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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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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돈을 벌고 있어서 좋은 건 적어도 소비에 관한 한 상당한 수준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 (뿐?) 여전히 이마트에서 책사오는 패턴은 영 익숙해지질 않지만; 간만에 일본소설에 도전한다. 1Q84 사실 이외에도 몇가지 잡품을 더 질렀지만 어쩐지 비밀 (이라고 굳이 블로그에 쓰는 이 미묘한 심리라니)
재미없어 억지로 즐거워지려고 했다가 되려 더 재미없어지는 날도 있는 법이다. 그래도 그 불특정 누군가에겐 항상 즐거운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하는 게 결국 내 바람이다. 모두가 내 밑바닥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걸 의식하기에 스스로 밑바닥을 드러내는 짓은 정말 끔찍하다. 자존심에 살고 죽는 인간형의 마지막 발악인 셈이다 어쩌면 다들 알고 있을 테고 그런 식으로 즐거운 "척" 하고 있다는 걸 느끼는 사람들에겐 나란 인간은 얼마나 의아할지 다만 몇가지 다행스러운 게 있다면 앞으로 그런 걸 손수 느껴줄 사람을 만날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진다는 거다. 뭐 사실 그게 정말 다행스러운 건지 아닌지 나는 잘 모르겠다. 적어도 욕망은 서로 모순되었을 때 삶을 조금 더 값어치있게 만들어준다는 생각을 한다. 단지 실망스러운 건 이놈의 생활..
"너만 행복하다면 난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같은 말, 아무리 좋게 들어주려 해도 좋게 들리질 않는다. 뭐랄까 "잘먹고 잘살아라 이 개자식아" 의 다른 버전을 듣는 느낌이랄까.
우울 우울할 때도 이젠 무작정 늦게 자거나 추운 밤거리를 서성이지 않는다. 고작 이런 것이 삼사년 더 나이먹었다는 징표일까 싶어서 나는 퍽이나 씁쓸하다. 누구도 자신의 우울을 객관화해서 드러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이 견뎌내고 있는 이 견딜 수 없이 특별한 슬픔들이 사실 알고 보면 별로 특별할 것도 유별날 것도 없는 보편적이고 허술한 감정의 하찮은 격량일 뿐이란 사실을, 똑바로 들여다 봤을 때 유쾌해질 사람이란 사실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우울한 사람은 대체로 특별하게 대접받길 원한다. 하찮은 이해 같은 걸 원하는 게 아니다. 이 말인 즉슨 우울이란 것의 해결방법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 이역만리쯤 다른 곳에 있다는 뜻이다. 예컨데 Affection 과 Medicine 만큼이나. 그런 걸 생각하고..
노곤 집도절도없는 객지에서 싸돌아다니면서 노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나이먹으니까 이짓도 못해먹겠다 아 피곤해 ; 어쨌든 대체로 저렴하면서 유익했던 이번 주말 (가격대 성능비가 좋았다고나?) 꼬박 6개월만에 다시 만난 루비살롱 패밀리들도 여지없는 실력을 보여주셨고 특히나 국카스텐... 超 명당자리에서 관람한 그들의 공연은 가히 듣는 것 만으로 뒷골이 땡기고 모세혈관에 묵은 콜레스테롤이 뻥 쓸려나가는 수준이랄까 반면 안타까운 음향시설에 고전하신 검정치마 지못미. 새로오신 기타분 은근 패션가이던데 개중에 가장 공중파스러웠던(?) W&Whale 은 어쩜 그리 색기가 흐르시는지 목소리부터 아주 레베루가 다르다는 걸 뜨끈하게 보여주셨다. 으흐흐 자리가 너무 좋다보니 눈이 자꾸 마주쳐서 어쩐지 민망 ; 나머진 잘 모르겠다 ..
피곤 아무튼 휴가는 휴가니까 계획을 짜야겠는데 생각이란 걸 하기가 너무나도 귀찮다 ; 주말마다 잠만 쳐 잔다는 이 시대 아버님들의 모습이 십분 이해되는 중 그냥 누가 전화해서 내일은 몇시까지 어디로 뭘 들고 기어나오면 알아서 끌고 다녀 주겠다고 거칠게 다뤄줬으면 좋으련만 내 팔자에 그렇게 부지런하고 단호하며 친절한 주변인이 있을 턱이 없지 (깊은 한숨) 내 죄가 크다
이상향 지난 여름부터 어지럽게 품고 시작한 로망과 일들을 종합하니, 내가 다다르고 싶은 이상향이 간략하게 정리되었다 기타치는 몸짱 부자 소설가 이 시대 매스미디어의 폐혜가 느껴지는 단어 조합이랄까...
상담.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383131.html 사실은 그렇게 적나라하게 말해줄 사람이 없었던 것 뿐이다 이미 알고 있는 걸 깨닫게 해 주는 게 카운셀링의 기본이라면 그것 역시나 참 어려운 일이라는 걸 문득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