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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셔닝 꽤 오래전부터... 부연하자면 처음으로 만든 홈페이지가 지금의 이곳과 비슷한 성격으로 캐릭터를 바꾸었을 때부터 했던 생각이지만, 나는 이곳에 선언되는 모든 주장들을 진지한 것으로 취급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굳이 시간을 들여서 분석해 본 사람이야 없으리라고 생각하지만 내 모든 주장들은 시간과 때와 장소에 따라서 참 뻔뻔하게도 번복되고 뒤집어지고 때때로 스스로가 스스로를 공격하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이 모든 것이 참으로 "이 곳" 의 성격에 걸맞는 성향이라고 생각한다. 이 곳은 나의 완성된 주장과 생각을 알맞게 포장해서 이해하기 쉬운 캐릭터로 다른 이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광활한 네트에 "나" 라는 정체성을 찍어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비록 부정확하지만) 한 점이기 때문이다. 굳이..
신기 요사이 심심하거나 간절하면 종종 꺼내보는 타로카드가 너무 엄청난 신기를 보이고 있어서 당황스럽다.; 메이저 카드만 돌아가면서 나올 뿐인데 참 묘하게 맞아 떨어지니 이것 참. 결과가 워낙 안좋아서 간절한 마음으로 쪼르면 간간히 놀랄만큼 훌륭하게 위로해주기도 한다. 으흣. 참고로 이 녀석이 자주 꺼내드는 카드는 Judgement와 Temperence. 위로용 카드는 Wheel of Fortune 정도? 유순해보이지만 Devil이나 Tower를 꽤 자주 보여주는 강단도 보인다-_- 그래도 Death는 잘 안주니 착한 편인가; 말나온 김에 요번 주말엔 타로나 질러야겠다. 생각보다 재밌는데?
종교적 연애관 개봉을 목전에 두고, 꽤 오래전에 세미나 때문에 허겁지겁 읽어치웠던 그 원작을 다시 한번 떠올렸더랬다. 글쎄, 이야기에 대한 평가야 사람에 따라 엇갈리기 마련이지만 나는 사람이 사람을 구속하지 않는 자유로운 세상을 꿈꾼다는, 이른바 "발칙한 상상력" 이 고작 "딴살림 차린 아내" 정도로 구체화되는 게 퍽이나 싫었다. 목적은 안드로메다에 있는데 동네 언덕에서 날아보겠다고 파닥거리고 있는, 이상하게 균형이 맞지 않는 이야기였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 모든 걸 차치하더라도 나는 오늘날 세상을 통치하고 있는 사랑과 연애와 섹스의 이데올로기가 퍽이나 맘에 들지 않는다. 이데올로기, 이데올로기라고 말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고 좋아하다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일이야 그네들의 말처럼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긴 하다. 그..
뒷담화 내가 남들 욕을 하는 만큼 남들도 내 욕을 할 수 있다는 것과, 내가 남들을 욕하는 이유가 정당한 만큼 남들이 내 욕을 하는 이유도 정당하다는 걸 좀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 그래야 공평하지. 내가 나가를 살육하는 만큼 나가도 나를 살육할 권리가 있다고, 눈마새의 케이건은 그렇게 말했더랬다. 그래서 그는 단 한순간도 "어떻게 네놈이 감히..." 같은 말을 입에 담지 않는다. 이미 지은 죄의 무게는 동등하지 않더라도 지을 수 있는 죄의 무게는 누구에게나 동등하다. 그러니 가능성과 변화의 세계란 건 누구에게나 만만치 않은 관용을 필요로 하기 마련이다. 뭐 게다가 당연한 부연설명이지만, 같은 방정식이 선행에서도 얼마든지 성립할 수 있다. 이 말인 즉슨, 외부에서 날아온 윤리의 저울추가 항상 양쪽을 동등하게 ..
두런두런 관객은 열광했다. 오래간만에 부활한 해적영화가 반가워서? 아니다. 이제야 찾아온 제대로 된 해적영화이기 때문이다. 거대한 목적을 갖지 않은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그래서 결국 자유를 위해 싸우는 (이건 정말 영화로 표현되기 어렵다) 해적의 귀환에 화답한 게 아닐까? 이번 주 필름 블로그 2.0에서 발췌. 짧은 글을 읽다가도 불현듯 찾아오는 사소한 깨달음이 긴 사색을 방해하는, 뭐 이른바 인스턴트식 각성은 분명 독서습관이나 공부습관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만 (요즘 나는 책 한권이 끝날 무렵 결국 책이랑 전혀 상관없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정작 책 자체는 지겨워하곤 한다) 아무튼 블로그질에는 적합한 법이다. 아무튼 참 바쁘면서도 매 순간이 절박하게 스쳐가는 올해를 가만히 돌이키건대, 묘하게 적합한 한마디였..
...담배! 취하도록 마신 새벽 피울 담배가 없다니 이것 참 끔찍한 날이다. 간에 기별이 간 만큼 폐에도 기별이 가 줘야 좀 공평한 게 아닐까나.
권태 조금 의외일지 몰라도 나는 이 생활 역시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으로 버텨왔던 것 같다. 그리고 늘상 그랬듯 때이른 권태가 찾아오고 있다. 아. 지겨워. 어서 차라리 어두워버리기나 했으면 좋겠는데, 부대의 가을날은 지리해서 죽겠을 만치 길다. 동에 팔공산(八公山), 부대는 왜 이리도 굴곡이 없이 단조로운고? 서를 보아도 부대, 남을 보아도 부대, 북을 보아도 부대, 아- 이 부대는 어쩌라고 이렇게 한이 없이 늘어 놓였을꼬? 어쩌자고 저렇게까지 똑같이 1층건물 하나로 되어먹었노? 여하튼 호기심이란 건 한 달을 넘긴 적이 없다니깐.
아이고 알사람은 알겠지만 형이 제대했다. (전역이 900일 넘게 남은 사람에게 이 무슨 염장이더냐.) 제대한 형은 마침 내 휴일과 딱 맞춰 집에 도착하자마자 "구조변경" 및 대대적인 집안정리를 시작했고... 나는 모처럼 맞이한 휴일에 10년 묵은 먼지를 마셔가며 책을 나르고 쓰레기를 버려야 했다. ...말은 그렇다지만 집안이 깔끔해지니 기분은 좋네. 어차피 이젠 부대로 가야 하지만-_- 아 부대 숙소도 리모델링을 해버릴까. 자꾸만 집이 편해지면 돌아가기 싫은데 걱정이다; 음. 어제는 를 관람. 공효진은 참 날씬한 것 같다.