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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기 전에 비스마르크는 보불전쟁의 승리를 거둔 이후 베르사유 궁전에서 독일 제국을 선포하고 독일을 통일했다. 근데 이상하다. 아니 독일을 통일하려면 독일 내의 소국들을 공격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한반도를 통일하는 신라가 백제와 고구려를 공격했지 일본과 중국을 공격했나?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가 중국 내의 제후국을 공격했지 뭐 흉노족을 공격했나? 남북한을 통일하려면 북한을 공...략해야 하는 거 아닌가? 여하튼, 근데 독일 통일에서는 유독 그게 그렇지가 않다. 비스마르크는 통일의 대상이라 할 수 있는 독일 내 제후국들을 공격한 게 아니라, 제국에서 쫓아내야 할 덴마크와 오스트리아를 공격하고 뒤이어 독일 내에는 한발짝도 내민 적이 없는 프랑스를 공격한다. 그리고 그 결과 2차 세계대전까지 이어지는 현대사의 뿌리, 독일 ..
오래된 친구를 만난다는 게 마음이 편할 때도 있지만 별로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왜 그런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너의 마음 같은 건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생각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솔직히 말하지 않는데 어떻게 아나. 그런 능력은 세상 누구에게도 없다. 그러니까 눈빛만 봐도 마음을 알 만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이건 아니건 간에, 사람이 일단 말을 하거나 모종의 행동을 하면 일단 좀 보고 듣고 해석을 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최근 몇 차례 나름대로 고민이란 걸 얘기해봤으나 상대방이 그다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험을 - 사실 내가 대인관계에서 그다지 진지하게 고민 상담을 하는 캐릭터는 아니니까 - 해 보고 참 생전 겪어본 적 없는 고립감을 많이 느꼈더랬다. 하긴 내가 원래 그런 걸 해 본적이 없으니 별로..
몰아서 기록 - 블로그에 글을 썼던 것이 언제인가. 생각난 김에 (근무시간이지만 마침 한가하기도 하고) 몇 마디 기록 - 최근 나를 가장 답답하게 하는 것은 뜻밖에도 헌재의 탄핵심판 과정 (...) 이왕이면 이런 것 말고 좀 나의 일상에 가까운 인간문제라던가 일에 관련된 문제로 답답하는 편이 좀 더 좋을 거라는 점, 물론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런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대체로 내 머리를 넘어 가슴까지 답답하게 하는 일들은 암만 답답해 봐야 실제로 해결책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어지간하면 그 자리에서 잊어버리거나 회피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다. 얼마 전까지는 뒷담화로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이젠 그나마도 안하려고 굉장히 노력 중. 또 안 좋은 말을 자꾸 하면 할수록 정신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글을 쓰다보면 나도 모르게 모순되는 말을 적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예컨대 이런 거다 XX제국은 급속히 세력을 불려 수많은 민족을 지배하게 되었으나 피지배민족에 비해 지배민족이 수적으로 매우 적었다. 그래서 -> 자민족 제일주의를 펴고 반항하는 애들은 모조리 짓밟아버렸다. / 그리하여 제국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피지배민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철저히 능력 위주로 높은 관직에 임용하기도 했다. / 그리하여 제국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자민족 제일주의를 펴고 반항하는 애들은 모조리 짓밟아버렸다. / 그리하여 반란이 들끓었고 제국은 곧 망했다.-> 피지배민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철저히 능력 위주로 높은 관직에 임용하기도 했다. / 그리하여 XX제국은 어느 순간 소멸했다. 또 하나 도시의 발달, 교통의 발달과 ..
트로이가 뭐길래 "트로이" 란 도시 이름을 들었을때 어떤 이야기까지 떠올릴 수 있는가? 보통 사람 상식 수준에서는 브래드 피트가 나오는 영화 트로이와 목마의 전설까지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일 테고, 문학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호메로스나 란 단어까지 떠올릴 수도 있겠다. 여기에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트로이 전쟁의 배경: 그러니까 고대 그리스 문명의 선조 격인 미케네 문명, 그리고 그 미케네 문명이 전성기에 있을때 그와 대립했던 도시로서 트로이를 떠올릴 수도 있겠구... 여기에 정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트로이 문명은 그리스에서 바다 건너, 즉 아나톨리아 반도의 소아시아 계통에 속한 문명으로서 예로부터 그리스인들이 생각했던 "아시아 문명" 에 속한다... 는 것까지 떠올릴 수도 있겠다. 실제로 헤로도토스의 에..
성상파괴운동 - 성상파괴운동(Iconoclasm)이란 단어는 의외로 여러가지 맥락을 의미한다. 일단 역사용어가 아니라 종교용어(?)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오늘날 세계적인 성상파괴주의자라고 할 수 있는 IS나 탈레반의 대규모 문화재 파괴가 일어날때 거기다가 Iconoclasm, Iconoclast라는 말을 붙이곤 하더라. - 하지만 역사용어로는 보통 서기 8~9세기 사이에 비잔티움 제국을 중심으로 성화상의 제작을 금지하고 이미 제작된 성화상을 파괴했던 사태를 가리킨다. 로마 교황에게 비난의 빌미를 제공해서 결국 교황이 프랑크 왕국을 등에 업고 독립하는 계기가 되었으니 정치적으로도 꽤나 큰 의미를 가진 사건이며... 보통 우리나라에서 성상파괴운동, 성상파괴주의자라고 하면 이 사태와 관련되서 사용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2016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불평불만 올해도 어김없이 페스티벌과 영화제 시즌이 다가왔다...올해 7월엔 중국도 다녀와야 하고 돈도 없고 이래저래 옛날만큼 이런 일들에 몰빵할 여력이 나질 않지만서두어쨌든 해마다 하던 일이니 스킵하기엔 영 아쉽다고나 할까 문제는 올해 부산영화제가 계속 시끄럽더만 부천영화제마저 영 예년같질 못하다는 거.물론 부천영화제가 예전같지 않다는 말이 어제오늘 나온 말이 아니긴 하지만그래도 부천만의 느낌이랄까 매력이랄까 그런 게 유지되고 있었는데 올해는 좀 무색무취해진 감이 없지않다상영작 면면을 보면 아무래도 예전보다 빡씬 영화들이 상당부분 사라진 느낌적인 느낌그리고 뭔 ? 그런 섹션을 만들더만 옛날 영화를 왕창 틀어주는 괴이한 짓을 (...)요새 재상영이 트렌드라고는 하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나. 더구나 부천영화제잖아! ..
또 잡생각 정리: 중세 봉건사회와 교회의 관계, 혹은 교황권의 정체. - 역시 회사 일 때문에 3일 정도 중세 유럽 봉건사회의 성립과 교회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하다보니 정신이 살짝 이상해 진 것 같다... 망할 회사... 뭐 이딴 생각을 하게 만들어... 솔직히 나는 요새 오버워치 생각만 하기도 바쁘단 말이다. - 일단 중세 유럽은 어떤 식으로 도식화를 시켜 설명을 하건 어디선가는 오류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세계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유럽이 좀 다양한 세계인가. 대충 로마 멸망 이후 카롤루스의 서로마 황제 즉위로 다시금 하나된 세계가 되었다고 배우긴 하지만 그 하나된 세계라는 것이 채 100년도 못 가고 허무하게 사라진 걸 놓고 보면 그게 얼마나 맞는 이야기인지도 몹시 큰 의문이 드는 게 사실. 훗날 학자들이 도식화를 하다보니 그 시점쯤에 "유럽의 재통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