아왔는데 그는 자루 가득 담아온 밤알을 교황 앞에 쏟아 놓으며 말하기를 "루미를 짓밟을 이슬람 용사는 이 밤알 만큼이나 많다." 이에 교황이 가신을 시켜 밀알 한 자루를 가져오게 하더니 그것을 사절 앞에 쏟아부으며 대답하기를 "네 주인에게 가서 전하라. 너희들 앞에는 이 밀알만큼이나 많은 루미가 있다고." 어지간해서는 진지한 역사가로 인정받는 바가 없는 시오노 나나미지만서두 이 사람 책을 계속 잡을 수 밖에 없는 매력이 이런 구절에 있다. 최근엔 대중적 매력을 어필하는 교양 역사서..
LotR 재독중. "우리 시대에는 제발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요." "나도 그렇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그런 심정이겠지. 하지만 시대는 우리가 선택하는 게 아니지 않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주어진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는 거야. 프로도, 이미 우리 시대는 어두워지고 있네. 적은 빠른 속도로 세력을 키우고 있고, 그의 계획은 아직 완성은 안 되었지만 상당히 진척된 것이 사실이야." - 2장 '과거의 그림자' ...소왕국의 제왕들은 서로 싸움을 벌였고, 그들의 탐욕스런 신병기의 붉은 칼날에 아침 햇살이 불꽃처럼 반사되었다. 승리와 패배가 있었으며 탑이 무너지고 성채가 불타올라 화염이 하늘을 찔렀다. 죽은 왕과 왕비들의 상여 위에 황금이 덮였고, 무덤이 그들을 덮고 나서 돌문이 닫혔다. 그리고 그 위에..
[정성하&2NE1] Lonely 나온지는 한달 반이 됐지만 뭐 이제 봤으니... 근데 인터뷰 기사 읽다보니 정성하군 오창읍에 산다더라. 약간 충격이었음 반경 백키로 안에 사는 사람 중에 제일 유명인일 거 같아
[WoW] 판다리아의 안개, 판다렌 수도사 튜토리얼 판다리아의 안개 공식 시네마 트레일러가 떴길래 괜시리 유튜브를 뒤적거리다보니 걸린 영상 사실 와우는 만렙 찍은 다음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서두 막 캐릭터를 만들고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내딛을 때의 고유한 쾌감도 대단한 편이다 와우가 오픈베타를 시작한지 햇수로 8년, 정말 수도 없이 접었다 펼쳤다를 반복하면서도 내가 끝끝내 이 게임을 "그만뒀다" 고 선언하지 못하는 이유를 꽤 오래 궁금해 했는데... 오늘 이 영상을 접한 순간 뭔가 깨달음이 오는 것 같았다. 아, 정말 와우에는 설레임이 있다. 이 게임에서 단맛쓴맛 다 본 사람도 속절없이 속아넘어가는 설레임이 그게 뭐 나만 느끼는 거라면 별 수 없겠지만 딱히 그런 것도 아닌 것 같고 딱히 이 게임의 '어떤 요소' 가 그런 기분을 만..
[박정현] 미안해 + 이이언 인터뷰 뮤비는 그렇다 치고; 가사도 그렇다 치고; 의외로 올여름에 들었던 앨범 중에는 박정현 8집이 가장 좋았다 트랙마다 색깔이 뚜렷한데다가 기존 '박정현표' 노래들과 비교해 볼때 이래저래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한 앨범인데, 그게 앨범 안에서 '박정현' 의 아이덴티티를 통해 잘 어우러지고 있다. 다만 그 '실험적인 시도' 의 대부분이 다양한 뮤지션과의 합작이라는 방법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조금 거칠게 평가하자면 박정현표 컴필레이션 앨범? 정도로 들릴 우려도 있다 특히 이이언이나 몬구 같은 인디 뮤지션과의 작업물은 적잖이 돌출되어 있는 느낌. 하지만 이 들쭉날쭉한 앨범을 이 정도 퀄리티로 소화해냈다는 것만으로도 보컬 박정현의 역량 - 특히 장르를 이리저리 넘나드는 능력 - 은 충분히 입증된다고 할 수 있겠다 통합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