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Diary / Journal (208) 썸네일형 리스트형 감상 - "비록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라는 말로 운을 띄우는 사람을 적잖이 싫어하는 편이다. 이유를 복잡하게 말하자면 복잡하게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무엇보다... 저 말을 앞세운 사람이 지난 대선에서 떳떳이 당선된 연후에 아직까지도 저 말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 보다 간명하게 이 모든 불쾌감을 설명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 분이 당선 이후에도 "나는 정치인이 아니라 정치는 잘 모른다" 라는 말을 앞세운 채 (정치인이 아니면 도대체 뭡니까;)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온갖 진지하거나 쓸만한 논의의 장들을 모조리 흙탕물 싸움 혹은 철 지난 "좌우의 대립" 이라는 프레임으로 봉인해 버리며 단순과격한 실용과 실천의 세상을 연 뒤에, 소통과 토론의 세상은 적어도 10년쯤은 과거로 퇴보해 버렸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잠잠 - 간만에 부대에서 평안한 주말. 그러고보면 처음 임관했을 무렵 가장 싫었던 말이 "주말에 집에 안보낸다" 였거늘, 별일도 없이 금-토-일을 부대에서 보내면서도 그다지 괴롭진 않았다. 집에 가나 여기 있으나 뭐 별다른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이 세상에 마음을 두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사소한 차이일 뿐이다. (그때보다 숙소사정이 훨씬 쾌적한 탓도 있겠지;) 암튼 빨래하고 청소하고 늦잠자고, 나름 유익했다. - 그래도 심심한 건 심심한 거고, 심심한 와중에도 마냥 시간만 죽이기는 싫다는 건 여전하다. 책도 사고 영화도 받아놓고 나름 만반의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정작 시간이 남으면 멍하니 앉아서 아무 것도 하기 싫으니 것참 미묘한 일이다. 게으른 거랑은 좀 다른 문제로, 어쨌든 나에겐 아직 사람이 .. 아 어 음 예측할 수 없었던 늦가을의 이상기후로 벼르던 여행 계획은 죄다 취소. 저 구름 너머로... 휴가는 내놨겠다 할 게임은 많겠다 모처럼 자리잡고 앉아서 넋을 놓고 보니 시간은 참 잘가고 날씨는 기묘하고 세상은 어제와 같고 그래서 무엇이든 잘 되어가니? 란 질문조차 받기 싫은 상태가 가끔은 반복되는데 이것이 알고 보면 단순히 덜 여문 자의식 때문이란 사실이 참 싫고 너와 너와 너에게 나는 무슨 의미일까 골똘히 생각해 봐야 답도 나오지 않는 현실 하지 못한 질문과 참아야 할 상황들이 아득하게 쌓여만 가서 어떤 인내심으로 어디에 화를 내봐야 차마 살아갈 수 있는 건지 답을 알고 있는 말들 만큼이나 강요할 수 없는 대답들을 나는 왜 그딴 걸 듣고 싶어하는 걸까 모두에게 힘들 걸 알면서도 그냥 그런게 힘들지 않은 세.. 주말 및 - 지난 수년간 겪어왔지만 아, 그(녀)와의 만남은 정말 겪을 때마다 힘들다. 정신적으로 소모가 되는 느낌? 그나마 자주 만날 땐 인정으로 불쾌감을 희석시킬 기회도 제법 됐는데 자주 못만나다보니 점점 그것도 안되고. 이래서 나이를 먹고 나면 친한 친구들과도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게 아닐까 싶다. 마음과 마음을 교감하는 작업을 이렇게 다른 세상에 살면서도 별다른 오해 없이 지속시키기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 다음 주면 극장상영이 끝날 분위기인지라-_- 를 보고 왔다. 픽사는 미친 것 같다. 이것들은 이제 아예 명작이 아닌 작품을 만드는 법은 망각했는지도 모른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눈물짓는 관객이 많아서... 상영관에 가득하던 초딩들도 순간 숙연. - 덥다덥다 말로는 들었지만 정말 이렇게나 더.. 분기 며칠간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사실 엄밀히 제 3자의 시각에서 따지고 보면 내 문제는 아닌지라-_- 슬픔을 슬픔으로 격조있게 즐기지 못하게끔 하는 이들의 망언을 연타로 맞다보니 뭔가 심성이 좀 많이 비뚤어지고 말았다; 아 정말 이딴 세상에서의 일에 정도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는 건 바보짓이다. 실제로 지지난주에는 모 소위들의 사소하지만 격렬한 갈등 이야기에 쿨하게 대답하지 않았던가? "얼릉 중위 다셈" 하여 결론은 니캉내캉 제대나 하고 보자. 어느덧 10개월밖에 안남았더구나. 라는 것. 애초에 내년 이맘때 쯤이면 이 모든 일들은 나에겐 꿈처럼 남아있을 시간들이다. 혹시나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현실도 아니고. 반드시 깨어날 꿈속의 일에 정도 이상으로 집착할 필요가 있는가? 아 나는 일종의 림보에 빠.. 기분나쁨 근 반년을 끌어왔던 모종의 일이 드디어 대충 결말을 향해 가고 있다.가고 있는데, 그 결말이란 것이 근 반년간 절대로 바라지 않았던 방향이라 많이 기분이 나쁘고 속이 상한다. 나는 이 일이 상당히 여러가지 층위에 걸쳐서 문제꺼리가 됨을 잘 알고 있다. 바깥으로 대놓고 말하진 않지만, 그 중 가장 큰 건 역시나 내 감정 문제일테고, 업무상의 문제나 많은 이들이 나를 압박하며 언급하는 "좀 더 큰 그림"의 문제는 사실 부차적인 것에 불과하다. 대충 두번째쯤 되는 층위가 결국엔 (거창하게 말해서) 윤리의 문제이다. 결국 나는 일차적으로는 이 일이 맘에 들지 않아서, 이차적으로는 이 일이 이런 결말로 향하는 것은 명백히 "온당하지 못한 처사" 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간 내 마음을 쏟아서 어떻게든 이 결말을 막아.. 행복했으면 좋겠다. 다들 일상들 - 더위가 정도를 지나쳐서 깬 상태에서도 꿈을 꾸게 만든다. 온갖 해괴한 망상들이 머리를 관통하고 나선형으로 헤집는 탓에 종일 멍하게 늘어져서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원래 내일이란 것에 대한 생각을 구체적으로 하고 사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지금처럼 무대책인 적은 없었는데. 들이쉬고 내쉬는 감정과 호흡들이 뜨겁고 습하게 뱃속을 가득 채우고, 현실 밖이 아닌 그 무엇도 상상하기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이것이 단지 날씨와 기분에 국한된 문제인지는 여러번 돌이켜봐야 할 문제일 것이다. 답답하고 허탈한 자유만 손가락 사이로 들어왔다가 흩어지는 나날들. 오늘은 아침부터 시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누군들 모든 인간관계에 시작부터 회의懷疑를 깔아놓고 싶겠냐. 나도 소시적엔 드래곤볼좀 봤던 사람이고, 진심과 ..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